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尹 퇴진 촉구’ 하림, 공연 취소 심경 “음악은 칼도, 방패도 아니길” 작성일 05-14 5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XkRFy41UB">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c9f11beefdbfdab0590f0b665ec941af6d192cbc24f47efbcc16759276a6d54" dmcf-pid="uZEe3W8tzq"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가수 하림. 경향신문DB"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4/sportskhan/20250514173325219oodc.png" data-org-width="1100" dmcf-mid="pqEPZl9Hu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4/sportskhan/20250514173325219oodc.pn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가수 하림. 경향신문DB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d3c249a127346235637174b9bf756836368563f3ac335e01ed816a55d7e697b" dmcf-pid="75Dd0Y6FFz" dmcf-ptype="general"><br><br>가수 하림이 국가기관 주최 행사에서 갑작스러운 섭외 취소 통보를 받은 후 심경을 전했다.<br><br>하림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음악가의 자리를 다시 생각하며, 몇 권의 책을 들쳐보고, 서점 계단에 앉아서 정리한다. 이것으로 작은 소동이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br><br>그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작년에 광장에서 노래를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밝혔다.<br><br>하림은 “행사 포스터까지 확정됐고, 좋은 취지라 낮은 개런티에도 기꺼이 함께하기로 했던 자리였다”며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제가 거리에서 노래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불편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랙리스트가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작은 행사까지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br><br>그는 비슷한 경험이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마다 조용히 물러났다. 실무자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렇게 조용히 넘겨온 일들이 우리 모두의 입을 닫게 만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림은 “이번에는 동료들과 후배들도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힌다”고 전했다.<br><br>하림은 음악가의 사회적 발언이 정치적 행동으로만 해석되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음악은 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슬픔에 반응하고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조차 쉽게 ‘정치적’이라는 이름 아래 프레임에 갇힌다”고 지적했다.<br><br>끝으로 하림은 “우리는 모두 조금씩 약자의 자리에 서 있다”며 “음악은 그런 우리에게 잠시 쉴 곳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음악이 칼도 방패도 아닌, 그저 음악일 수 있기를 꿈꾼다”고 전하며 글을 마무리했다.<br><br>하림이 언급한 행사는 통일부가 주최하는 행사로, 이번 취소 결정에 대해 통일부는 14일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우려한 결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br><br>앞서 하림은 지난해 12월 탄핵 촉구 집회 무대에 노래를 불렀다. 이를 두고 ‘가수는 노래만 하라’는 일부 여론의 비판에 “어이없다”며 반박하기도 했다.<br><br><strong>다음은 하림 SNS 글 전문.</strong><br><br>음악가의 자리를 다시 생각하며, 몇 권의 책을 들쳐보고, 서점 계단에 앉아서 정리합니다. 이것으로 작은 소동이 마무리되길 바랍니다.<br><br>1. 이것도 블랙리스트입니까?<br><br>계엄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이 시점에, 며칠 앞으로 다가온 국가기관 주최 행사에서 갑작스럽게 섭외 취소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유는 작년에 광장에서 노래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br><br>행사 내용도, 이미 확정된 포스터도 있었고, 좋은 취지의 행사라 낮은 개런티에도 기꺼이 함께하기로 했던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제가 거리에서 노래했다는 그 사실이 여전히 불편했던 모양입니다.<br><br>한때 실재했다고 알려진 블랙리스트가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저는 알 수 없습니다. 설사 간간이 해온 활동때문에 제 이름이 어딘가에 올라 있다 하더라도, 소극장에서 열리는 작고 가난한 행사까지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br><br>이번 일도 결국은 어느 한 중간관리자의 눈치 보기에서 비롯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것을 조직적인 탄압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두려움의 구조로 이해합니다.<br><br>⸻<br><br>2. 왜 그런이유로 취소 통보를 받았는데도 가만히 있었나요?<br><br>사실 비슷한 일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따로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조용히 물러났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통보를 전하는 이들은 대부분 갓 기획 일을 시작한, 책임지기 어려운 위치의 실무자들이기 때문입니다.그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랐고, 저 역시 그냥 갑자기 생긴 휴일을 기분 좋게 보내는 것으로 대체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조용히 넘겨온 일들이 우리 모두의 입을 닫게 만드는 것을 언젠가 깨닫게 되었습니다.<br><br>이 일도 처음엔 기록으로만 남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노래했던 동료와 후배들도 저와 같은 입장에 놓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정리해 보기로 했습니다. 싸움이 되지 않도록, 상처 주지 않도록, 그러나 침묵하지 않기 위해서요.<br><br>⸻<br><br>3. 음악가의 발언은 정치적 행동인가요?<br><br>음악가들이 사회적 사건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꼭 정치적인 활동은 아닙니다. 저는 많은 음악이 결국 동시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오랜 시간 슬픔을 달래고, 마음을 모으는 데 사용되어 왔습니다. 저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때 노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습니다.<br><br>요즘은 정치적으로 보이는 일과 실제 정치적인 것의 경계가 아주 모호해진 시대입니다. 슬픔에 반응하고, 연대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조차 쉽게 ‘정치적’이라는 이름 아래 놓이며 프레임에 갖히곤 합니다.<br><br>간혹 정말로 음악을 통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려는 분들도 있지만, 음악가들의 모든 표현을 정치로만 해석하려는 언론의 시선은 음악이 할 수있는 다양한 좋은 일들을 억누르기도 합니다. 케이팝가수도 인디가수도 재즈 연주자도 모두 그런 일을 합니다. 그 일은 주로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그 에너지 안에서 관객과 음악가들은 서로를 사랑합니다.<br><br>예전 광화문에서 노래하러 간다고 했을 때, 어떤 분이 “하림님 이름으로 오뎅차라도 보내드릴까요?”라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담 너머 어르신께도 드릴 수 있다면 저도 받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추위와 허기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요. 그 제안은 웃음과 함께 거절되었지만, 그렇게 말한 이유는 이미 구호와 깃발이 넘치는 자리에서 노래하는 순간만큼은 모두 안전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br><br>⸻<br><br>우리는 모두, 조금씩 약자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음악은 그런 우리에게 잠시 쉴 곳이 되어줍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음악가들은 책을 읽고, 가사를 쓰고, 악기를 연습하며, 노래라는 작은 방패를 닦아내고 있습니다.<br><br>그러나 저는 꿈꾸고 있습니다. 음악은 칼도, 방패도 아니기를요. 음악은 그저 음악일 뿐입니다. 하지만, 그 ‘뿐’인 음악이 누군가에게는 젊은날의 전부가 되기도 합니다. 그 음악이 전부인 친구들 누구도 낙엽처럼 정치적 이슈에 쓸려 다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소동을 기록합니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음악이 더 안전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br><br>이민주 온라인기자 leemj@kyunghyang.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김수현에 넉오프 된 디플, ‘흥행 보증수표’ 윤종빈 카드 꺼냈다 [MK이슈] 05-14 다음 "한국의 록스타"… 투지, 묵직한 희망을 노래하다 05-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