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29년, 송골매 28년... LG 무관의 시대 끝났다 작성일 05-18 52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프로농구] 창원 LG, 챔피언 결정전 7차전 승리... 창단 첫 우승</strong><table class="nbd_table"><tbody><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47/2025/05/18/0002473703_001_20250518111308085.jpg" alt="" /></span></td></tr><tr><td><b>▲ </b>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승리한 LG 선수들이 이날 경기에서 MVP를 차지한 허일영 선수와 환호하고 있다.</td></tr><tr><td>ⓒ 연합뉴스</td></tr></tbody></table><br>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는 KBL(한국프로농구) 출범 2년 차인 1997-98시즌부터 합류한 이래, 현재 10개구단을 통틀어 연고지와 팀명, 모기업이 모두 한번도 바뀌지 않은 유일무이한 구단이다.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해 연고지 개념이 약한 프로농구에서, 지역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는 몇 안되는 구단이기도 하다.<br><br>LG에게 유일한 아쉬움은 그동안 꾸준한 성적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24-25시즌, LG 팬들의 오랜 한이 마침내 풀렸다. LG는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 나이츠와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62-58로 승리하며 최종성적 4승 3패로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다.<br><br>같은 모기업을 둔 형제 구단인 프로야구 LG 트윈스와는 기나긴 무관을 겪었다는 점에서 평행이론처럼 자주 비교되곤 했다. 지난 2023년에는 LG 트윈스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정상(V3)을 탈환하고 마침내 먼저 저주의 고리를 끊어냈다. 이어 2년 만에 창원 LG도 야구와 비슷하게 무려 28년의 시간을 거쳐 첫 우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야구와 농구팀 모두 숙원이던 '21세기 첫 우승'을 달성하면서 오랜 징크스를 끊어내고 해피엔딩을 이뤄냈다.<br><br><strong>LG의 오랜 아킬레스건</strong><br><br>LG는 1997-98시즌 창단 첫 해부터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강팀으로 발돋움했다. 총 28시즌 동안 17번이나 6강 이상의 성적을 달성했으며 정규리그 통산 성적은 올시즌까지 761승703패로 승률이 .520로 리그 전체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br><br>LG는 부진하던 시즌에도 승률이 3할대 미만으로 떨어진 시즌은 한번도 없었고, 연속 PO 진출 실패 기록도 3시즌이 최다였을만큼 긴 암흑기에 시달린 적이 거의 없었다. 10개 구단을 통틀어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시즌 중반에 사임한 적이 한번도 없는 팀도 LG가 유일했다. 인기 면에서도 코로나19 펜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연간 총관중 및 평균관중 동원 1,2위를 다툴만큼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는 구단이었다.<br><br>다만 LG의 오랜 아킬레스건은, 정규리그와는 정반대로 '단기전에 유난히 약하다'는 것이었다. 17번이나 되는 PO 진출중 정규리그 2위(4강직행)만 7번이었지만, 정작 LG가 올시즌 이전까지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2000-01시즌과 2013-14시즌 2회가 전부였고 그나마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2023-24시즌까지 LG의 플레이오프 통산 성적은 30승 56패로 승률이 .348에 불과했다.<br><br>LG가 장기간 우승하지 못한 데는 외국인 선수와 신인 육성 징크스, 구단의 지나친 조급증과 장기적인 전략 부재 등도 한 몫을 담당했다. 실력만 놓고보면 외국인 선수 자체는 잘 뽑는 편이었지만, 인성과 워크에식 문제로 사고를 친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br><br>1999년 버나드 블런트는 이중계약 파문을 일으키며 몰래 구단을 이탈하여 미국으로 야반도주했고, 2007년에는 KTF와의 4강PO 도중 퍼비스 파스코가 심판 폭행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켜 영구제명됐다. 2014-15시즌에는 데이본 제퍼슨은 경기를 앞두고 국민의례 도중 비신사적인 행위와 SNS 파문으로 역시 중도에 퇴출되는 등, 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악재가 빈번했다.<br><br>신인선수를 차근차근 키워서 리빌딩하기보다는 즉시전력감과 베테랑을 선호하는 윈나우식 구단운영 때문에 '프랜차이즈 스타'나 '원클럽맨'을 키우지 못한다는 약점도 팀의 연속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LG 소속으로 MVP를 차지했던 조성원(2001년)과 문태종(2014년)은 모두 이적생들이었고, 김종규, 이현민, 정성우 등 LG에서 신인왕을 차지했던 선수들은 모두 전성기에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구단이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다른 팀의 베테랑과 맞바꾸어 트레이드 카드로 써먹어버린 경우도 많았다.<br><br>LG는 2015-15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7년간 6번이나 PO에 탈락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긴 침체기를 거쳤다. 절치부심한 LG는 2022년 조상현 감독을 영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코치와 국가대표팀 코치-감독을 거쳐 경험을 쌓은 조 감독은 '수비농구'와 신인 육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서며 패배의식에 빠져있던 LG를 환골탈태시키는 데 성공했다.<br><br><strong>조상현 영입 이후 달라진 LG</strong><br><br>조상현 감독의 영입은 신의 한수가 됐다. LG는 조 감독이 부임한 이후 3년 연속 리그 2위를 차지했으며, 승률은 무려 .654(106승 56패)에 이르렀다. 역대 LG 감독중 김진(157승)-김태환(124승)에 이어 3번째로 100승을 넘겼고, 승률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 LG는 조 감독 부임 내내 리그 최소실점 1위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다만 단기전에서는 2년 연속 2위를 차지하고도 4강에서 3위팀(SK-KT)에게 업셋을 허용하여 한계를 드러냈다.<br><br>2024-25시즌을 앞두고 LG는 이관희-이재도 등 주축 선수들을 내보내고 두경민과 전성현, 최진수을 영입하는 등 또 한번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그만큼 우승에 대한 절박한 의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문제는 이적생 베테랑들이 LG에서는 팀에 거의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성현은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고, 두경민도 팀과 갈등을 빚다가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예 전력에서 배제됐다.<br><br>아이러니하게도 LG의 올시즌 최대 성공 비결은 그동안 약점으로 꼽히던 '육성'이었다. 젊은 선수들의 눈부신 성장이 베테랑의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유기상-양준석에 필리핀 아시아쿼터 칼 타마요로 이어지는 '2001년생 트리오'가 올시즌 LG의 새로운 중심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어느덧 LG에서만 한국 무대 4년차를 맞이한 '파라오' 아셈 마레이는 LG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끊어내는 꾸준한 활약과 골밑 장악력을 앞세워, 자밀 워니(SK)와 쌍벽을 이루는 리그 최고의 장수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br><br>LG는 시즌 초반 8연패를 당하는 부진을 겪기도 했으나, 마레이의 부상 복귀 이후 전력을 추스르며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고, KT, 현대모비스와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경쟁끝에 2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와의 '쌍둥이 감독 대결'에서 3전 전승으로 완승을 거두며 단기전의 한을 풀고 11년 만의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br><br>챔프전 상대인 SK는 정규시즌 1위팀으로 LG보다 7게임이나 앞선데다 맞대결 전적에서도 1승 5패로 열세였다.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철저하게 상대를 분석한 LG는, 타마요의 맹활약과 리바운드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워니에 의존한 SK를 압도하며 1-3차전을 내리 쓸어담는 이변을 일으켰다.<br><br>SK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았다. LG는 4차전부터 고강도 압박을 앞세워 수비농구 맞불작전을 들고 나온 SK에 휘말라며 극심한 저득점으로 고전했다. 1-3차전에서 LG는 평균 77점을 올렸으나, 4-6차전에서는 고작 51.7점에 그쳤다. 4차전에서는 챔프전 한 경기 팀최소득점(48점), 5차전에서는 30점차 대패(56-86), 6차전에서는 전반 챔프전 역대 최소득점(17점) 등 불명예 기록들도 쏟아졌다. LG는 3연승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며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리버스 스윕의 위기에 몰렸다.<br><br>운명의 최종 7차전에서 위기의 LG를 살린 것은 베테랑 허일영이었다. 식스맨으로 출전해 팀내 최다인 14점을 올린 허일영은 3점슛 5개를 시도하여 4개를 적중시키는 효율성을 과시했다. 특히 4쿼터에 터진 3점슛 두 방은 점수차를 벌리며 LG가 승기를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허일영은 기자단 투표에서 80표 중 32표를 얻어 팀 동료 칼 타마요(23표), 아셈 마레이(22표)를 제치고 시리즈 MVP에 올랐으며, 고양 오리온(현 소노), SK에 이어 LG까지, KBL 최초로 세 구단에서 챔피언 반지를 끼는 진기록도 세웠다.<br><br>마레이도 7경기 평균 11.9점, 13.1리바운드 4.6어시스트, 2.1스틸로 실질적인 MVP에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7차전에서는 득점은 5득점에 그쳤으나 수비에서 매치업 상대인 워니를 11점으로 묶어내고, 1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곁들이며 유기상, 양준석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을 살리는 데 크게 기여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동안 워니의 그늘에 가려져서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마레이는 비록 챔프전 MVP는 놓쳤지만, '수비형인 마레이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편견을 보기좋게 날리는 데 성공했다.<br><br>막판까지 가슴을 졸이게 하는 명승부 끝에 마침내 극적인 우승이 확정된 직후, 조상현 감독은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현역 시절 연세대학교와 SK(선수), 오리온(코치)에서 모두 우승을 들어올렸지만 감독으로서는 첫 우승이었다. 조 감독은 김승기(전 고양 소노)와 전희철(SK)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프로무대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한 인물로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무엇보다 LG에서는 그동안 역대 어떤 명장들도 이루지 못했던 첫 우승의 한을 28년만에 풀어냈다는 점에서 조 감독의 업적은 더욱 빛난다.<br><br>LG는 이번 우승을 통해 베테랑 선수들 없이도 완벽한 세대교체에 성공했음을 증명하며 성적과 미래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구단을 따라붙던 단기전 징크스도 모두 극복했다. 구단의 꾸준한 투자와, 열정적인 젊은 선수단의 에너지, 팬들의 뜨거운 호응이 조화를 이룬 LG의 미래가 앞으로도 밝아보이는 이유다.<br> 관련자료 이전 비보이 김홍열·비걸 전지예, 브레이킹K 1차 대회 우승 05-18 다음 BTS 진 “아미의 응원이 나의 울림” 신곡 무대 최초 공개 05-1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