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군데군데가 군대야, 안심하지마… 뼈 때리는 ‘아무말 대잔치’[주철환의 음악동네] 작성일 05-12 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 주철환의 음악동네 - 식구 ‘간(間)’</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VFe52gCnTW">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dff78e3396a883a2a5cbc837a8d8f800137327e6da7a1d77a8741db12bb18c7" dmcf-pid="f3d1VahLT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munhwa/20250512092747725nguq.jpg" data-org-width="580" dmcf-mid="GdIVol3IT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munhwa/20250512092747725nguq.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746e3bee7b4335aafe14bcda6264d7ac27fae2c61b67153cc73442dbc3bf06ce" dmcf-pid="40JtfNloWT" dmcf-ptype="general"><br> ‘우정의 무대’(1989∼1997)가 사랑받은 덴 출연 병사들의 거짓말도 한몫했다. 자기 어머니가 아닌데도 무대에 뛰어 올라와서 ‘우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라고 울부짖듯 외쳤다. 주장하는 근거도 다채로웠다. ‘어젯밤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서’ ‘오늘이 내 생일이라서’ ‘전우의 어머니는 곧 저의 어머니라서’. 속 보이는 능청스러움이 보기 좋았던 건 그 코너의 제목이 ‘그리운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어머니 그립지 않은 병사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사전모의 없이 매회 반복되는 그들의 거짓말은 모자 상봉을 축하해주는 일종의 상황극이었고 고향 앞으로 어머니를 업고 가는 아들 병사의 행복은 모든 군인 가족의 확실한 소원 수리였다.<br><br> 군대 소재는 여전히 성업 중이다. 군대는 재미없어도 군대 얘기는 재미있어서다. ‘신병3’ 제작진은 벌써 ‘신병4’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문빛나리 같은 사람이 어디 있어’ ‘성윤모 같은 병사가 진짜 있을까’ 하지만 이름은 달라도 군대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 때맞춰 입대하고 때 되면 전역한다. 멀리 갈 필요 없다. 나 또한 ‘어리바리’ 이등병으로 맹활약했다. 돌아보니 손해보다는 이득이 많았다. 나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은 손가락질했지만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은 손을 잡아주었다. 자고로 따끔한 시비지심보다는 따듯한 측은지심이 힘이 세다.<br><br> 이야기는 이제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병3’도 배경은 현재가 아니다. 제작진에겐 고마운 안전장치 중 하나다. 지금 군대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다는 걸 자막으로 띄우고 시작한다. 그땐 그랬다는데 누가 뭐라 하랴) 젊은이들 사이에 ‘아침이슬’ 모르면 간첩(사실은 간첩도 알고 있었다)이란 소리가 나오던 시절(1975) 그 노래의 작사 작곡자가 어느 부대에 근무한다는 소문이 퍼졌다. 모처에서 연락이 왔다. “그 실력으로 건전가요를 만들어라.” 참 곤란했을 거다. 끝말이 의미심장했다. “엉뚱한 생각은 하지 말고.” 주문받은 병사는 김민기(1951∼2024)였다. 그는 엉뚱하지 않은 생각으로 가장 무난한 소재를 선택했다. 그래서 탄생한 노래가 ‘식구 생각’이다. 제목은 훈훈한데 문제는 2절이었다. ‘시커먼 자동차가 흙먼지 날리고 달려가네. 군인 가신 오빠는 몸 성하신지 아빠는 씻다 말고 먼 산만 바라보시네’ 불온한 권력과 불행한 가족의 명도 대비가 뚜렷하다. 의뢰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거 안 되겠군.” 이슬처럼 맑은 김민기는 안 되는 줄 알면서 도대체 왜 그랬을까. 하지만 지금 우리는 높은 사람(압제자) 대신 낮은 사람(창작자)을 기억하고 추앙한다.<br><br> 식구는 함께 밥 먹는 사이다. (한 끼가 변해서 ‘함께’가 됐다) 음악동네에 3명의 식구가 단체로 전입했는데 신고한 이름이 그냥 식구다. 어떤 소신으로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궁금해서 들여다보니 특이하게 가족관계증명서 형식으로 각자를 소개한다. (2004년생 황제헌 2006년생 배혜진 2007년생 구민재) 피는 안 섞여도 음악으로 한 식구가 됐음을 선언한 거다.<br><br> </p> <figure class="s_img 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2b4fa9fd5c2cd16fe998b50b30c1c501cfc4665f1d47bbb02e07a1adbde55d8" dmcf-pid="8c1NSuQ0W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munhwa/20250512092749215ttrc.jpg" data-org-width="200" dmcf-mid="2RbIt8aVC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munhwa/20250512092749215ttrc.jpg" width="200"></p> </figure> <p contents-hash="557a326ec5aaab8064daa76035a8921333a7bb87bd1514045d414bab5f55a108" dmcf-pid="6ktjv7xpCS" dmcf-ptype="general"><br> 앨범 제목은 사이라는 뜻의 간(間)이다. 힙합 거리에 방앗간 마구간 대장간 푸줏간이 즐비하다. ‘오늘 아님 언제 이렇게 놀아봐’(방앗간) ‘딱 보니까 끼리끼리’(마구간) ‘바보들 팰 거리가 필요했어. 바보들 패거리가 피로해서’(대장간) ‘안심하지 마. 등심아’(푸줏간) 넋 놓고 들으면 ‘아무 말 대잔치’인데 혼 기울여 들으니 핏대가 살아 있다.<br><br> 군대는 군대에만 있지 않다. 삶 사이사이에 군대가 거미줄처럼 퍼져 있다. 우정의 무대가 될 수도 있고 푸른 거탑이 될 수도 있다. 식구가 될 수도 있고 총구가 될 수도 있다. 그 중간(中間)에 중대장이 있다. 갈라놓는 게 아니라 이어주는 게 중대장의 역할이다. ‘신병3’ 중대장(조백호)은 충성과 사랑을 경도와 위도에 나란히 배치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좌우로 정렬하니 ‘얼씨구절씨구’ ‘쾌지나 칭칭’ 방앗간이 들썩거린다.<br><br> 작가·프로듀서·노래채집가<br><br>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데니안, 6월 7일 솔로 데뷔 18주년 기념 팬미팅 개최 [공식] 05-12 다음 김보라, 조바른 감독과 결혼 11개월 만에 이혼…"우린 행복했다" 05-1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