돌아온 ‘국민엄마’ 김혜자는 지금도 진화 중 작성일 05-03 7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팔순에도 ‘소녀 감성’ 듬뿍…《천국보다 아름다운》에서 ‘새 얼굴’ 선보여</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7sxvCtsUv"> <p contents-hash="2cb9bbee3677e173677c63521c83bb5d662d419712a5ee5c510a6b5a75bd9395" dmcf-pid="3zOMThFOUS"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정덕현 문화 평론가)</p> <p contents-hash="33538f9b9f0c292b78cf40f3139b6ba6b2c452644f527827d8d4db1f603b5780" dmcf-pid="0qIRyl3Ipl" dmcf-ptype="general">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으로 배우 김혜자가 돌아왔다. 김혜자만큼 '국민엄마'라는 표현이 여전히 유효한 배우가 있을까. 모성애로 대변되는 고정된 이미지로서의 '국민엄마'가 아니라, 한국의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얼굴을 늘 보여준 '국민엄마'라는 의미에서 말이다.</p> <p contents-hash="bc18b7fc84c9098f8c1cf8eb3191d2b154db86c8c1c27868ec67c54462138436" dmcf-pid="pBCeWS0C3h" dmcf-ptype="general">김혜자는 《눈이 부시게》에서 인생 연기를 펼쳤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귀환 역시 눈이 부시다. 드라마는 '국민엄마'로 불려온 김혜자의 그 고정된 이미지를 깨는 것으로 시작한다. 험하게 문을 두드리며 빚을 받으러 온 조폭들 앞에 문을 열고 해숙(김혜자)이 얼굴을 내보이는데 누가 봐도 그 집 아들의 엄마처럼 보인다. 그런데 다짜고짜 돈을 내놓으라는 조폭들 앞에서 해숙은 주눅 드는 모습이 아니다. 오히려 아들은 한강에 갔고 자기는 가진 게 없으니 '배 째라'는 식이다.</p> <p contents-hash="6ff201531de75760a1cf35fbb14ed126764148229ffc190c3e6a9f3f0e4e99e2" dmcf-pid="UbhdYvphUC" dmcf-ptype="general">그래서 이번에는 김혜자가 빚쟁이 아들의 엄마 역할을 맡았나 싶지만, 조폭들이 포기하고 돌아가자 진짜 그녀의 역할이 드러난다. 사실은 엄마가 아니라 그 집에 사는 남자가 빌려 쓴 돈을 받으러 온 일수꾼이었던 것이다. 약해 보여 무시하는 남자 앞에서 칼을 꺼내 들고 "사람도 죽인다"고 협박하는 일수꾼.</p> <p contents-hash="059a7a290f6c0a2b9028d504487ce6a7dd2d451bccedb23adad3f23d88b32f6f" dmcf-pid="u2vnXW7v0I" dmcf-ptype="general">이처럼 국민엄마의 이미지를 깨는 것으로 시작한 드라마는 그 살벌하고 거친 삶을 살아온 해숙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한 평생 남편 병수발을 위해 험한 일수꾼의 삶을 살았지만 사랑하는 남편 앞에서는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소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해숙의 얼굴이다. 젊은 나이에 남편이 사고로 하반신 불수가 되어 해숙에게는 아이도 없다. 그러니 엄마라기보다는 사랑꾼 아내의 모습이 더 부각된다. 그 집에 같이 살며 일수를 함께 하러 다니는 영애(이정은)와는 일 관계 이상의 유사모녀 관계다. 빚 받으러 갔다가 학대받는 어린 영애를 해숙이 빚 대신 거둬 키웠기 때문이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13c129e7e6ed31df6794dbbd4d52ed88d3fc4c7d4a2c036f3b77808ff8f1923" dmcf-pid="7VTLZYzTpO"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포스터 ⓒJTBC"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03/sisapress/20250503130003555jltp.jpg" data-org-width="800" dmcf-mid="1lrXeQA8F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3/sisapress/20250503130003555jltp.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포스터 ⓒJTBC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aa0dc95f4e0c79849f418bacf0225229d7ea070e79458d45ac19f3b6560b4c3" dmcf-pid="zfyo5Gqyps" dmcf-ptype="general"><strong>김혜자가 그려낸 다양한 '국민엄마'들</strong></p> <p contents-hash="6d98d2638a22b8fcfe5503190b16288de35fabf648dc55d923bf31af7fb18aea" dmcf-pid="q4Wg1HBW7m" dmcf-ptype="general">드라마는 이 범상치 않은 해숙이라는 인물이, 남편이 죽은 후 자신도 사망함으로써 그 험난했던 삶을 끝내고 천국에서의 새 삶을 살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죽기 전 남편이 "지금이 제일 예쁘다"고 했던 말 때문에 '팔십'으로 살겠다고 선택한 것이 사달이 돼 젊어진 남편(손석구)과 다시 만나 살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코믹하게 펼쳐지지만, 천국에서 만나는 이들을 통해 현생에서 해숙이 맺었던 인연들의 먹먹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눈이 부시게》를 쓴 이남규 작가와 그 작품을 연출한 김석윤 감독이 다시 김혜자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답게, 판타지와 희비극이 얽혀 기막힌 '페이소스'를 만들어내는 작품으로 벌써부터 김혜자의 연기에 대한 찬사들이 들려온다.</p> <p contents-hash="f51117c57d35bda4382a8259c968089a41485ac0bfbeb3a46c6c8c9f6fe73445" dmcf-pid="B8YatXbYpr" dmcf-ptype="general">김혜자가 그려내는 해숙은 우리가 드라마에서 일상적으로 봐왔던 평범한 아내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범한 엄마도 아니다. 이 인물을 하나로 꿰는 단어는 '돌봄노동'이다. 이미 《눈이 부시게》에서부터 어르신들의 삶을 통해 '돌봄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해왔던 이남규 작가답게 이번 작품에도 이 소재는 해숙이라는 캐릭터에 깊숙이 들어가 있다.</p> <p contents-hash="6df8d5bd7db3c7143b90b36aedf5fd9dad96be0c6f644245d283ae63a7f64726" dmcf-pid="b6GNFZKG0w" dmcf-ptype="general">"이제 지겨워. 누구 돌보는 거. 그만하고 싶어" 남편이 사망하자 떠날 준비를 하는 해숙이 영애에게 하는 이 말은 그래서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해숙은 죽은 후에야 아내와 엄마의 돌봄노동에서 벗어나 자신의 잃어버린 삶을 되돌아보고 찾아가는 인물이다. 팔순의 나이로 죽어서야 나를 찾아간다는 설정은 돌봄노동에 의해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현실의 여성들을 역설적으로 그려내는 면이 있다. '돌봄'이라는 키워드가 장착된 새로운 엄마이자 아내의 자화상이랄까.</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021bdd3b2da76d29b25b3e1dee94948c1670ba1a1540d285dc353877bc4feef5" dmcf-pid="KPHj359H0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컷 ⓒJTBC"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03/sisapress/20250503130005084vrql.jpg" data-org-width="800" dmcf-mid="taJUNLOJ7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03/sisapress/20250503130005084vrq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JTBC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컷 ⓒJTBC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a3e5e2889cd7d7113b897067c102bdc749054ba010a339481b4c4a33653cb282" dmcf-pid="9QXA012X0E" dmcf-ptype="general"><strong>끝없이 변주하는 시대상 대변해</strong></p> <p contents-hash="dd1815cf539375ffcae068b1f81aaf25b0e62bd082c048ef5a338206c0832da2" dmcf-pid="2HgBEjSg7k" dmcf-ptype="general">김혜자는 꽤 오래도록 '국민엄마'로 불려왔지만, 그것이 모성애라는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되는 걸 거부해온 배우다. 물론 그녀가 '국민엄마'가 된 건 1980년부터 무려 22년간이나 방영된 《전원일기》 덕이었다. 매주 어머니 역할로 시청자들 앞에 서면서 그 이미지가 고정됐던 것이다. 특히 1969년 방영된 일일연속극 《개구리 남편》에서부터 꽤 오래도록 최불암과 부부 역할을 다양한 작품에서 해왔고, 그것이 《전원일기》로도 이어지면서 이미지가 더욱 굳어진 면이 있었다.</p> <p contents-hash="6023ee3be1c29a752962bab7c9f141dac984933394092ff3bc4273067629de1d" dmcf-pid="VXabDAvapc" dmcf-ptype="general">하지만 김혜자는 그 많은 엄마 역할 속에서도 다양한 얼굴을 만들어내는 변화와 진화를 보여줬다. 예를 들어 《사랑이 뭐길래》에서는 가부장적인 남편 때문에 쥐 죽은 듯 기죽어 살면서도 소심한 반항을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만나면 불만을 쏟아내기도 하는 대발이 어머니 여순자를 통해 당대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여성들 삶을 그러낸 바 있다. 또 《엄마의 바다》에서 김혜자는 회사 부도와 남편의 사망으로 갑자기 단칸방 신세가 된 엄마 역할로, 처음에는 세상물정 몰라 실패를 거듭하다 끝내 한식당으로 성공해 가족을 부양하는 '성장형 모성'을 연기하기도 했다. 《엄마가 뿔났다》 같은 작품은 엄마의 '파업 선언'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주목받았는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되던 시기에 가사, 육아 노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긴 작품이었다.</p> <p contents-hash="ad1f1766d3c3eef49ced816b012c258a4b928fe4f0c4b7a080c0d2d3306552b6" dmcf-pid="fZNKwcTN3A" dmcf-ptype="general">하지만 모성애의 완전히 다른 면을 그려낸 대표작은 역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가 아닐 수 없다. 자식에 대한 비뚤어진 애착을 그린 이 작품을 통해 김혜자는 광기 어린 모성애의 또 다른 면을 끄집어냈다. 이른바 '치맛바람'으로 상징되던 엄마들의 엇나간 자식에 대한 집착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던 시기의 작품이다.</p> <p contents-hash="5b843ab2f0055a627e9506f22c6863782bac0cb6c9dec8c53693b39b0e291975" dmcf-pid="45j9rkyj7j" dmcf-ptype="general">"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눈이 부시게》로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받았을 때 김혜자는 극 중에 등장했던 내레이션을 수상 소감에 담아 들려줬다. 그 대사는 삶에 지친 대중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에 충분했다. 연기가 그저 한 작품 속 역할을 소화해 내는 걸 넘어서서 지친 시대의 영혼들을 다독여줄 수 있다는 걸 김혜자는 시상식에서도 보여준 것이었다.</p> <p contents-hash="5729eeccbda5ef062e2f59e18b875382b596109b9ee4573f17669754b7c3384a" dmcf-pid="81A2mEWAFN" dmcf-ptype="general">김혜자는 2016년 《디어 마이 프렌즈》 이후 줄곧 노년의 삶을 그려내는 작품들을 선택해 오고 있다. 거기에는 어르신들이 겪는 치매 같은 건강의 문제부터,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온 삶에 대한 회고와 회한이 묻어난다. 이들 작품은 모두 '죽음'을 담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죽음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삶'에 대한 것이다. 매일매일이 힘겨운 우리 삶이 죽음 앞에서 돌아보면 얼마나 눈부셨던가를 드러내는 작품들이다.</p> <p contents-hash="faad277675463928750c0b22f9b477061c89ef35043a15985e6c48b671b2b576" dmcf-pid="6tcVsDYc0a" dmcf-ptype="general">《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바로 현재의 김혜자가 줄곧 연기하고 있는 찬란한 죽음의 계보 위에 있는 작품이다. 현생을 떠나 이제 천국에까지 다다른 김혜자는 그곳에서조차 우리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 한다. 팔순의 나이에도 여전히 소녀 같은 감성을 꺼내 보이는 김혜자는 이를 통해 찰나의 삶 속에서 나이는 선입견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준다.</p> <p contents-hash="c37cfd609f6ff5c4bab230ffd4b15d1005c15f6c954d78093241b868adec28fd" dmcf-pid="PFkfOwGk0g" dmcf-ptype="general">일찍이 '국민엄마'라는 이미지의 족쇄가 채워졌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시대의 얼굴을 찾아낸 김혜자의 모습은 그래서 시대에 따라 변주되고 진화해온 진정한 의미의 '국민엄마'라 할 만하다. 그리고 이것은 시대의 족쇄 앞에서도 변화를 멈추지 않은 우리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천국보다 아름다웠고,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적이 없던.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천록담 “이정이 부캐, 아내 권유에 트로트 도전” (불후의 명곡) 05-03 다음 ‘독박투어3’ 최다 독박자, 바퀴벌레 먹방 감행 05-0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