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싱크홀 사고… 지하공사 계측 ‘구멍’부터 없애야 예방

작성일 05-1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건설연, 5년간 지하교통 인프라 연구 지반 변화 수치를 계측기로 확인… 현재 완제품 검사 정확도 낮은 편 현장 기구 성능 합격률 44% 불과… 계측기 성능 표준안 등 연구하고 구조물 상호위험도 평가기법 개발… 현장 침하-변형 등 미리 예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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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잇단 땅꺼짐(싱크홀)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연구자들은 지하 공사 시 활용할 수 있는 계측 고도화 기술, 굴착 시 구조물 위험도 평가 기법을 지난해 개발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싱크홀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개발된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11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 지반연구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관 연구기관인 건설연과 19개 기관, 기업, 대학 등이 참여한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로,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김창용 건설연 지반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신규 광역철도, 지하복층터널, 지하고속도로 등 국내에 이뤄질 다양한 지하 개발 공사를 앞두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지하 공사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 계측, 안전 공사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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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19개 기관, 기업, 대학 등이 참여한 ‘도심 지하 교통 인프라 건설 및 운영 기술 고도화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연구로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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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발생한 대형 싱크홀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지하 공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경기 광명시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는 신안산선 공사 중 터널이 붕괴하면서 발생했고,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생긴 지름 20m 규모의 싱크홀 주변에서는 지하철 9호선 연장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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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지하 공사에서 지적되는 문제점 중 하나는 계측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계측이란 지반, 구조물 등의 변화를 계측기를 이용해 수치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안전한 공사를 위한 시작과 끝인 셈이다. 
 센서를 조합해 만든 완제품 계측기는 표준시방서에 따라 성능 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인증 과정에 비용이 들어 시공사가 정확하게 인증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어 성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계측기가 현장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연구팀이 현장에서 사용되는 계측기 중 하나인 ‘숏크리트 응력계’의 완제품 상태를 성능 검사한 결과 합격률이 44.4%에 불과했다. 숏크리트 응력계는 콘크리트를 표면에 분사할 때 받는 힘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터널이나 지하 구조물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연구에 참여한 이성원 건설연 선임연구위원팀이 터널 등 계측 기술의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연구에 주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터널 공사 투입 직전에 완제품 계측기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표준안을 계측기별로 만들었다. 김 선임위원은 “기존 계측기 성능 시험 데이터 외에도 계측기를 직접 공사 현장에서 매설하고 눈으로 성능을 확인하면서 표준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2023년 건설계측기기의 공인 시험기관인 한국건설계측검교정센터 발족으로 이어졌다. 또 2021년 건설연 연구결과는 표준시방서에 반영돼 계측 기준의 정확도를 높였다. 국토부는 2021년 표준시방서 개정을 통해 완제품 상태에서 검증된 계측기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유관 기관 등에 안내했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실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국내 실정에 맞는 평가 기법도 개발
 연구팀은 국내 실정에 맞는 지하 공사 지표와 지상 구조물 상호위험도 평가 기법도 개발했다. 지하 공사에 들어가기 전 지상 구조물 영향(건전도)을 평가할 수 있는 기법으로 지금까지는 해외 사례 데이터에 기반한 기법이 사용되고 있다. 
 유완규 건설연 지반연구본부 수석연구원은 “지하 공사에 들어가기 전 참고하는 평가 기법으로 지금까지는 영국 등 해외 데이터에 기반한 기법이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하 굴착에 따른 변상 사례 13건을 조사해 굴착 방법, 구조물 폭, 구조물 규모 등 위험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주는 주요 영향 인자 20개를 선정했다. 영향 인자에 따라 가중치를 달리하고 국내 실정에 맞는 구조물 평균 연도, 지반 종류 등을 반영해 평가 기법을 마련했다. 연구팀이 마련한 도심지 구조물 평가 기법을 국내 5개 공사에 적용한 결과 4개 공사에서 연구 결과와 실제 데이터가 일치했다. 기존 평가 기법을 이용했더니 모두 실제 데이터와 불일치했다. 
 이 밖에 연구팀은 지하수 관리 방법, 진동 최소화 굴착 기술, 지하 교통 제어 알고리즘 등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했다. 연구팀은 “지하 공사 시스템을 선진화할 수 있도록 어떤 제도와 정책이 개선돼야 하는지를 제시했다”며 “연구 결과를 지하고속도로, 지하터널 기술 고도화 연구에 적용해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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