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결코 혼자가 아니에요”…영화 《엘리오》 작성일 06-21 1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영화 《엘리오》 속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mL6RAsdDl"> <p contents-hash="747529e1a5bc71fd6e5d6f9d1a585ebd2ed7a8396ff88debf353aef2850566b2" dmcf-pid="xsoPecOJOh"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p> <p contents-hash="97c97dba9421fc2557ccd9a185ad1c25ac9066e55a67a2476c597315d37fc336" dmcf-pid="y9tvGu2XOC" dmcf-ptype="general">세상은 넓고 생명체는 많지만 인간은 언제나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타인은 내 마음 같지 않다. 누군가 바라는 대로의 모습이 되지 않으면 그들에게 더 이상 필요한 존재가 되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 역시 마음의 크기를 좁힌다. 디즈니 픽사의 신작 《엘리오》는 그런 모두의 손을 잡아주는 친구 같은 얼굴로 찾아온 애니메이션이다.</p> <p contents-hash="8b9677c06158a2849b5893da102fd5710860e932c8c44f76c8b28f10e727de95" dmcf-pid="W2FTH7VZrI" dmcf-ptype="general">우연히 시작된 외톨이 소년의 환상적 우주 모험담은 외로운 이들을, 이 별에서 혼자라는 느낌 때문에 서글픈 이들을 감싸 안는다. 《토이 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등 기존 히트작들의 속편 제작이 더 활발한 시대에 디즈니 픽사가 야심 차게 선보이는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에서도 반갑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2022)을 연출한 도미 시, 《굿 다이노》(2016)를 쓴 애드리언 몰리나, 《코코》(2018) 등의 작품에 참여했던 매들린 샤라피안까지 세 명의 연출가가 뭉쳐 만든 결과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e05fa3806e6c12f30bf9a284a1ae0899544754b4997b7ef615da58d709daab5" dmcf-pid="YTEiaOyjIO"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엘리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5166ppju.jpg" data-org-width="580" dmcf-mid="8RQeLrSgsT"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5166ppj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엘리오》 포스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95d7b674fcb1cb889ee81a9ee53a075099560b21441d2af4e3353ff3877364db" dmcf-pid="GyDnNIWAIs" dmcf-ptype="general"><strong>가장 낮은 곳에 있던 소년, 우주에 가다</strong></p> <p contents-hash="34e76ca6402b0d5de4e83c595b44598ca5a14c27ed9cd3a073b0afe3c9219977" dmcf-pid="HWwLjCYcDm" dmcf-ptype="general">《엘리오》의 주인공은 세상과 단절된 채로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된다. 항공우주박물관 전시장 카페테리아, 엘리오(요나스 키브레브)는 테이블 밑에 웅크려 앉아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기분. 사고로 부모를 잃은 소년의 마음은 그토록 어둡고 그늘지다. 매일같이 땅만 보고 걸었을 엘리오가 처음으로 하늘을 바라보게 된 건 이곳에서 우연히 알게 된 '보이저호'의 존재 때문이다.</p> <p contents-hash="6e5b60cd8f9725a96af2b0d43fa1fecd1748511f7575398bfb404b6c3d9b42b1" dmcf-pid="XYroAhGksr" dmcf-ptype="general">언젠가 응답할지 모를 다른 행성의 생명체에게 인류가 보내는 인사를 싣고 오랜 시간 은하계를 떠도는 탐사선. 그렇게 엘리오는 은하계의 누군가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끊임없이 통신을 시도한다. 그리고 바라던 일이 정말로 일어나는 순간, 이것은 납치가 아니라 소원이 이뤄진 기적이다.</p> <p contents-hash="92b6f533006c0a57f919e00812b27a580c25e539ccc1d9f8fa9e5858044bdbc4" dmcf-pid="ZGmgclHEmw" dmcf-ptype="general">영화는 소년 엘리오의 외로움을 인류가 은하계에 대해 가졌던 궁금증과 연결한다. 인류의 가장 심오한 관심사이자 오래된 질문. '우리는 혼자인가?' 1977년 우주로 발사된 탐사선 보이저호의 존재, 보이저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다. 골든 레코드는 목성과 토성, 천왕성과 해왕성 탐사를 위해 우주로 날아간 보이저호에 실린 LP다. 음반 표면에는 사용법이 새겨져 있고, 누군가가 조립한다면 틀어볼 수 있도록 바늘과 카트리지가 동봉돼 있다. 지구의 정보와 자연의 소리, 55개 언어의 인사말 등도 있다. 미지의 우주를 향한 순수하고 낙천적 희망을 띄워 보낸 그 마음은 지구 밖으로 간절한 소망을 보내는 엘리오와 공명한다.</p> <p contents-hash="16e2a3e6a07619304e0276df68ad849bbffa9397c071db3de32344f1f9bfdd0f" dmcf-pid="5HsakSXDmD" dmcf-ptype="general">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두가 경험했던 단절과 외로움 역시 《엘리오》의 중요한 소재가 됐다. 엘리오가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소통이다. 우주 전시관 바닥에 누워 벽과 천장에 투사된 영상들을 보며 경외감에 젖는 엘리오의 모습은, 영화의 초반을 인상적인 이미지로 아름답게 장식한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바라는 마음. '여기보다 어딘가에'를 꿈꾸는 공상. 연결되고 싶다는 욕망. 엘리오의 한쪽 눈을 가린 안대는 지구에선 또래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흔적이지만, 우주에서는 탐험가의 표식일 수도 있다. 어딘가에는 나를 알아주는 존재가 있을 거라는 믿음. 엘리오는 그 가능성 하나로 외계인들과의 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p> <p contents-hash="b752968fff76dc1e51a90058387862efea9f60c46f87d28d8c713954b7f52939" dmcf-pid="1XONEvZwrE" dmcf-ptype="general">고모 올가(조 샐다나)에게도 사정은 있다. 공군에서 궤도 분석가로 일하는 올가는 조카 엘리오의 법적 보호자가 되면서 우주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우주 먼지의 궤도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지만, 인생의 궤도는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신의 보호자가 나를 원하지 않는다고 아이가 오해하는 사이, 어른은 스스로가 아이의 보호자가 될 만큼 충분한 준비가 된 사람인지 반문하며 괴로워한다. 아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성인의 마음까지 충분히 어루만지는 디즈니 픽사의 솜씨가 이번 작품에서도 유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454cc23cf55377aa4c0ee91a34c933e4916981f738d3ef37852a7e117c6987b" dmcf-pid="tZIjDT5rw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엘리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6583regw.jpg" data-org-width="800" dmcf-mid="6PDsl17vmv"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6583regw.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엘리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figcaption> </figur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fb3a03ca9f5f0b4e36d7deddfa40d4d55671a746421899edd37ecba7ad7d5566" dmcf-pid="F1hcrWtssc"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엘리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7977qngc.jpg" data-org-width="800" dmcf-mid="PeVpqQnbwS"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1/sisapress/20250621160007977qngc.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엘리오》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c386d35c4ad4ea0a070e5e63e7b7f7975755ba85d5e3a404ce78b0abb87de360" dmcf-pid="3tlkmYFOEA" dmcf-ptype="general"><strong>소통과 연결의 이야기</strong></p> <p contents-hash="52aeb4780253b9334ccfdbd9e8a567d010d44dc504e4f0c4c7ad446a1404d04e" dmcf-pid="0FSEsG3IEj" dmcf-ptype="general">영화는 결국 서로의 마음을 몰랐던 아이와 어른이 다시 안정적인 궤도 안에서 '연결'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엘리오》의 환상적인 상상력이 펼쳐진다. 엘리오가 지구의 대표로 오인받아 초청되는 곳은 커뮤니버스. 우주의 고등 생명 공동체이자 행성 간 조직인 이곳은 각 행성의 화합을 도모하는 공간이다. 드디어 소원하던 우주에 온 엘리오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분투한다. 그중 하나가 이곳에 갈등을 유발하는 전쟁 군주 그라이곤(브래드 개럿)과의 원만한 협상을 주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엘리오는 특별한 친구를 만난다.</p> <p contents-hash="8ee0216559c2efe143414fa5edb6157b704d86b6228c2c33ee65a0e3057b4147" dmcf-pid="p3vDOH0CsN" dmcf-ptype="general">커다란 콩벌레 같기도 하고, 말랑하고 통통한 젤리 같기도 하고, 언뜻 《미키 17》 속 크리피들을 닮은 듯한 외계 생명체 글로든(레미 에저리)은 '우주의 엘리오' 같은 존재다. 폭군 아버지인 그라이곤의 뜻에 따라 갑옷을 입고 전사가 되어야 하지만, 그러기 싫은 글로든은 금세 엘리오와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이들이 머무르는 커뮤니버스는 총천연색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세계다. 파스텔톤의 바다가 연상되기도 하고, 《코코》(2018)의 사후세계가 떠오르기도 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엘리오가 머물고 싶은 세계, 일원 중 하나로 기꺼이 받아들여지고 싶은 세계다.</p> <p contents-hash="9cb15c97aa16b056590160005763b7a06ad34d5f3d6511dd6448dc13959b48db" dmcf-pid="U0TwIXphwa" dmcf-ptype="general">우주 공간의 설계는 《엘리오》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환상적인 동시에 일말의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동그란 물방울 같은 슈퍼컴퓨터 우우우(셜리 핸더슨)나, 공중에 흘러다니며 엘리오에게 삶의 의미를 설명하고 싶어 하는 만능 사용설명서(밥 피터슨) 같은 조연 캐릭터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대목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커뮤니버스 역시 그라이곤의 위협을 위한 배경이 될 뿐, 하나의 연합 조직으로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끝까지 모호하게 처리된다.</p> <p contents-hash="8c0a48d4fd3c681ccda1eb13521c76d75e0e18107c6afda0ec1a7ee17b0c84b8" dmcf-pid="upyrCZUlOg" dmcf-ptype="general">엘리오를 따라 우주의 경이를 꿈꾸었던 관객이 마주하는 풍경은 살아 숨 쉬는 미지의 공간이라기보다 엘리오와 글로든 또래의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의 그것에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이는 디즈니 픽사의 작품에 거는 높은 수준의 기대에서 비롯된 볼멘소리에 불과하다. 디즈니 픽사의 작품은 언제나 웬만한 애니메이션보다 앞선다.</p> <p contents-hash="9e767028263d66639c7429c36b96ffe3540633f0d65c40da3a6d0e7da02deef6" dmcf-pid="7UWmh5uSDo" dmcf-ptype="general">《엘리오》는 실시간으로 누구나 연결될 수 있는 방대한 우주인 소셜 미디어의 시대, 그러나 해소되지 않은 외로움과 연결에 대한 갈망을 안고 사는 모두를 위해 찾아왔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대신 누군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괜찮다는 메시지 역시 소중하다.</p> <p contents-hash="841df3859964ede4cb38c107c589b06fb874156b999b43f89bc9bacc0850db32" dmcf-pid="zuYsl17vDL" dmcf-ptype="general">"나만 안 하면(갑옷을 입지 않으면) 아빠가 날 미워할 거야"라는 글로든의 고민과 "내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아니면 어떡하지?"라는 엘리오의 고민은 그들을 위해 소중한 것을 내던질 줄 아는 보호자들의 모습 앞에서 무색해진다. 외롭다는 건 사랑받을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각자의 이유로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 우리 모두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 《엘리오》의 우주는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보이저호가 보내온 따뜻한 통신일지도 모른다. </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홍지윤,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소송 승소‥위약금 31억 요구도 기각 06-21 다음 로이킴X이영지, 감성 듀엣부터 찰떡 케미까지(라이브와이어) 06-2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