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통의 미학:유니폼을 꿰뚫다> ‘내부자’ 안세영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작성일 06-23 14 목록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48/2025/06/23/2025062390122_0_20250623121011038.jpg" alt="" /><em class="img_desc">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소회를 밝히는 안세영-TV조선 제공</em></span>#2024년 8월 5일<br><br>파리올림픽 배드민턴에서 28년 만의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파리의 태양'처럼 빛났다. 하지만 영광을 만끽할 순간에 그는 작심한 듯 배드민턴협회를 비판했다.<br><br>"나의 발목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이를 안일하게 여긴 대표팀에 실망했다. 앞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 것 같다. 협회는 모든 걸 막고, 방임한다. 앞으로는 협회 후원의 운동화 말고 내가 원하는 운동화를 신고 싶다. 대표팀 소속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가고 싶다."<br><br>그러고 나서 큰 변화가 생겼다. 정부와 여론의 힘을 동력 삼아 구조의 전환은 진행됐다. 협회장이 바뀌었고, 대표팀 감독도 교체됐다. 안세영을 괴롭혔던 대표팀 내 고루한 선후배 문화까지도 개선되는 추세다. 안세영은 이제 협회의 공식 후원사 브랜드 말고 그가 원하는 운동화를 신을 수도 있게 됐다. 그 덕에 대표팀 내 다른 선수들도 개인적으로 후원사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br><br>#2025년 6월 17일<br><br>'레전드'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배드민턴 대표팀이 박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진천선수촌 훈련을 공개했다. 대표팀은 활기가 넘쳤고, 단내나는 '박주봉표 지옥훈련'은 안세영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br><br>안세영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25시즌 6번 국제대회에 출전해 5번 우승하는 등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며 시즌 최다승(10승)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모든 게 순조롭게,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된 듯하다. <br><br>그런데 우려됐던 일이 벌어졌다. 협회를 공식 후원하던 회사가 협회 대상의 후원금을 상당 부분 줄인 것이다. 간판선수가 해당 브랜드의 상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니, 후원사로서는 당연한 대응이었고 협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br><br>1980년대 스웨덴 경제학자 아사 린드벡, 데니스 스노워가 제안했던 노동경제학의 '내부자?외부자 가설'. 고용시장에서 기득권을 가진 내부자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부자의 진입을 어렵게 만든 결과 실업이나 기회의 불균형이 지속된다는 구조적 문제, 이 구도에서 안세영은 배드민턴계의 내부자다. 그는 실력, 인지도, 팬덤, 미디어 영향력까지 갖췄다. 그의 요구는 체계를 바꾸는 신호탄이었다.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는 측면에서 안세영은 '옳았다'. 세계랭킹 1위의 선수이지만 경제적인 측면, 인간 관계적인 측면 등 어느 하나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나은 게 없다는 불만족의 상황, 당연한 문제 제기였고 이를 개선해야 하는 것도 당연했다.<br><br>하지만 전체가 맞닥뜨린 결과는 예상을 빗나가지 못했다. 함께 타고 있던 버스에서 내부자는 목적지에 훨씬 가까워졌지만, 버스 전체의 연료통은 오히려 줄었고, 외부자(개인 후원을 받지 못하는 대표팀 내 선수들, 대표팀 밖의 선수들)의 목적지 도달은 더 어려워졌다.<br><br>자율성과 공공성 사이의 균형이 요구된다. 선수 개인의 후원을 인정하되, 일정 비율을 협회 공동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법. 인도네시아 등 일부 배드민턴 강국에서 이렇게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간판선수는 개인 후원의 일정 부분을 유망주 육성에 기여하거나, 재능기부 형식으로 시스템에 환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br><br>이제 막 어둠에서 벗어날 분위기인데 그런 얘기 시기상조이니 하지도 말라 선수들도 있지만, 내부자의 권리와 외부자의 기회를 함께 지켜내는 '설계의 미학'은 필요해 보인다. 태양은 빛났지만, 그 태양이 비추지 못한 그늘이 있다면 그 어둠에 대해서도 말해야 한다. 관련자료 이전 과기정통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실증·확산' 사업 본격 착수 06-23 다음 장애인배드민턴대표팀,태국亞선수권서 '금1-은1-동7' 쾌거![장애인체육SNS] 06-2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