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시간 종주 등 둘레길도 모험 요소 도입해야” 작성일 05-14 2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오영훈 세계산악연맹 집행위원</strong>- 등산로 개척문화 쇠퇴 아쉬워<br>- 피크 헌팅, 산의 매력 제대로 몰라<br>- 해외선 등반때 창의성 우선 문화<br><br>“예전 국토종주처럼 코리아 둘레길 같은 둘레길의 완주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극한의 고산 등반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이뤄진 1만 ㎞ 전 해안선 이어걷기처럼 둘레길에서도 얼마든지 모험적인 요소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목표가 생겨나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그걸 왜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합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658/2025/05/14/0000107145_001_20250514194617634.jpg" alt="" /><em class="img_desc">오영훈 세계산악연맹 집행위원이 국내외 등반과 모험 활동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진규 기자</em></span>오영훈(47) 세계산악연맹(UIAA) 집행위원은 국내에서 해외 등산과 모험의 흐름에 정통한 대표적인 산악인이다. 최근 ㈔부산산악포럼이 주최하고 부산학생산악맹이 주관한 강연을 위해 부산을 찾은 그를 만나 국내외 등산과 모험 활동의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오 집행위원은 2000년대 들어 국내 산악 활동에서 안전을 강조하면서 도전적이고 모험적이며 창조적인 등반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국의 산에서 다녀도 되는 길과 안 되는 길을 엄격하게 구분해 등반을 시각적 체험으로 축소시켰다. 샛길은 일반적인 등반로로서 어느정도 위험하면서도 적당하게 안전하고 적당한 재미가 있는 길이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당위는 있지만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모험적 요소를 불법화했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말했다.<br><br>오 집행위원은 근래 국내의 ‘피크 헌팅’ 위주 등반 문화도 지적했다. 그는 “한 아웃도어 기업이 주도한 100대 명산 등정과 울주군의 영남알프스 완등 이벤트 등의 부작용으로 유명 산과 국립공원 명산에만 사람이 몰린다. 최단 거리로 최단 시간에 정상을 오르면서 산마다 다양한 등산로가 잊힌다. 정상만 보고 오르는 이들이 그 산의 생태 문화 역사에 관심을 두겠는가”라고 질책했다.<br><br>그는 전문 산악인뿐만 아니라 등산 동호인이나 둘레길 도보여행자라도 얼마든지 모험과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즘 해외에서는 등반이나 모험에서 창의성을 높이 평가합니다. 과거에 대상 산의 정상을 오르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난이도보다 창의성을 우선으로 해서 출발부터 귀환까지 전 과정을 모험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국내에서도 겨울에 설악산 토왕폭 빙벽 등반에 이어 능선을 걸어 대청봉을 밟는 연장등반을 실행한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비법정 탐방로 통행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지만요.”<br><br>모험과 도전의 영역에서 최근 최단 시간(Fastest Known Time, FKT) 개념이 고산등반뿐만 아니라 둘레길에도 도입된다. FKT 공식 홈페이지에는 대구·경북의 한티 가는 길, 경기 양평 물소리길, 서울둘레길 등 국내 트레일도 13개가 올라 있다. 대부분 외국인이 올린 기록이다. 백두대간 종주에도 남성이 11일, 여성이 13일 9시간 11분이라는 비공인 기록이 있다. 오 집행위원은 “기존 산악인은 더 빨리 걷는 게 무슨 도전이냐고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이 도전이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걸 한다는 건 신나는 일’이라는 FKT 도전자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한다”며 “고난도 등반뿐만 아니라 둘레길 트레킹도 개인의 수준에 맞춰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모험이 될 수 있다. 40대 때부터 해마다 7주간 1000㎞를 40년 동안 도보여행한 영국의 80대 할머니의 여행도 모험의 영역이다. 모험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br><br>오 집행위원은 대한산악연맹 국제교류위원장과 한국등산연구소 부소장,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심사위원, 영국산악회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캠퍼스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BK21사업팀 계약교수로 있으면서 등반 활동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연구도 한다. 관련자료 이전 김무호, 유성온천장사대회 한라급 평정…통산 7번째 꽃가마 05-14 다음 다비치 이해리, 강민경이 찍어준 듯 자연스러운 컷 05-14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