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따고 또 올게요!" '탁구천재'안재현,故안성호 기자 영전에 바친 약속[진심인터뷰] 작성일 05-13 12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5/13/2025051201000675000102641_20250513084022640.jpg" alt="" /><em class="img_desc">안재현이 2019년 부다페스트세계탁구선수권 남자단식 4강에 오른 순간, 당시 이 생생한 사진을 찍은 고 안성호 기자는 선수보다 더 기뻐했다. 사진제공=월간탁구</em></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5/13/2025051201000675000102642_20250513084022649.jpg" alt="" /></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5/13/2025051201000675000102645_20250513084022656.jpg" alt="" /></span>"아저씨, 저 종별선수권 금메달 땄어요. 메달 따고 또 찾아올게요."<br><br>안재현(26·한국거래소)이 지난 7일, 2025년 도하세계탁구선수권 출국을 앞두고 고 안성호 월간탁구 사진기자가 잠든 경기도 분당의 납골당을 찾았다. 지난달 종별대회에서 딴 금메달을, 영전을 향해 들어보였다. 고 안성호 기자는 지난 3월 26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졌다. 초중고, 대학, 실업 국내외 대회 등 수많은 탁구 현장엔 그의 카메라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익숙한 그의 렌즈에 선수들은 절로 무장해제됐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신유빈의 '탁구신동' 시절 사진은 전부 그의 작품이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던 탁구기자와의 이별에 탁구계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안재현은 안 기자가 살아 생전 가장 아꼈던 '재능'이었다. 고 안 기자는 2019년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세계 157위' 안재현이 깜짝 동메달을 따냈을 때 가장 기뻐하되 가장 놀라지 않았고, 안재현의 올림픽행이 좌절됐을 땐 가장 아쉬워했던 멘토였다. '게으른 천재' 안재현에게 입바른 조언을 하는 몇 안되는 어른 중 하나이기도 했다. 빠른 발에 날선 공격, 포어, 백드라이브, 연결, 랠리, 감각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모든 걸 다 가진 테크니션이지만 고비 때마다 늘 한끗이 아쉬웠다. '게으른 천재'라는 말에 안재현은 웃었다. "게으른 건 맞고 재능은 좀 있는데 천재는 모르겠다"고 했다."(이)상수형처럼 열심히 하는 선수를 보면 신기하고 부러웠다. 이런저런 핑계도 많았다. 내 자신을 이겨낸 적이 없었다"고 인정했다. <br><br>스무살에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세상을 놀라게 한 '재능'은 어느덧 스물여섯 청년이 됐다. 이제 더 이상 '게으른 천재'가 아니다. 지난해 올림픽 대표 탈락 후 상무 입대를 미뤘다. 2028년 LA올림픽에 선수 명운을 건, 마지막 도전을 결심했다. "국가대표로서 올림픽 한번은 나가봐야 하지 않나. 그때도 안되면 선수를 관둬야 맞는 것"이라고 했다. 배수의 진을 쳤다. "요즘은 핑계도 없다. 훈련도 안빠진다. 올림픽 한번 못나가보고 은퇴할 순 없다"고 했다. <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5/13/2025051201000675000102644_20250513084022663.jpg" alt="" /></span><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76/2025/05/13/2025051201000675000102643_20250513084022672.jpg" alt="" /></span>도쿄올림픽 때 선발전 2위를 했지만 경기력향상위원회 추천에서 밀리며 기회를 놓쳤다. 안재현은 "압도적인 1등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2등을 꼭 선발하라는 규정도 없었다. 공이 잘 맞을 때였고, 간절했을 때니 아쉬움은 당연히 컸지만 받아들이기로 했고, 궁금하지도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긴 슬럼프를 겪어냈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유남규 감독의 한국거래소 입단 후 그의 탁구가 다시 살아났다. 올해 부임한 오상은 감독의 대표팀에서 공끝도, 자신감도 살아나고 있다.<br><br>안재현은 지난달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타이위안에서 준우승하며 세계랭킹을 18위까지 끌어올렸다. 종별선수권서도 2관왕에 올랐다. 다시 탁구의 봄이 찾아왔다. "2028년 LA올림픽까지 톱10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이번 세계선수권 메달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진 모든 걸 다 보여주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br><br>안재현은 13일 도하세계탁구선수권(17~25일)을 위해 출국한다. 6년 만의 단식 포디움과 '한솥밥 선배'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남자복식 메달에 도전한다. 경기장 플로어에서 남몰래 눈빛 파이팅을 외쳐주던 '사진삼촌'을 마음에 품고 달릴 각오다. 안재현은 "이번엔 꼭 메달을 따고 싶다. 아저씨가 없는 세계선수권은 처음이다. 살아계실 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후회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국대 유니폼을 입은 안재현이 영전에 묵념을 올린 후 약속했다. "아저씨, 메달 따고 또 찾아올게요." <br><br> 관련자료 이전 이해인-빙상연맹, 자격정지 징계 소송 최종 조정…‘징계 무효’ 05-13 다음 스포츠 관람, ‘표 구하기 어려운’ 노인·장애인 문제 해결! 05-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