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의 밤을 파괴하는 레이디, 빨간 풍선을 들고 나가다 작성일 05-11 1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인터뷰] 연극 의 배우 김주연, 그가 소화하는 세 시대, 세 여성, 그리고 한 공간 카포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yRBwFPj4F7"> <p contents-hash="9272e368c2faef83838c3682887441d3bdd7408890fefd51f6f53be6115767ef" dmcf-pid="Webr3QA8Fu" dmcf-ptype="general">[곽우신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b5ff69299e91291c4532d8d0acd0ae1806b5bb7f6075f27bb39ebe8472bb1d3" dmcf-pid="YdKm0xc6z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2884wzet.jpg" data-org-width="3000" dmcf-mid="8n9UJI1mF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2884wze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카포네 트릴로지>의 레이디, 김주연</strong> 배우 김주연의 2025시즌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사진. 김주연은 이번 시즌 작품의 '레이디' 역을 맡아 세 옴니버스 극에서 롤라, 말린, 루시 역을 소화한다.</td> </tr> <tr> <td align="left">ⓒ (주)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82dd674a97495f85c87c8b7f24819bfed88b21a8adf8a77e281c742c4ef368c" dmcf-pid="GJ9spMkP3p" dmcf-ptype="general">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가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다른 버전으로 탈바꿈해야 했던 2021년과 달리, 2015년 초연 때부터 쭉 지켜왔던 그 감성을 그대로 가지고 돌아왔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7년 만에 하나씩 밟을 때마다, 그때의 감동과 충격이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객석으로 들어서는 호텔 로비를 마주한 순간, 관객은 마피아에 잡아먹힌 미친 개들의 도시로 빠져 들어간다. </div> <p contents-hash="843a29c4039e7c0cdb4044526cce210d566abbf44c89b08fe9a60c5afa74e6b3" dmcf-pid="Hi2OUREQF0" dmcf-ptype="general">알 카포네의 도시, 시카고. 밤이 낮을 지배하는 이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레이디'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거짓말에 능숙해야 한다. 거짓말하지 않는 여자는 매력 없으니까. 피 묻은 달러를 주고 받을 수밖에 없다. 시카고 돈이 다 그러니까. '사랑'조차도 거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거짓된 사랑들 중 남아 있던 일말의 진심조차 배신 당할 수 있으니까.</p> <p contents-hash="e0ad393f51170a644ac36c706b2bb4136e6abcfaef9486d493fa4fe176110c77" dmcf-pid="XnVIueDx73" dmcf-ptype="general">살아남기 위해서 '아니오'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해야만 했던 레이디. '레이디'는 <카포네 트릴로지>의 세 개의 밤을 지나며, 세 명(혹은 그 이상)의 여자가 되는 이 호텔의 투숙객이다. 1923년, 1934년 그리고 1943년까지 렉싱턴 호텔 661호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는 잃었던 기억을 되찾아야 했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고, 누군가는 '여자 카포네'가 되기 위해 총을 들었다. 그 중 누군가는 그 방의 문을 열고 나갈 수 있었고, 누구는 문 앞에서 끝내, 나가지 못한다.</p> <p contents-hash="d2816233d9a31a5bf61f9b2545b4bba8a9e485180254f01ace1fc4c589de0f7b" dmcf-pid="ZLfC7dwM0F" dmcf-ptype="general">관능과 연민, 광기와 절망, 고통과 의지 사이를 부유하는 '빨간 풍선'이 되어, 배우 김주연은 레이디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수많은 얼굴들을 무대 위에 소환한다. '로키'의 롤라 킨, '루시퍼'의 말린 니티, '빈디치'의 루시 듀스. 매회, 롤라로 눈을 뜨고 말린으로 살아내고 루시로 사라지는 그 밤들 속에서, 김주연은 단지 누군가의 아내나 딸이 아니라, 한 시대를 견뎌내기 위해 분투한 여성의 얼굴을 그려낸다. 그들은 이 시카고의 밤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서로 다른 욕망을 품었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라졌다. 배우 김주연은 그 모두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배우다. 같은 공간, 같은 배우, 전혀 다른 인물. 김주연의 <카포네 트릴로지>는 그래서 '삼부작'이 아니라, '삼중주'에 가깝다.</p> <p contents-hash="b8f97f814b84e828daab929e6e0281da80fe3ef6e06ab7c15aa1222d2bb8b6b9" dmcf-pid="5g8lqimezt" dmcf-ptype="general">그 배우를 만나기 위해, 오랜만에 다시 렉싱턴 호텔 661호의 문을 두드렸다.</p> <div contents-hash="12b33e36ec40d521bcdbfc220e00011c691148b9f1c936f092564bba9c49be11" dmcf-pid="1a6SBnsd31" dmcf-ptype="general"> <strong>[로키] </strong><strong>Welcome to Fucking Paradise</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60a228f08713f7f39f3352fa07e4172aa4c4e569a6f31e843abf5115e1d8a80e" dmcf-pid="tNPvbLOJ05"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4519oljv.jpg" data-org-width="3000" dmcf-mid="6SPKNyuSp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4519oljv.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카포네 트릴로지>의 레이디, 김주연</strong> 배우 김주연의 2025시즌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사진. 김주연은 이번 시즌 작품의 '레이디' 역을 맡아 세 옴니버스 극에서 롤라, 말린, 루시 역을 소화한다.</td> </tr> <tr> <td align="left">ⓒ (주)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d497a4e51abeb03f989d0bc0e16b7d33116566f564e34ccbc3a735c045037fb1" dmcf-pid="FjQTKoIi3Z" dmcf-ptype="general"> "저는 이렇게 몸 쓰는 코미디를 되게 좋아해요. 소동극은 제가 대학교 다니면서도 많이 했던 장르고, 코미디적인 요소들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게 제가 로키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사실 마냥 행복하다고 할 수도 없어요. 어쨌든 막 '코미디!'하고 끝날 수가 없는 작품이잖아요. </div> <p contents-hash="33ece16a31b3271971601ed1a6c44a23471ef691c334edb52a03d95146a6626c" dmcf-pid="3Axy9gCnUX" dmcf-ptype="general">그래서 아직도 로키가 제일 어려워요. 당연히 에피소드의 메인 캐릭터라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 호텔 방에 굉장히 많은 인물이 침투하잖아요? 그들을 상대하면서 배역으로서 뭔가 갖고 가야 하는 지점들이 있고, 그래도 관객들이 이 여자의 살아온 인생, 롤라의 삶에 대해서 한 번쯤은 '오케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해야 되잖아요. 그걸 놓지 않게 가는 게 되게 어려운 것 같아요. 공연에서 제가 또 너무 코미디쪽으로 쏠리면 이걸 놔 버릴 수도 있고, 혹은 너무 또 진지하게 가면 그런 부분을 놔버릴 수도 있어서, 그 '밸런스'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로키가 쉽지만은 않은 공연인 것 같아요."</p> <p contents-hash="3a4a90d43dd3dce024bfc7925a557c647bb1751a507f26cc82941585828fb182" dmcf-pid="0cMW2ahLuH" dmcf-ptype="general">시카고의 밤을 파괴하는 로키 쇼의 롤라 킨. 렉싱턴 호텔 661호에서 그는 죽을 것 같은 숙취 속에서 깨어나 갑작스럽게 두 광대를 마주한다. 이 광대들과 함께 롤라는 그 방에서 몇 번이나 반복된 촌극을 춤추듯 되살린다. 때로는 고양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벨보이 '번'을 달래야 하고, 가끔은 할 일이 없어서 추리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는 두 형사들 앞에서 있지도 않은 쌍둥이인 척 해야 한다.</p> <p contents-hash="6bf6919802daef816f7e21a96faf3954c2b6b14852b93d2972657d4bb17603fd" dmcf-pid="pkRYVNloFG" dmcf-ptype="general">은퇴했으니 더 이상 쇼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방에서 나가기 위해서는 이 쇼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로키'라는 극 전체가 사실상 '로키 쇼'이고,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하는 이 쇼의 굴레가 곧 롤라의 인생이다. '이따위 대본'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투덜거렸지만, 그녀의 쇼는 시작되어야만 한다. 쇼걸의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롤라. 그는 광대들과 함께 미끄러지고 욕을 뱉어내며 쇼의 시작을 알린다. 그는 혼자서는 이 방을 나갈 수 없으니까.</p> <p contents-hash="92640884a66cfc11261380bc568506b5e01c02a915473fcdd6d9480f6bd369a9" dmcf-pid="UEeGfjSgFY" dmcf-ptype="general">그러나 그 쇼의 마지막에는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춤을 춰낸다. 수녀의 옷을 입고 온전히 춤을 춘 뒤에는 웃으며 혼자 이 방을 나갈 수 있게 된 롤라,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린 빨간 풍선. 롤라는 자신의 기억과, 자신의 죄를 마주함과 동시에 그걸 극복해냈고, 불꽃놀이가 진행 중인 시카고의 밤으로 사라진다.</p> <p contents-hash="229051649c42182ab696121dcd2c5de6f68ec6690bd37e44a7dfcff8f6b1f972" dmcf-pid="unVIueDxzW" dmcf-ptype="general">"원래 대본 안에는 사실 지문에 어떻게 하라고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다고 들었어요, 그냥 '눈물과 땀과 웃음, 그 모든 게 뒤섞여서 계속 쓰러지지만 계속 일어나는 롤라'가 마지막인데, 이제 지금 창작진의 노선 안에서는 온전히 서서 그 공연을 끝내는 롤라 킨으로 설정을 했다는 부분이 가장 큰 다른 점인 것 같아요.</p> <p contents-hash="44379313fac79bade62635644cd2aaeaddc73f148939be100230e5857800c0cc" dmcf-pid="7LfC7dwM3y" dmcf-ptype="general">이 여인이 초반에는 계속 엎어지죠. 롤라가 얼마나 불행한 인생을 살았겠어요? 남자한테 기대기도 하고, 이용도 했죠.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시대이기도 하고, 특히나 '여자' 혼자서 어떤 걸 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시대, 카포네의 시대니까요. 그 삶에 찌든 여자, 자기 인생을 선택할 수 없었던 여자가 아무 미련 없이 이 도시를 떠나서, 더이상 남자한테 기대 살지 않고, 온전히 서 있는 모습을 그 춤에 표현한 것 같아요."</p> <p contents-hash="3c5a598fcd149610dccde5562fb9fa20130c4fac20e08de3eefb492b7c821858" dmcf-pid="zo4hzJrRpT" dmcf-ptype="general">롤라는 다른 남성들의 폭력에 노출된 인물이다. 예컨대 전재산을 털어서 자신을 꺼내줬다는 약혼남 '데이빗'은 사실상 자신을 '구매'해서 '소유'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롤라도 탈출을 위해 약혼남을 이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데이빗은 롤라가 떠나면 '죽여버리겠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인물이다. 잘생기고 잠자리도 훌륭한 니코, 한때 그와 함께 떠날 것을 생각한 것도 맞지만 이 대책 없는 인간은 사람을 둘이나 죽였고, 함께 써야 할 자금도 도박으로 날려버렸고, 아무렇지 않게 롤라에게 '계속 일할 거잖아?'라고 되묻는다.</p> <p contents-hash="c750c656c6db6566a076a66c8a6cf129d18ed260bdbf6897ae73a2e994758a3e" dmcf-pid="qg8lqimeuv" dmcf-ptype="general">그들에게 벌어진 불행은 누구의 탓인가? 롤라는 살인자인가? 롤라는 마지막에 이 방을 떠나며 자신을 둘러쌌던 남자들을 한 명씩 호명하며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그 미안함은 어디까지가 진심인 것일까?</p> <p contents-hash="e890db1f808e21b73ae697bc99ac68b08befcc64758da7e2706444fda55724a0" dmcf-pid="Ba6SBnsd0S" dmcf-ptype="general">"진짜로 미안해야 하지 않을까요? (웃음) 저도 그런 부분에서 조금 어려웠는데요. 이게 블랙 코미디라서 희화화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롤라의 의도가 섞였고, 그 사람들을 좀 불행한 쪽으로 몰고 간 것도 맞죠. 다만 롤라가 처음부터 살의를 갖고 있던 게 아니라, 자기가 벌인 일에 하나둘 계속 얹어졌고, 거짓말도 걷잡을 수 없이 부풀려지면서 그 상황들이 만들어낸 일들이잖아요? 롤라는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똑바로 서야 하는구나'를 알게 됐던 것 같아요.</p> <p contents-hash="44b6933b51ad1cc2e57d362f028427155e9d114dacaa015d70f2a1443d64a833" dmcf-pid="bNPvbLOJ7l" dmcf-ptype="general">롤라를 할 때 제가 참 좋아하는 대사가 '나 살고 싶어'에요. 그걸 말하면서 롤라가 뭔가 또 자기 안에서 하나를 깬 느낌도 들고요. 카포네가 번성했던 시대, 한 도시 전체가 마피아에 의해 지배되는 곳에서 쇼걸이 어떤 삶을 살았겠어요? 상납 같은 것들이 너무 당연하던 시기였을 것 같고, 그래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던 게 롤라의 삶이죠.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한테 미안하다고 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에 '미안해, 롤라 킨'이라고 하는 게 제일 중요한 '축'이죠."</p> <div contents-hash="9fffa48712361b8cbe411ecf28bff230d92e7e66d013b9db8ccfac522f375efe" dmcf-pid="KjQTKoIiUh" dmcf-ptype="general"> <strong>[루시퍼] </strong><strong>당신 품에서 숨 쉴 때가 제일 편해</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8ac440b801c6a72583d7590b00e9414904636aabe03ec5ba47860c95448c403" dmcf-pid="9Axy9gCnUC"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6204byhg.jpg" data-org-width="3000" dmcf-mid="PiXSBnsd0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6204byhg.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닉과 말린 사이 아이가 없는 이유</strong> "루시퍼가 바뀐 게 많죠. 아기 옷 들고 나오는 장면도 그렇고요. 저는 이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를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미 둘만으로도 너무 힘든 삶인데, 아이까지 지키기에는 너무 벅찬 거죠. 지켜야 할 게 너무 많아지잖아요? 식당 예약할 때도 '창가자리 말고' 하면서 늘 경계하며 살아가는 삶이니까요."</td> </tr> <tr> <td align="left">ⓒ (주)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7b0547b92c8760508bbea73c13bdd6ab50b5752f1672d8e3f1362f6d7a8dbb50" dmcf-pid="28pjH2nb7I" dmcf-ptype="general"> "저는 루시퍼의 '말린'이라는 캐릭터가 되게 매력적이었어요. 방 안에 갇혀 있지만 마피아의 가족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강단 있으면서도 사랑스러운 면을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여러 말린이 있겠지만, 저는 그런 방향으로 캐릭터를 잡았던 것 같아요. 말린은 세 명의 레이디 중 제가 가장 빨리 노선을 잡을 수 있었던 인물이었어요. (정)성일 오빠랑 생각이 비슷했고, 말린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캐릭터를 잡아갔어요. 사랑스럽고도 강단 있는 말린을 연기하는 건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에요. (웃음)" </div> <p contents-hash="736b5374cb8237e74300fd2c07f22533b87fef852c1dd802648d7033da2c501d" dmcf-pid="V6UAXVLKuO" dmcf-ptype="general">롤라 킨이 떠난 렉싱턴 호텔 661호, 시간은 11년이 흘렀다. 롤라 킨과 친분이 있었던 말린 니티가 이 방의 장기 투숙객이다. 마피아 패밀리의 일원인 그는 알 카포네가 잡혀간 후 실질적으로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닉 니티와 함께 이 방에서 살고 있다. 말린은 누구보다 닉을 사랑한다. 그것만큼은 진심이다. 닉 역시 말린을 정말 사랑한다. 다만, 유능한 닉은 말린을 지키기 위해 본인이 절대 카포네가 되지 않겠다고, 보스가 되지 않겠다고 몸부림 친다.</p> <p contents-hash="e5461b87e63f8e4b831d6f0e1c5298e8548f2f2326374b9a7b60bef3720d939f" dmcf-pid="fPucZfo9us" dmcf-ptype="general">주변에서 이 작은 661호가 아니라, 호텔 꼭대기 '펜트하우스'로 가라고 부추기지만, 닉은 이를 거부한다. 하지만 닉이 말린을 '시카고에서 가장 안전한' 여자라고 강변할수록, 펜트하우스에 올라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면 칠수록, 예고된 비극으로 달려간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되기 싫었던 '보스'가 이미 되어 있었고, 말린은 자신들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는 닉을 견디기 힘들다.</p> <p contents-hash="aff7f5ed359050f0109f9b8ff5c264a2cd7417deb2ed578f1eb0f5379c4aac97" dmcf-pid="4Q7k54g27m" dmcf-ptype="general">"이 방 안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말린은 마피아 조직 안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왔고, 그래서 강해요. 삶이 지긋지긋하면서도 여기 있는 게 최선임을 아는 인물이에요. 닉이라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건, 피가 섞이지 않았고 정말 밑바닥부터 올라온 인물이었기 때문일 거예요. 수완도 좋고 조직을 잘 다루는 능력이 있었고, 말린은 그런 닉을 크게 될 사람이라 생각했겠죠. 그리고 닉이 성공하기 전부터도 사랑했을 테고요. 그만큼 여러 층이 쌓여 있는 인물이 말린이라고 봐요.</p> <p contents-hash="b9b1f177dbeb1a26ef7237b82183acfc1d93360e237767d95d5a1df85245a6e4" dmcf-pid="8xzE18aVFr" dmcf-ptype="general">말린도 사실 펜트하우스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명예욕이라고 해야 할까요?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요. 그러니까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를 전달했겠죠.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펜트하우스를 두려워해요. 그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무엇을 인내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에요. 배우도 비슷한 마음을 갖잖아요? 최고가 되고 싶지만, 그만큼의 부담과 압박도 감내해야 하고요. (팬들도 비슷합니다. '내 배우'가 더 잘 나갔으면 좋겠지만, 너무 또 잘 나가면 약간 슬픈 것처럼 말이죠) 맞아요. 말린도 닉도 그런 양가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들이라고 생각해요."</p> <p contents-hash="5ae7d7728161fcd78bad595681dd4b011e819aa2dc7a34c2cb5e2e6b14ff6788" dmcf-pid="6MqDt6Nf7w" dmcf-ptype="general">닉과 말린의 위태로운 관계는 '사랑' 덕분에 간신히 유지되고 있었다. 아무리 싸워도, 말린은 닉에게 너무 빨리 대답할 수밖에 없고, 그가 빨간 풍선을 사들고 오면 웃을 수밖에 없다. "당신 품에서 숨 쉴 때가 제일 편해"라는 말린에게, 닉은 비록 자신을 새장에 가둬둔 인물이지만 가장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닉의 한 속삭임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일으키고 만다. 말린은 나가야 했다. 나가서 큰 사고를 당한 마이클과 조안을 위로해야 했다. 하지만 닉은 말린을 못 가게 막는다. 새장에서 이 새가 나가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eb21b97d45c54c1e47f97c2b599ddac2828d3fc912c497bc2c7878ff8ec40f27" dmcf-pid="PRBwFPj40D" dmcf-ptype="general">"닉이 말린을 말리는 장면을 두고 정말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와 성일 오빠는 '돌아온다'라고 생각했어요. 말린의 '돌아와, 돌아올게'라는 그 말은 사실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거에요. 그러나 닉은 믿지 못해요. 그게 비극이죠. 그 말을 아무리 진심으로 해도 믿어지지 않아서 생기는 비극. 성일 오빠와 저는 이 작품이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을 중심으로 루시퍼를 풀어갔어요. '루시퍼'가 관객을 끌고 가는 건 결국 사랑 때문이죠.</p> <p contents-hash="ca9b00f2c220c07abdec05b95c885d756913edcfce8962dca3706789c200ac9e" dmcf-pid="Qebr3QA8FE" dmcf-ptype="general">저는 그래서 말린과 닉에게도 해피 엔딩이 분명히 있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은퇴하면 바닷가에서 살아요'하고 말린이 닉과의 미래를 상상하는 대사 있잖아요. 그 대사를 하면 머릿속에 말린과 닉이 정말로 은퇴 후 노인이 되어서 행복하게 사는 그림이 그려져요. 그래서 너무 슬픈 대사인 것이고요. 말린과 닉의 비극은 정해진 미래라기보다는 선택과 불운이 겹친 결과죠. 잘못된 선택의 연속이었죠. 닉이 마이클에게 '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전달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게 이 작품의 전반적인 핵심이죠. 아무것도 모르는 게 누구였을까요? 그러다 보니 잘못된 꼭지 하나하나가 비틀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비극으로 이어졌죠."</p> <p contents-hash="473de861be04f3c16bf95c8ab8e1d3c08946f8dea2bff614d4df5059e2dca93d" dmcf-pid="xbZiS7xp0k" dmcf-ptype="general">닉을 따랐지만, 닉의 속삭임 탓에 아이들을 잃은 마이클. 두 남자의 충돌 사이에서 말린은 증인이자 목격자, 그리고 이 방을 걸어 나가는 최후의 생존자이다. 하지만 그의 친구 롤라 킨이 빨간 풍선을 붙잡고 웃으며 나갔던 것과 달리, 방을 나가는 말린은 웃을 수 없다. 그토록 나가고 싶던 방이었건만 그의 발걸음은 느릿느릿하다. 빨간 풍선을 붙잡으려고 했지만 너무 멀었고, 결국 닉은 그 풍선을 스스로 터뜨려버렸다.</p> <p contents-hash="72387dcc505bdf59a232a6693ab791133817d28d902269a72334ce913d8b410b" dmcf-pid="yriZ6kyj0c" dmcf-ptype="general">"루시퍼의 마지막 장면에서 말린이 방을 나가는 모습이 이전 시즌과 바뀐 것은 연출의 의도였어요. 말린도 롤라처럼 '선택'해서 방을 나가는 인물로 설정되었어요. '이제는 내가 방을 나가기로 선택한 거야'라는 거죠. 말린이 이 남자 때문에 뛰쳐나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서 방을 나가는 모습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말린이 추락한 닉을 찾으러 갈까? 아니면 그냥 이 방을 나갈까?' 관객들이 열린 마음으로 볼 수 있게, 조금 더 천천히 나가는 식으로 풀어보았어요."</p> <div contents-hash="bc5014a0f9755d4d33cc86a26467c1c20a567a4d1e05da169fde4bc748f6f676" dmcf-pid="Wmn5PEWAUA" dmcf-ptype="general"> <strong>[빈디치]</strong><strong> 여자 카포네의 탄생</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6f32dc34592d6dcac3105e69b7074bba51f795349bb72d5234ab663d15bceda" dmcf-pid="YsL1QDYc3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7872eobi.jpg" data-org-width="3000" dmcf-mid="QxPvbLOJU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7872eob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카포네 트릴로지>의 레이디, 김주연</strong> 배우 김주연의 2025시즌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사진. 김주연은 이번 시즌 작품의 '레이디' 역을 맡아 세 옴니버스 극에서 롤라, 말린, 루시 역을 소화한다.</td> </tr> <tr> <td align="left">ⓒ (주)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b4700a89313e420c118e01441580977d59e02e50a5da9601901073158f04b2b" dmcf-pid="GOotxwGkUN" dmcf-ptype="general"> 9년 후, 렉싱턴 호텔 661호를 다시 찾은 '레이디'는 루시 듀스이다. 프랭크 경찰청장의 딸로, 어렸을 때의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한쪽 눈을 잃었다. 알 카포네로부터 시카고를 탈환한 남자, 프랭크 듀스의 딸로 살아남기 위해서 루시는 가면을 써야 했다. 그도 알고 있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의 실명은 '사고'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정의'를 부르짖는 프랭크의 추악한 실체를. </div> <p contents-hash="630afe459866b95204d83becd4ac39f0bd3125fe21ad87f40356542ba80cfbd4" dmcf-pid="HIgFMrHEUa" dmcf-ptype="general">복수를 위해 루시는 661호의 햄릿을 찾아간다. 빈디치, 빙하기의 마지막 공룡처럼 정의와 복수를 실현시켜줄 남자. 가해자이자 피해자의 위치에 있는 루시는 빈디치를 이용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해방, 자유, 여자 카포네의 탄생. 루시는 프랭크 탓에 사랑하는 아내 그레이스를 잃은 빈디치를 복수의 도구로 써먹으려고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마음이 흔들린다. 빈디치는 그녀의 진심을 조금이나마 끄집어내고, 그 진심이, 루시 역시 비극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한다.</p> <p contents-hash="1e6c37591fadf093fe711ca01aca50d2332b361596dc44d5e219fff3a68e7037" dmcf-pid="XCa3RmXDUg" dmcf-ptype="general">"연출께서는 루시의 가장 큰 장애물이 '이 사람을 정말 사랑해 버리는 것'이었다고 이야기해줬어요. 복수를 위해 유혹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진짜 사랑하게 될까 봐, 그게 루시 내면의 제일 큰 긴장이었던 거죠. 처음에는 '빈디치' 텍스트를 보고 그저 루시가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이 여자의 드라마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빈디치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알게 되고는 더 드라마가 흘러갈 수 있도록 했죠.</p> <p contents-hash="c19a51050bee1b5d9d035770f112d878975e31f568387d2b0f21583761746196" dmcf-pid="ZhN0esZw7o" dmcf-ptype="general">배우마다 노선이 다르겠지만, 저의 루시는 빈디치에게 완전히 흔들려요. 원래 비극은 기대하면 기대할수록 더 비극이잖아요? 루시의 삶도 되게 불행하죠. 한 번도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했던 여자가, 한 여자만을 사랑했던 남자를 만나서 되게 많은 감정이 들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그 냄새, 661호를 가득 메운 방부제 냄새는 이 남자(빈디치)가 이 여자(그레이스)를 지키기 위한 냄새잖아요. 그걸 단순히 싫어한 게 아니라,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복합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질 수 없는 사랑' 그런 거요."</p> <p contents-hash="8b8d243e7d88ec14db0972d450343264f3a10e9af90b710fd6d93d98ff8833da" dmcf-pid="5ljpdO5r3L" dmcf-ptype="general">루시는 사실 프랭크와의 종속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지만, 아빠로부터 진심으로 인정받고 사랑받기를 원했던 마음도 있었다. 몰락하고 파멸하는 프랭크를 바라보며, 루시는 자신이 그렸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고 생각했고, 그가 원하는 결말은 조금 다른 식으로 정해져 있었다. 프랭크의 예상치 못한 고백에서 본인 이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p> <p contents-hash="0e01ce1a6d7dfb4b73eeda3e8b540510a53dcea986a03d3f78f80924a3e212ee" dmcf-pid="1uWMO3417n" dmcf-ptype="general">"루시의 속마음 중에는 아빠가 미안하다면서 빈디치 앞에서 회개하고 빌빌 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죽여야지'가 진짜 마음은 아니었을 거라고 봐요. 다만, 그 상황에서 자기 이름을 듣는 순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을 테죠. 당황했지만, 그것을 철저히 숨겼고, 회개하는 아버지를 보고 싶었는데 그게 무너지고 나니 '그러면 그렇지'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이름을 듣는 순간의 반응도 그렇고, 그 후 아버지에게 총을 쏘는 것도 단순히 '입막음' 차원은 아니었을 거라고 봐요,</p> <p contents-hash="21efcdecbf5f726421bd51f840c9373f2fbe34ead1c93cb7077e4f8873932576" dmcf-pid="t7YRI08tUi" dmcf-ptype="general">빨간 풍선을 쏘아달라고 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롤라는 풍선을 들고 나가고, 말린은 선물 받았지만, 루시는 한 번도 가질 수 없어요. 엄마와의 트라우마, 자기가 만든 비극, 그걸 상징하는 풍선이에요. 그러니까 그래서 터뜨려달라고 했던 거죠. 그 풍선이 자기 인생의 비극을 상징하니까."</p> <p contents-hash="786e6d9638f2ec0b368909d609ef6dec0377124a1ab8e595a673d0be543e0579" dmcf-pid="FzGeCp6F3J" dmcf-ptype="general">루시는 '포주'라는 말을 혐오한다. 자신이 했던 행위가 주변의 다른 여성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는 짓임을 가장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다만, 루시는 자신의 친구인 그레이스를 프랭크에세 소개해주면서도, 이 정도까지의 파멸을 온전히 예상했던 것은 아니었다. 루시를 연기하는 배우도 "제가 착한 척하는 것인지, 착한 것인지" 헷갈리지만, "가끔은 너무 불쌍하다"라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p> <p contents-hash="af749cb76b1bc9c7c009be3f5e74245ff9ff37718dada56ee7a96a3938c78eb4" dmcf-pid="3qHdhUP30d" dmcf-ptype="general">"'당신과 친했다, 그레이스가 아닌 그레이스의 얘기 속 당신과 지냈다'는 대사는요, 루시가 갖고 있는 사랑의 결핍, 평범하게 살아가지 못한 삶에 대한 동경 같은 걸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레이스와 빈디치는 루시가 평생 가져보지 못한 평범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존경과 질투가 섞였던 것 같아요. 루시는 그레이스가 정말 임신한 줄 몰랐고, 자살할 줄도 몰랐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빠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명예를 얻고 싶어서, 아빠 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온 인물이기 때문에, 빈디치에게 하는 그 고백들도 다 진심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p> <p contents-hash="42f8c03be58e616a3d28fc15b7a3eaac2c678c771d78127939fa817fbdf56e9c" dmcf-pid="0BXJluQ0ze" dmcf-ptype="general">작품의 결말부, 빈디치와 루시는 몇 차례 상황이 역전된다. 빈디치를 속이고 결국 총을 꺼내든 루시, 하지만 루시는 빈디치를 쏘지 못한다. 빈디치가 찾아낸 '가장 진부한' 이유가 사실은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빈디치가 다가와 입 맞추려 할 때 정말로 흔들렸고, 그 탓에 총을 빼앗기고 만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극은 롤러코스터처럼 흘러가다가, 루시에게 이 방을 나갈 기회를 빼앗아 버린다.</p> <p contents-hash="cfb4fdab7c9f2342b44e94386a10237f1e5204ef827f96d4fda176fe9003601a" dmcf-pid="pbZiS7xppR" dmcf-ptype="general">"그래서 마지막에 방문을 열기 직전 빈디치가 루시를 부를 때, 제 루시가 뒤돌아보는 감정은 희망 섞인 기대에요. 혹시나 하는 그 감정, 가질 수 없었다고 생각했던 평범한 사랑. 물론 그 직후에는 '역시나'하는 것이지만요. 사실 그 전에 루시가 총을 안 뺏겼어도 빈디치를 쐈을지에 대해서도 매번 고민해요. 루시는 마지막 총을 겨눴을 때 정말 고민했을 거거든요. 방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이었고, 목적이 분명했지만, 진심도 섞여 있었거든요.</p> <p contents-hash="394714c85b1cef706d6dc1c17d0563521f02ae7d82a569de99ba0d072d29f4ab" dmcf-pid="UK5nvzMUuM" dmcf-ptype="general">프랭크가 오기 전, 루시가 빈디치에게 '나와 함께 떠나줄래요?'라는 말은 단순히 꼬시려고 한 말이 결코 아니에요. 겉으로는 욕망을 드러내지 않지만, 살아남기 위해 철저히 계산적인 삶을 살아온 이 뱀 같은 여자가 아주 작은 사랑 때문에 무너진다는 게 이 이야기의 핵심이죠. 그 진심 1%가 이 비극을 만든 겁니다. 루시도 사실은 빈디치와 함께 떠나는 상상을 해봤을 거예요. '여자 카포네'가 되고 싶은 마음과 함께, 이중적인 인간의 감정이죠."</p> <p contents-hash="da0fcb5b48a67a1ed52810bed8499c53bc763e08099462833c91e301c1739de2" dmcf-pid="u91LTqRu3x" dmcf-ptype="general"><strong>[카포네 트릴로지] </strong><strong>반짝반짝 빛나는, 두근두근 거리는</strong></p> <p contents-hash="a381709b13ef747cb16ae23c8f04cf86db736608c92ac69553f8819b97931eea" dmcf-pid="77YRI08tpQ" dmcf-ptype="general">2025시즌 <카포네 트릴로지>는 전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좁은 공간의 특성상 프레스 리뷰석도 따로 운영하지 않을 정도로 '잘 나가는' 작품이다. 기자도 당일 X(트위터)를 통해 나오는 양도표를 구해서 간신히 관람할 수 있었다. 이전 시즌에는 전 페어를 한 번씩은 찍으며 최소 9번은 관람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재관람 카드를 만들어도 도장을 찍을 수 있을지 물음표일 정도이다. 그만큼 관객들이 기다리고 목말랐던 공연이고, 배우 김주연은 그 기대를 배신하지 않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배우이다.</p> <p contents-hash="d86a3244dea569dc2290dcdc9e555ef262ed4eb93fc5001b32f521579ec6c025" dmcf-pid="zzGeCp6FFP" dmcf-ptype="general">"제가 좋아하고 친한 언니, 선배들이 많이 소화하셨는데, 저는 사실 이전에 <카포네 트릴로지> 작품을 못 봤어요. 그래서 다른 레이디들이 어떻게 했는지 아예 몰라서, 만약에 봤다면 '아 레이디는 저래야 돼' 그게 몸에 이미 익어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게 없어서 저한테는 기준치가 좀 없었던 것 같고, 또 김태형 연출께서 저라는 사람을 잘 아니까, 그런 지점에서 좀 더 '주연이스럽게, 주연이에 맞게' 그런 거에 대해서 서로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p> <p contents-hash="760f73afeffed20ce0d1ad2b68bde3844c26edea1ad86da1d778866d7e094ede" dmcf-pid="qqHdhUP3U6" dmcf-ptype="general">예를 들면, (임)강희 언니 로키 연습하는 거 보면서 많이 '아, 내가 언니만큼의 연륜은 없는데 다른 어떤 부분에서 채울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을 진짜 많이 고민했죠. 언니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로키의 롤라가 가진 아우라를 뿜어내거든요. 언니는 예전 시즌에 했던 이후로 꼭 이 작품을 다시 해보고 싶었다고 했어요, 9년이라는 세월을 체감했을 때의 로키를 표현하고 싶다고. 그래서 저도 언니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난 나만의 것을 찾아야겠다'를 진짜 많이 고민했었고, 그런 지점에서 제 색감을 입히기가 조금 어렵기도 하면서 재미있고… (웃음)</p> <p contents-hash="3ac3881d214b74fdb583d19a00f5c8a6ded7274d99338c30e3080c8f36b9ac28" dmcf-pid="BBXJluQ008" dmcf-ptype="general">그래서 저만의 '로키'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첫 번째 춤이 끝나고 나서 꼭 한마디씩 던지거든요. 제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씩 붙여요. 연출께서도 막 물 마시고 좀 쉬었다가, 텐션 풀고 나서 열심히 가라고 하셨죠. 시간을 충분히 가져도 된다고요."</p> <p contents-hash="97782fd1eb3153edb4652bd8216c3ff2d7f97351adeb8f93da4296099a5eed72" dmcf-pid="bbZiS7xpp4" dmcf-ptype="general">정성일, 최호승 배우와 함께 고정된 페어로 호흡을 맞춘 것도 김주연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제 <카포네 트릴로지>는 온전한 페어로 가다 보니까, 페어의 색감과 맞는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라며 "호흡을 맞춰봤던 오빠들과 색감을 같이 맞춰가는 그 안에서 저만의 <카포네 트릴로지>가 뿌려졌던 것 같다"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게 마냥 쉽기만 한 작업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는 이번 시즌에 빛나는 아홉 배우 중에서도 가장 수줍게 빛나는 가장 밝은 별일지 모른다.</p> <div contents-hash="3a4affb8e14ce02ffe6972300ac951fbc7dccdcb8ff92e3636ea7e68a2983e6e" dmcf-pid="KK5nvzMU7f" dmcf-ptype="general"> "힘들었어요. 진짜 많이 힘들었어요. (웃음) 세 에피소드 돌릴 때마다 체력 고갈되고, 매번 모든 에너지를 다 쓰고, 하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관객의 호흡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되게 축복받은 작품이에요. 저한테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고, 많이 배웠어요. 팬들이 많이 못 보는 게 아쉽긴 하지만, (웃음) 매회 호흡하면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흔치 않으니까요. 팬들이 각자 좋아하는 에피소드가 다르고,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아요. 저도 관객으로 이 작품을 봤으면 어떤 에피소드를 제일 좋아했을지 궁금하거든요. 마지막까지 열심히 할 테니, 꼭 표를 구해서 극장으로 와주시면 좋겠어요!"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ade0469d8684b7b4fe8ae918d31140dbde333e05213569806f0c4b99e0fa3ff4" dmcf-pid="991LTqRuu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9365fmiq.jpg" data-org-width="1080" dmcf-mid="xZ0NG9iBz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1/ohmynews/20250511133609365fmiq.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카포네 트릴로지>의 레이디, 김주연</strong> 배우 김주연의 2025시즌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공연 사진. 김주연은 이번 시즌 작품의 '레이디' 역을 맡아 세 옴니버스 극에서 롤라, 말린, 루시 역을 소화한다.</td> </tr> <tr> <td align="left">ⓒ (주)아이엠컬처</td> </tr> </tbody> </table>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언슬전’ 고윤정 VS 신시아, 핵폭탄급 기싸움 휘말렸다 05-11 다음 ‘보고싶었어’ 이상이, 김고은에 거리 둔 사연은? 05-1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