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균 지질연 원장 "고준위방폐장 기술지원, 반드시 해야할 임무"

작성일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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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원장이 25일 서울에서 열린 'KIGAM 과학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발표하고 있다. 지질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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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이균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신임 원장이 지질연에서 반드시 수행할 임무로 사용후핵연료 영구 처분장(고준위방폐장) 건설 지원을 꼽았다. 지난해 5월 취항한 물리탐사연구선 탐해 3호 최적화 작업을 통해 탐사 인프라를 강화하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희토류 탐사 등 국가임무에 중점을 둔다.
 권 원장은 25일 서울에서 열린 'KIGAM 과학미디어 아카데미'에서 "방사성 폐기물 처분 부지를 조사·탐사하고 선정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지원은 지질연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분장 부지 선정은 절차가 매우 중요하지만 기준에 대해 섣불리 판단하긴 어렵다"며 "지질연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 기술적 부분에 대해 결정권자들에게 유의미한 자료를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취임한 권 원장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지질연에서 근무한 뒤 국립공주대에서 교수직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CCUS 추진단 초대 단장을 지내는 등 CCUS 분야 전문가다. 
 그는 연구원 주요 사업 계획에 CCUS 관련 내용이 많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CCUS 같은 대형 융복합기술은 지질연 혼자 주도하기보다는 여러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힘을 모아야 하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CCUS 세부 분야 중 이산화탄소 포집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산화탄소의 화학적 전환은 한국화학연구원에 전문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에서 추진한 동해 심해의 가스전 유망구조 '대왕고래' 시추 사업에 대해서는 "당시 지질연이 자문하진 않았지만 국민들이 첫 시추 결과에 많이 실망한 것으로 이해했다"며 "이후 한국 심해 유전이나 가스전 탐사시추를 진행한다면 기술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는 해외 기업이 진행한 물리탐사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동해 심해 7개 유망구조에 가스와 석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착수했지만 올해 2월 대왕고래 첫 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5월 취항한 탐해 3호는 임무 수행과 더불어 장비 튜닝과 자료처리 능력 개선 등 3~4년간 안정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길이 92m, 6800톤급에 달하는 탐해 3호는 준비 단계를 포함하면 약 2000억원이 투자됐다.
 권 원장은 "지질연 근무 당시 11년 동안 탐해 2호를 탔던 선상연구원 출신"이라며 "탐해 3호는 탐해 2호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탐사 능력이 뛰어나 국가 관점에서 소중한 탐사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에서 제시된 북극항로 개척 사업에 대해서는 "탐해 3호도 약간의 쇄빙 기능을 고려해 설계됐다"며 "탐사 능력을 생각하면 탐해 3호도 북극항로 사업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극항로는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이 줄면서 드러난 바닷길로 기존 항로보다 비용이 적게 들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다.
 지질연은 지질 안보, 에너지·자원 안보, 기후변화 안보를 3대 핵심 임무로 설정하고 각 임무에 따른 대형 사업을 추진한다. 복합 재난 안전망, 희토류 가공 핵심장비, 인공지능(AI) 기반의 지하수 인터랙티브맵(AEGIS) 개발이 핵심으로 제시됐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지질연은 전국 지하에 설치된 광케이블 시스템을 접목해 산불, 땅꺼짐(싱크홀), 산사태 같은 재난을 조기에 감지하고 모니터링하는 재난안전망 마련을 추진한다. 연구원 기본 임무인 희토류 탐사를 넘어 추가 사업을 통해 희토류 가공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권 원장은 "한국은 그동안 수자원 관리가 잘돼 국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최근 국내에서 지하수가 충분한 지점에 대한 시추가 거의 끝나고 지하수 탐사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어 수자원 확보가 현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선진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권 원장은 "그동안 연구원이 필요한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해온 것은 아닌가 반성한다"며 "국가 주요 미션은 어려워도 꼭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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