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서로 자궁을 바꿀 수 있다면? 신선한 SF의 등장 작성일 05-15 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1035]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자궁메이트></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OImPAtszV"> <p contents-hash="76a73543cf8505c5b322153712d5a0845d355ba4db2d3476c127e64dd5b9cedf" dmcf-pid="ZICsQcFO02"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2cc709a6179be498a63ee9f4bb5e948aeb444405cff03936fc139ee5c8f388b" dmcf-pid="5ChOxk3IU9"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5/ohmynews/20250515140303482amkx.jpg" data-org-width="1280" dmcf-mid="GJ8VWzNf3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5/ohmynews/20250515140303482amkx.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자궁메이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JIFF</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b97939f5a3d3d33e473dd234ec13cfc0af610a7ce7ba22bdf4068936e4b493b" dmcf-pid="1MRQ52DxuK" dmcf-ptype="general"> 공상과학(Science Fiction·SF)이란 무엇일까. 우주공간을 유영하며 외계생명체와 싸우는 이야기, 파괴된 지구를 떠나 화성에 정착하는 인류의 모험을 떠올리는 이가 많겠다. 자고로 SF라 한다면 최첨단 과학기술과 저 멀리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져야 한다는 생각을 흔히들 마주한다. </div> <p contents-hash="9cdf09a5d19a50d6a5b058a96a127e64e86f2c7bc2dd2b3d09ebcf41fb9e63a1" dmcf-pid="tRex1VwMzb" dmcf-ptype="general">얼핏 장대해보이는 이와 같은 생각은, 그러나 장르 안 운신의 폯을 줄이는 편견일 수 있다. SF란, 말 그대로 공상과학,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마음껏 공상한 모든 이야기를 작품으로 빚어낸 결과물이다. 물리와 지구과학, 대단한 연구의 결과물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일상을 바꾸는 소소한 기술이 모두 그 소재가 될 수 있다. 오늘의 세상엔 없지만 미래의 어느 때는 있을 수 있는 것, 그로부터 빚어질 인간사 변화들이 장르적 재미를 이룰 수 있는 일이다.</p> <p contents-hash="3904d8772ebff9a99307aab8d4145d85af1372985d1e849b72aa23e52ceb30fa" dmcf-pid="FedMtfrR3B" dmcf-ptype="general">저 멀리 우주공간으로 광속 가까운 속력으로 날아가진 못한대도, 에일리언이며 프레데터와 치열한 격투를 펼치지 않는대도, AI가 탑재된 로봇과 연애하고 무한한 수명을 누리지 않는대도 얼마든지 SF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대단치 않은 소소한 일상에도 SF가 태어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단편 1'에서 소개된 <자궁메이트>가 꼭 그런 영화다.</p> <p contents-hash="401cb64152f8b5eaa5accf8052bbbc46d159b2ec8d8466f8da004f96640669b9" dmcf-pid="3dJRF4me0q" dmcf-ptype="general"><strong>하나의 아이디어로 영화 한 편을</strong></p> <p contents-hash="cc92fb61e000411f7a0b4125967c59acdcd3c58b236c6c812e634726d2c188a8" dmcf-pid="0Jie38sdUz" dmcf-ptype="general">노희정 감독의 16분짜리 단편은 오로지 단 하나의 아이디어로 러닝타임 전체를 이끌고 간다. '자궁메이트'라는 앱이 바로 그것, 다른 이용자와 합의 하에 서로의 자궁을 바꿀 수 있다는 기적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 것이다. '내 자궁을 왜 남과 바꾸냐고? 바로 이래서다!' <자궁메이트>가 이렇게 소리치는 듯하다.</p> <p contents-hash="05c95d5404c16cd13db1332d521377dc46ba8784dfa4e0aa3b3da85ba954fa57" dmcf-pid="pind06OJ77" dmcf-ptype="general">주인공은 민희는 레즈비언 여성이다. 항공사 승무원인 지수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그녀지만 딱 하나 불만스런 점이 있다. 비행일정으로 자주 자리를 비웠다 돌아오는 애인과 밤을 불태우려 할 때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둘이 서로 생리주기가 맞지 않아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는 때가 너무나도 적은 탓이다. 엄연히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매달 며칠씩이나 제 의지와 달리 아래로 피를 쏟아야 한다니, 영 짜증스런 일이다. 왕성한 성욕을 주체할 수 없는 그녀에게 생리란 불편하다 못해 화딱지가 나는 일이 아닌가 말이다.</p> <p contents-hash="6b53a8c21a7a12b0d2f7db2f0cb7f08b7b2a31640978102913609dd09a5e13bf" dmcf-pid="UnLJpPIiFu" dmcf-ptype="general">그런 민희를 보다 못한 지수가 내놓은 것이 바로 이 앱, 자궁메이트다. 상대와 합의되기만 한다면 서로의 자궁을 교환할 수 있다는 것. 애를 낳을 생각이 없는 레즈비언 민희니 만큼 왕성하게 월경하는 자궁은 쓸 데 없는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를 간절히 원할 수도 있는 일이다. 마치 데이트앱을 쓰듯, 민희는 다른 이용자의 자궁설명서를 읽고 왼쪽으로, 또 오른쪽으로 손가락을 튕긴다.</p> <p contents-hash="e67bb4dcdb8324749fa81a5f05cf5e9a816698c3f1e6c1e8a5fcbc9b0e24e86a" dmcf-pid="uLoiUQCnpU" dmcf-ptype="general">여성의 월경이 영화의 소재가 된 건 그리 길지만은 않은 일이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미야케 쇼의 <새벽의 모든>이 월경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PMS)을 다뤄 화제를 모은 것도 이러한 소재가 얼마 다뤄지지 않은 때문이 아니었나. 세상의 절반이 여성이고, 또 폐경 이전 가임여성은 대부분 생리를 하니, 보편적 주제라 부를 수 있음에도 영화 가운데 월경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 나오지 않았던 터다.</p> <p contents-hash="7a72715a3bb5cf862f2386cf3dc1ebf97b91506e313e72694431f1f040e5d0a4" dmcf-pid="7Rex1VwM7p" dmcf-ptype="general">이중 <새벽의 모든>은 비정상적 상황인 PMS, 그것도 상당히 좋지 않은 정도의 환자를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간다. 약을 먹지 않으면 성격파탄이란 말로 부족해 인격장애라 해도 무리 없는 인간이 되고, 약을 먹으면 정상생활이 불가할 만큼 잠이 쏟아지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그런 그녀가 또 다른 질환, 공황장애를 앓는 이와 만나 색다른 지지를 얻고 주는 관계가 된다는 게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다(관련기사: 생리 때만 되면 변하는 여자, 전주 달군 이 영화 https://omn.kr/28jqj)</p> <p contents-hash="b40ef63e3f84d14f75398dc0e399fb7fa4986c7faf152f7e420b418267be6be8" dmcf-pid="zedMtfrRU0" dmcf-ptype="general">서로가 가진 질병과 그 증상을 공유하고, 삶 가운데 같은 적을 맞아 싸우는 일종의 전우애를 쌓아나가는 이야기. 이런 종류의 영화를 영화팬이라면 몇쯤 알고 있겠으나, 그 질환 중 하나가 PMS라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무엇이든 처음은 의미 있는 법이 아닌가.</p> <div contents-hash="b29d78f5b0f623954b79cf9ba1539fc076b30fb278612dd7cad7f77d3b9f0e13" dmcf-pid="qdJRF4meu3" dmcf-ptype="general"> <strong>섹스를 위해서라면 자궁도 바꾸겠어</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a176d9dad5c2ace8941aea2e6f24df65c927ec1c7fecbc2799cda1ce05d8a0f" dmcf-pid="BJie38sduF"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5/15/ohmynews/20250515140304945bsoe.jpg" data-org-width="1280" dmcf-mid="HOrEfgXDp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15/ohmynews/20250515140304945bsoe.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자궁메이트>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JIFF</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e8061ecc9ef2c02cc0df77af77cca5748e8ee29c26a4158d6cc13e7d4b408caa" dmcf-pid="bind06OJzt" dmcf-ptype="general"> <자궁메이트>의 가치도 꼭 이러한 지점에 있는 듯하다. 레즈비언, 여성의 적극적 성생활과 같은 이야기는 이제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특히 영화제에선 더욱 그러한 소재이지만 생리는 다른 평가를 받을 여지가 있는 것이다. 다양성에 각별히 높은 평가를 해온 한국영화계라 하더라도 자궁과 생리의 이야기는 얼마 한 적 없으니 말이다. </div> <p contents-hash="4b876e6944ce22c9dbe7b0adfad3100ed8e1ef5b2facda7736f4540ab2315488" dmcf-pid="KnLJpPIiF1" dmcf-ptype="general">민희는 다른 사람과 자궁을 바꾸려 든다. 어떤 자궁은 생리불순, 또 약간의 PMS 증상까지 있어 보이지만 민희에겐 그런 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폐경에 이른 자궁도 후보군이 될 수 있다. 어차피 애를 낳을 생각이 없다면야 폐경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민희의 적극적 성생활을 막지만 않는다면. 무튼 <자궁메이트>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흘러간다.</p> <p contents-hash="5a2bd62c9cf12faefaa22e32b4408d0808e18dbaa1a08a0215a70dfd33521f69" dmcf-pid="9LoiUQCnF5" dmcf-ptype="general">1993년 생 젊은 감독으로 이제 네 편째 단편을 완성한 노희정은 SF적 설정으로 월경이란 주제를 너무 진지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연출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동력은 SF적 착상으로부터 오고, 그것이 천착하는 문제의식은 현실 가운데 있다. 그 균형감이 적절해 대단한 결론에 이르지 못한대도 영화를 무리 없이 끝까지 지탱해낸다.</p> <p contents-hash="693e2c21820d020006852cb5a2e70af18da1c09b6d634f2e1753ceb44a52d314" dmcf-pid="2ognuxhLzZ" dmcf-ptype="general"><자궁메이트>는 절반의 관객에겐 가까운 이야기로, 다른 절반의 관객에겐 낯선 이야기로 다가선다. 앱이라는 흔한 설정과 자궁을 바꾼다는 낯선 설정을 적절히 뒤섞어 그 방법론은 제한 채 과감하게 본론으로 돌입한다. 관객은 극중 주인공의 고민을 우리네 친구며 이웃의 이야기처럼 부담 없이 친근하게 받아들인다. 자궁을 바꾼다는 설정이며 성소수자의 성애라는 소재가 갖는 거리감에도 애인과의 사랑과 그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충분히 보편성을 획득한다.</p> <p contents-hash="9da55bbd5affe03f42a5631f1a1c4e99e0f7b79ba32a7f94517bfe5ac220ecf5" dmcf-pid="VognuxhLuX" dmcf-ptype="general">기발한 설정 하나 외 또 다른 승부수가 없다는 사실이 영화를 단조롭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SF적 설정에 의지할 뿐 드라마가 빈약하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선 또한 깊이감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p> <p contents-hash="9bf4c9ba7d36d807dff085162928bfbea5cc86e9f627cdb4196994a06ab0d0d3" dmcf-pid="fgaL7MlozH"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이 영화가 밟고 있는 지점이 적어도 한국영화에선 익히 전면적으로 다뤄진 바 없다는 것, 그를 풀어가는 방식 또한 얼마쯤은 신선하다 말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아마도 이것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코리안시네마 공식 초청작으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일 테다.</p> <p contents-hash="69dea1307ceb802c4472f736c59e716759528f730dbdf3a5f7da4481b2cf3b16" dmcf-pid="4aNozRSgUG"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goldstarsky@naver.com</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배드민턴 심유진, 태국 오픈 16강 안착…한국 선수 전원 진출 05-15 다음 폴킴, ♥일반인 아내와 '9년 열애' 어떻게…"연프 출연자보다 더 잘해줘" (하트페어링) 05-15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