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이 청년의 선택... 사회 탓만 하는 영화가 불편했다 작성일 05-11 9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029] 나미비아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77NBNyuSuo"> <p contents-hash="363d3fb86196eb2994b08f0b146170a11a64f85df8caedc295284349f3891fc8" dmcf-pid="zzjbjW7vpL" dmcf-ptype="general">[김성호 기자]</p> <p contents-hash="608440d0c0265f2e087439af895921d2e4c7b2635e52aeaadf4c87b572cf8954" dmcf-pid="qqAKAYzTFn" dmcf-ptype="general">99.7%. 올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서 한 선수의 입성을 두고 투표한 결과다. 394표 가운데 1표를 제외한 393표의 찬성표를 받아든 사나이. 스즈키 이치로다.</p> <p contents-hash="910d8801cbf01ea85f13290b65d51fb1221653552c5da55d246741ee9b17a92c" dmcf-pid="BQhRhUP37i" dmcf-ptype="general">오타니 쇼헤이 이전에 이치로가 있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9년 간 활약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27세에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가 곧장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다. 3000안타, 500도루, 골드글러브 10회 수상까지 기록한 메이저리그 유일한 선수다. 명예의전당에 만장일치로 입성한 건 역사상 단 한 명, 마무리 투수의 대명사인 마리아노 리베라뿐이다. 1표를 놓친 건 무결점 유격수 데릭 지터에 이어 두 번째다. 이치로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알 수 있다.</p> <div contents-hash="fedd203aa3b9673b408839f31dfd8ca0a40eee7a54f0f5d8e73f2c14f463ddfe" dmcf-pid="bxleluQ0pJ" dmcf-ptype="general"> 물론 그는 천재다. 다른 많은 분야처럼, 야구 또한 유전자가 절반, 아니 실은 그보다도 훨씬 많이 먹고 들어간다. 그러나 누구도 이치로에게 재능빨이라고는 하지 못한다. 그보다 더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치로는 말 그대로 노력, 또 자기관리의 화신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1989b1f743b45b033eb19711e8825024f401569d3fd7152a2220155b76e3d3b" dmcf-pid="KMSdS7xpFd"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2466jwnh.jpg" data-org-width="400" dmcf-mid="Y6N6ueDxU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2466jwn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나미비아의 사막</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스튜디오 DHL</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5180907eef5b2a35296e22fe6adf637608430598b54f1f2391dd5f6193691c3" dmcf-pid="9RvJvzMUze" dmcf-ptype="general"> <strong>스즈키 이치로와 영화 '나미비아의 사막'</strong> </div> <p contents-hash="ebe56b268b3bc1393902ef35dd4339d14f26c42ba9b7445ae5e8cdc65287c2b1" dmcf-pid="2eTiTqRuFR" dmcf-ptype="general">그가 얼마나 야구에 진심이었는지는 다음과 같은 일화들로 알 수 있다. 매년 어마어마한 거리를 오가며 162경기를 치러야 하는 메이저리그에선 컨디션 관리가 치고 잡고 던지고 달리는 기량만큼이나 중요하다. 누구나 컨디션이 좋은 날엔 맹활약을 하지만, 좋지 않은 날엔 무너지기 십상이다. 좋은 날을 늘리고 나쁜 날을 줄이는 게 장기레이스인 프로야구의 성패를 가른다.</p> <p contents-hash="15cd8da1e2d068b3286672dadcaf61e5504bd984207e469bc60c111deae6475f" dmcf-pid="VdynyBe7UM" dmcf-ptype="general">이치로는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변인을 통제하려 들었다. 그것이 삶의 즐거움 상당부분을 훼손할지라도 기꺼이 감당했다. 자기를 극복하고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의미를 위해서였다. 그는 수 시즌에 걸쳐 경기 전엔 페퍼로니 피자만을 먹었다. 음식이 완전히 같아야 컨디션의 변화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여겨서다. 미국 전역으로 원정을 다니면서도 구하기 쉽고 상할 위험이 적은 음식이 페퍼로니 피자였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fc3c590e628d818fc7ba5e302933c723a4404a84a638ac41563e9cdc49fbf9cc" dmcf-pid="fJWLWbdzFx" dmcf-ptype="general">뿐만 아니다. 컨디션이 떨어지는 날에도 다른 이보다 고군분투해 완전히 무너지는 날이 훨씬 더 적었다. 그가 직접 말하기를, 컨디션이 정점 기준에서 50%밖에 되지 않는 날엔 그 50%의 100%를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수시로 짜증을 내고 안 풀리면 부진이 이어지던 흔한 선수들과 그의 차이가 이런 곳에서 만들어졌다.</p> <div contents-hash="e3595b6625e458efffc09843e5e740024d71251ba80f698999d13f0a117eeb21" dmcf-pid="4iYoYKJq7Q" dmcf-ptype="general"> 영화를 이야기하는 데 앞서 웬 야구 이야기를 꺼내나 싶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야구 마니아들이 흔히 말하듯, 인생사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깃든 스포츠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야구다. 선수의 커리어 전체, 또 한 시즌 162경기를 인생에 빗댄다면, 그 모든 순간을 정점에서 지내는 이는 없다 해도 좋다. 저 유명한 오타니 쇼헤이, 스즈키 이치로, 우리의 박찬호와 류현진, 옛 베이브 루스와 조 디마지오 같은 이들이 모두 그렇다. 기분대로, 될 대로 되어라 마구 지내서야 명예의전당이며 메이저리그는커녕, 프로선수조차 될 수가 없었을 테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7f228fae42a1a67db399ff614b7f7eb6e666008be582e90ed15152e01ac2fc8" dmcf-pid="8DUmUREQuP"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3799rinu.jpg" data-org-width="1280" dmcf-mid="GoVH6kyju2"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3799rinu.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나미비아의 사막</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스튜디오 DHL</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97d15c21f7075fef07b4a4158d5ad768b4cf366f8114f194606bd886bcf41fe" dmcf-pid="6wusueDx06" dmcf-ptype="general"> <strong>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예쁜 여자 주인공</strong> </div> <p contents-hash="17de0d0c3c3577a3ce6e26c98f01a737dc0d75c6ee2055d0538f41759e8916b3" dmcf-pid="Pr7O7dwMu8" dmcf-ptype="general">야마나카 요코의 신작 <나미비아의 사막>은 일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듯한 보편적이고 통상적인 청춘영화다. 전작 <아미코> <이십일세기 소녀> 등을 통해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이 시대 여성의 삶의 양태를 비추었던 그녀다.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아 구조물을 만드는 공들인 작업 없이 그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적잖은 관객에게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가 꼭 대단한 이야기인 것은 아니니, 그와 같은 작업에도 의미는 없지 않을 테다. 그녀가 보다 전격적인 작업이라 해도 좋을 <나미비아의 사막>에서 시도한 것도 꼭 그런 것이다.</p> <p contents-hash="801512031e197252ba2d09bfa09714bd61b3b65ed47615f26c53fb6389725a0e" dmcf-pid="QmzIzJrRU4" dmcf-ptype="general">주인공은 20대 여성 카나(카와이 유미 분)다. 중국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서 홀로 일본에서 지내는 삶은 1인가구가 넘쳐나는 이 시대, 특히 동아시아의 새로운 표준 같기도 하다. 어딘지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이 떠오르는 것도 그래서일지 모를 일이다. 유달리 사회진출이 늦은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일본의 20대는 곧장 생업에 뛰어드는 편이란 점일 테다. 카나 또한 그래서 젊은 나이에도 매일같이 출근해 성실히 일한다. 한국으로 치자면 왁싱샵과 피부과를 겸한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시술하는 일인데,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 업에 대해 특별한 의식 같은 건 없다.</p> <p contents-hash="60994ac83d89a1c56e89b32d772e2e79844c4ec0cb83eacb181fcac16163a062" dmcf-pid="xsqCqimeFf" dmcf-ptype="general">의무교육은 끝난 지 오래다. 밥벌이는 어찌됐든 하고 있다. 남은 삶의 여백은 연애로 채운다. 연애도 그냥 연애는 아니다. 성실한 남자친구 혼다(칸 이치로 분)와 동거를 하고 있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하야시(카네코 다카시 분)와도 관계를 갖는다. 고민도 없는 듯 보인다. 하야시와의 일을 굳이 혼다에게 털어놓지 않는다. 그녀의 삶을 가만히 지켜보자면, 마음 가는 대로 즐기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뿐인 듯하다.</p> <div contents-hash="507121e8ec03639b0ce3bb72f5698a13943fa9e7a65d2722ab3672921475c41b" dmcf-pid="y9DfDZKGpV" dmcf-ptype="general"> 영화는 제멋대로 흘러가는 카나의 삶을 비춘다. 거의 조울증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감정기복이 크고, 그 감정을 아무렇게나 상대에게 풀어내는 모습이 수시로 비춰진다. 혼다와 하야시 모두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상처를 주는 그녀의 실상은 정작 일정 거리 바깥에선 제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바깥에서 바라본 그녀는 성실하고 조용한 여자일 뿐이다. 마치 이 시대 보통의 여성들이 다 그쯤의 문제들은 안고 있는 게 아니냐는 듯, 이것이 평범이고 보통이 아니냐는 듯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4de91bfefad5450cf70c9b4b4c84a00a146d09ec164075ee5a40a3de4dbae3bc" dmcf-pid="W2w4w59Hz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5173xncy.jpg" data-org-width="1280" dmcf-mid="HcpIzJrR7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5173xncy.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나미비아의 사막</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스튜디오 DHL</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6433aaa2b9334bcc574492f394a10fce87e8511ffec6e56ef5b6367eb8f6032" dmcf-pid="YVr8r12XF9" dmcf-ptype="general"> <strong>지적 없는 이해만이 답이 될 수 있을까</strong> </div> <p contents-hash="b9a70b4cc9dce6685bd13b81a57d7e06a99d53dca345485ca94768515d228d9a" dmcf-pid="Gy8G8cTN7K" dmcf-ptype="general"><나미비아의 사막>에 애정을 갖는 이들이 좋아하는 부분도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위선도 거짓도 없이 진솔하다는 것 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치 우리 중 어느 누구를 무작위로 뽑아 그 삶 전체를 가감 없이 브이로그 형식으로 송출하듯,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을 카나의 삶으로써 채워간다. 누군가는 저보다 엉망진창인 카나의 삶에, 그러고도 멀쩡히 생활하는 듯 보이는 모습에 위안을 얻을지 모르겠다. 인간은 누구나 다 엉망진창인 거라고 자위하며 말이다.</p> <p contents-hash="7bd88504ff91903a4dafbc6fd197859422abbbc306c67f1797341843487aabaf" dmcf-pid="HW6H6kyjUb" dmcf-ptype="general">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나미비아의 사막>은 무책임하다. 영화는 최근 몇 년 간 발표되는 일본 젊은 감독들의 영화가 대개 그렇듯이 일본 사회의 '희망 없음'을 부각하고 비난한다. 저출산과 지역소멸로 우울한 현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 영화는 그중에서도 앞줄에 설 만한 작품, 직접적이고 명징한 대사가 뜬금없이 그를 겨냥해 외쳐지기도 한다. 시종 카나의 삶을 비추어 사회적 접점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아 맥락이 없게 느껴지지만 말이다.</p> <p contents-hash="438532164d179966e5219c88409437d787ac8b4b10accea4f466978edbe5f3b0" dmcf-pid="XYPXPEWA7B" dmcf-ptype="general">이는 영화 가운데 하야시와 카나가 하야시의 동창 친구를 우연히 만나는 장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리랜서의 전형처럼 후줄근하게 차려입은 하야시와 그와의 다툼 가운데 휠체어 신세가 된 카나 앞에 나타난 동창은 번듯한 양복 차림이다. 그는 도지사와 만남을 앞두고 있는 정부 관료로, 동경대를 졸업해 한국으로 치면 5급 공무원이 된 듯한 모양이다. 그런 그와 하야시의 대화는 일견 가까운 친구 사이의 허물없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이제껏 지켜봐온 카나의 삶과 시선으로 짚어보자면 영 아닌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공무원과 그와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관계성이 단절된 일반 젊은이의 모습은 단절된 채 쇠락하는 일본인의 암울한 현실인식을 드러내는 듯하다.</p> <p contents-hash="9b01db44a011a326326ef7b527fa884a9d59d079afc8763aaaa752e3bcaf3ed2" dmcf-pid="ZGQZQDYcUq" dmcf-ptype="general">영화가 철저히 설계한 바, 카나는 정신적으로도 온전치 못하다. 인격장애를 앓는 듯한 모습이 은근히 드러날 정도다. 그러나 그와 같은 모습이 이례적이라고 느껴지진 않는다. 영화는 오히려 그를 일본의 소외된 젊은이, 번듯한 이들에 비해 차라리 훨씬 더 다수처럼 느껴지는 이들의 표상처럼 노출한다. 그런 그녀가 온갖 엉망진창의 결정들을 반복하고, 어떠한 노력도 없이 되는대로 살다가 그와 걸맞는 결과를 마주하여 악순환에 빠져드는 과정을 중심된 서사처럼 보여준다.</p> <div contents-hash="45ac9a73c7e78a45b2f6fee14eafb3ac2a829a350be472c3711de89fd66601d8" dmcf-pid="5Hx5xwGkuz" dmcf-ptype="general"> 이 영화가 비겁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카나가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있음에도 그를 지적하는 시선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일본 사회를 탓하는 태도가 선명하고, 카나가 그럴 밖에 없다는 이해로써 귀결된다. 모든 잘못을 구조와 체제에 던지는 건 무책임함이다. 구조와 체제의 문제가 있다고 할지라도 실패의 최종책임은 당사자 개인에게 있는 것이다. 그를 공들여 무시하고 제 삶을 팽개친 젊은이를 정당화하는 모습이 민망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ca9e855541ff772596e1939cd74103dbf2dd6e52ecfbe29285f9bee52b4a382e" dmcf-pid="1XM1MrHEF7"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6555waqa.jpg" data-org-width="1280" dmcf-mid="XKYjZfo9u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24626555waq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나미비아의 사막</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스튜디오 DHL</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43ca72c2cc25b34a144fef129c3434876cfb70432ffcc09d3d57e72467b8424" dmcf-pid="tZRtRmXD3u" dmcf-ptype="general"> <strong>희망을 주지 않는 사회, 그러나 어디 그 뿐일까</strong> </div> <p contents-hash="bcc36fc2278713d6cfa97dd1023cf2ad1983f3c4d910c61998e77268626f7e84" dmcf-pid="F5eFesZwzU" dmcf-ptype="general">밖에선 티가 나지 않지만 일본과 중국의 혼혈, 어디 내세울 것 없는 학력과 경력, 기댈 가족이 멀리 외국에 있는 단절은 개인적 상황이다. 이 모두가 탈출구가 마땅치 않아 보이는 상황으로 작용한 건 일부 제도적 문제일 수 있겠다. 그러나 그것이 의욕도, 의지도, 뜻도 철학도 없는 삶을 사는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남자들을 갈아타고, 울리고, 함부로 대하고, 마침내는 상처를 주는 이유도 되지 못한다. 제가 저지른 모든 잘못을 제 못한 조건이나 저를 방치한 사회에 돌릴 근거도 되지 않는다.</p> <p contents-hash="1ba3a60e670272fd4161d1d3c87bf909f16729b8c7bed160441337f72f6f9bdf" dmcf-pid="31d3dO5r0p" dmcf-ptype="general">제목인 '나미비아의 사막'은 다분히 일차원적 상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프리카 남서부 국가 나미비아는 어원인 'Nama(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곳)'이란 말처럼, 끝없는 황량한 사막이 대부분인 곳이다. 폐허에 가까운 사막, 극도로 희망 없는 이 빈국의 사막을 영화는 의미심장하게 비춘다. 마치 카나의 삶이 그렇다는 듯.</p> <p contents-hash="1cb49e19f51390f7dde822c84f3fbc5055b36c9960998ac4e368a555b2e270d9" dmcf-pid="0FipiCtsu0" dmcf-ptype="general">안타깝게도 영화는 귀 기울일 가치가 얼마 없는 패배주의적 시선을 답습한다. 묘사에 그칠 뿐 비판에 이르지 못한 브이로그적 관찰이 어느 순간 체제를 겨냥해 화살을 쏜다 해서 시대를 말하는 작품이 되지는 못한다. 심지어 영화는 그 결말에 이르러 카나를 브이로그의 주인공쯤으로 고정시키고, 문제의식을 확장하지도 심화시키지도 못한 채 끝내버리고 만다. 명징한 문제의식과 시대며 개인에 대한 통찰이 없었음을 자백하는 꼴이다.</p> <p contents-hash="cfdb1e57429f89e9081300d406f9fb6b3316b7312f3ebc628f35ab94c88f8abc" dmcf-pid="p3nUnhFOU3" dmcf-ptype="general">스즈키 이치로의 이야기로 글을 연 건, 영화 속 카나의 대척점에 있는 인간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이치로는 결코 이례적 개인이 아니다. 그 재능은 이례적이나 그 노력은 지극히 일반적이다. 압력을 받은 탄소결정이 다이아몬드가 되듯, 각고의 수고로움과 부단한 자기극복으로 이뤄낸 성취의 결과물이다. 수많은 도전, 실패들을 딛고서 그는 제 삶의 의미를 일궜다. 그러나 명예의전당에 입성한 그의 타격은 안타보다 훨씬 많은 아웃이 있었음을 증거하고 있다. 기꺼이 실패를 감당해 성취에 이른 이,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 이가 그렇게 살아갔다.</p> <p contents-hash="62ff309dd401ab29dd3bdb3c435b82672afb6734957a832e0979801629921194" dmcf-pid="U0LuLl3I0F" dmcf-ptype="general">카나의 영화 속 도전이라 부를 것은 무엇인가. 실패라고 이름붙일 건 또 무언가. 일본의 잘못, 사회의 실패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저 자신에게는 실패조차 자리하지 않는 무력한 삶, 남은 모든 기운을 쉽고 잘못된 결정에 쏟아 붓는 모습이 있지는 아니한가. 그에 대한 비판 없이 이해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태도일 수 없다. 책임전가는 더욱 그렇다. 나는 일본영화 가운데 점차 늘어가는 이와 같은 태도를 한국영화가 닮아가지 않기를 바란다.</p> <p contents-hash="8a1f9f78ef1bb31ed00fbecc6a5440daa1f571e645c4dd788c3241074f11c2fe" dmcf-pid="upo7oS0C3t"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스타의 용감한 '커밍아웃'이 남기는 메시지 05-11 다음 완전체가 온다…트리플에스, '어셈블25' D-1 05-1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