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들은 지금 지반 침하중

작성일 05-1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곽노필의 미래창 28개 대도시 전수 조사…휴스턴 가장 심해 지하수 추출·고층 건물 증가 등 복합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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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28개 대도시에서 모두 지반이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대도시 중 가장 빠르게 지반이 침하하는 휴스턴 전경. 위키미디어 코먼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07240jgdt.jpg" data-org-width="800" dmcf-mid="QEjI4jSgs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07240jgd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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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28개 대도시에서 모두 지반이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대도시 중 가장 빠르게 지반이 침하하는 휴스턴 전경. 위키미디어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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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대도시 모두에서 지반이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도시 확장에 따른 지하수 추출, 건물 하중 증가와 함께 자연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변화로 가뭄이 심해지고 있는 지역에선 지반 침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은 인구 60만명이 넘는 28개 도시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해수면 상승이 우려되는 해안도시뿐 아니라 내류지역의 도시들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시티즈’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28개 도시 전체 면적의 최소 20%가 가라앉고 있으며, 그 중 25개 도시에서는 침하 면적의 비율이 65%를 웃돈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3400만명에 이른다. 일부 지역은 지반 침하 속도가 연간 10mm를 웃돌았다. 이번 연구는 유럽우주국의 지구관측위성 센티넬에 탑재된 ‘간섭계 합성 개구 레이더’(InSAR)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이 레이더 시스템은 지구 표면의 상하 이동을 mm단위로 감지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지반 침하가 가장 심한 도시는 휴스턴으로 나타났다. 휴스턴은 전체의 40% 이상이 매년 5mm 이상, 전체의 12%는 그 2배 속도로 내려앉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침하 속도가 연간 5cm나 됐다. 텍사스의 포트워스와 댈러스도 비슷한 지반 침하 속도를 보이고 있다. 뉴욕 라과디아공항 주변 지역, 라스베이거스, 워싱턴 디시,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도 지반이 빠르게 침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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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색상으로 표시한 미국 28개 대도시의 지반 침하(VLM) 속도(단위는 mm/연). 컬럼비아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08907axbs.jpg" data-org-width="800" dmcf-mid="x0klPkyjE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08907axbs.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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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상으로 표시한 미국 28개 대도시의 지반 침하(VLM) 속도(단위는 mm/연). 컬럼비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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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원인은 지하수 추출 연구진은 지반 침하의 가장 큰 원인은 지하수 추출이라고 밝혔다. 관측된 침하의 80%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시 확장 등으로 대수층에 있던 물이 빠져나간 뒤 보충되지 않으면 구멍이 생겨 결국 토양 침하를 유발하게 된다. 뉴욕을 비롯한 일부 도시에선 건물 무게도 지반 침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구진은 텍사스에선 석유와 가스 추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휴스턴, 필라델피아, 샌안토니오, 댈러스 8개 도시에선 지반 침하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체의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도시들은 2000년 이후 90회 이상 큰 홍수를 겪었는데, 지형이 변화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지속적인 인구와 물 사용량 증가,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까지 가세하면 앞으로 지반 침하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논문 제1저자인 레너드 오헨헨 버지니아공대 박사후연구원은 “도시가 계속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도시들이 지반 침하 지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사회 기반 시설에 안전 한계를 초과하는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일부 지역에선 대수층에 다시 물이 차면서 지반 상승 효과가 일어나는 차등적인 지반 움직임까지 겹쳐 기반 시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샌안토니오 등을 이런 사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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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텍사스 휴스턴(왼쪽)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침하하는 도시다. 뉴욕(오른쪽)의 상당 부분도 서서히 침하하고 있으며, 라과디아 공항 주변이 가장 심하다. 색상이 진할수록 침하가 더 심하다는 걸 뜻한다. 버지니아공대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10553fctn.jpg" data-org-width="800" dmcf-mid="WQvtavphI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10553fct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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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사스 휴스턴(왼쪽)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침하하는 도시다. 뉴욕(오른쪽)의 상당 부분도 서서히 침하하고 있으며, 라과디아 공항 주변이 가장 심하다. 색상이 진할수록 침하가 더 심하다는 걸 뜻한다. 버지니아공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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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 잦은 지역에 지하수 대책 시급 자연의 영향도 있다. 2만년 전까지 북미 내륙 대부분을 차지했던 거대한 빙상은, 그 무게의 힘으로 가장자리 땅을 위로 부풀려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빙상이 사라지자 부풀어 올랐던 부분이 매년 1~3mm씩 가라앉고 있다. 연구진은 뉴욕, 인디애나폴리스, 내슈빌, 필라델피아, 덴버, 시카고 등이 이런 사례에 속한다고 밝혔다. 코넬대 맷 프리처드 교수(지구물리학)는 과학잡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2015년부터 측정을 시작해 10년이 지났는데, 그 숫자가 누적되기 시작했다”며 “작은 변위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반 침하에 대한 기본 대책으로 지하수 수요를 조절해 대수층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심각한 지반 침하로 일부 지역의 경우 1900년 대비 최대 4m나 주저앉았던 도쿄는 지난 2000년 강력한 지하수 규제 정책을 수립했다. 연구진은 특히 텍사스처럼 가뭄이 잦은 지역에서는 지하수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배수 시스템 개선, 인공 습지 같은 친환경 기반 시설을 통해 홍수 피해를 완화하고, 지반 이동을 반영한 건축물 규제법을 시행하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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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1925년에서 1977년까지 지반이 무려 9m나 침하된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아킨밸리 지역. 전신주에 1925년~1977년의 지표면 위치 변화가 표시돼 있다. 미국의 주요 농업지대인 이 지역의 주된 지반 침하 원인은 농업 용수를 위한 지하수 추출이다. Credit: Richard Ireland/USGS에서 재인용"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12502kafl.jpg" data-org-width="340" dmcf-mid="YnX8v7xpm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2/hani/20250512093512502kaf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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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5년에서 1977년까지 지반이 무려 9m나 침하된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아킨밸리 지역. 전신주에 1925년~1977년의 지표면 위치 변화가 표시돼 있다. 미국의 주요 농업지대인 이 지역의 주된 지반 침하 원인은 농업 용수를 위한 지하수 추출이다. Credit: Richard Ireland/USGS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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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지반 침하는 미국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해 중국 과학자들은 인구 200만명 이상 도시 82곳의 센티넬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45%에서 지반 침하 현상을 발견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침하 속도는 연평균 3mm였으며, 전체의 16%는 연간 10mm나 됐다. 중국 도시들의 지반 침하 원인도 주로 지하수 추출과 도시 건물 무게였다. 인도네시아에선 수도 자카르타가 지반 침하에 해수면 상승 문제까지 겪자 수도를 보르네오섬으로 옮기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지질광업연구소가 주축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은 2040년이 되면 지구 지표면의 8%에 해당하는 1200만㎢ 지역이 50% 이상의 확률로 지반 침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예측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한국의 120배이자 미국과 멕시코를 합쳐 놓은 크기에 해당한다. 최악의 지반 침해 피해 예상 지역은 중국 북부 평야지대, 멕시코만 해안지대, 베트남과 이집트의 삼각주 평야, 네덜란드, 그리고 멕시코와 이란, 지중해의 내륙 퇴적분지였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로버트 니콜스 교수는 사이언스에 “전 세계 인구의 19%가 지반 침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Land subsidence risk to infrastructure in US metropolises. Nat Cities (2025). https://doi.org/10.1038/s44284-025-00240-y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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