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태양을 마주한 국제우주정거장

작성일 06-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곽노필의 미래창 강력한 흑점 폭발 순간에 포착 “평생 한 번 찍을 수 있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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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6월15일(현지시각) 흑점에서 태양 플레어가 폭발하는 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태양 앞을 지나가고 있다. x.com/AJamesMcCarthy"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28303xofy.jpg" data-org-width="800" dmcf-mid="Zt22AMphH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28303xof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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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5일(현지시각) 흑점에서 태양 플레어가 폭발하는 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태양 앞을 지나가고 있다. x.com/AJamesMcCar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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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한국시각 16일) 태양에서는 ‘태양 플레어’라고 불리는 강력한 흑점 폭발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이날 폭발은 오후 2시25분(한국시각 16일 오전 3시25분)에 M8.4 등급으로 정점을 찍었는데, 이는 가장 강력한 태양 플레어인 X급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다. 이 폭발은 태양 대기 최상층인 코로나에도 영향을 끼쳐 고에너지 입자를 대량으로 내뿜는 코로나 질량 방출(CME) 사건도 유발했다. 이때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들은 18일 전후로 지구에 도달해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 단파 라디오 통신 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태양 플레어란 자기장 밀집 구역인 태양 흑점 근처에서 자기장이 엉키면서 격렬하게 에너지를 방출하는 폭발 현상을 가리킨다. 마치 고무줄을 계속 비틀면 에너지가 쌓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장이 서로 꼬이고 얽히면서 에너지가 뭉쳐 있다가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갑자기 끊어지거나 재배열되면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내뿜는다. 이때 엑스(X)선, 극자외선 등 다양한 파장의 전자기파가 빛의 속도로 방출된다. 이날 태양 플레어가 일어나는 순간 태양 앞을 지나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촬영한 미국의 천체사진작가 앤드류 매카시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이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날 장엄한 태양 플레어가 일어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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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의 원본. 태양 플레어뿐 아니라 태양 가장자리의 불기둥 ‘홍염’도 포착했다. x.com/AJamesMcCarthy"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29617eqib.jpg" data-org-width="800" dmcf-mid="5NTTK1rRG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29617eqi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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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 앞을 통과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의 원본. 태양 플레어뿐 아니라 태양 가장자리의 불기둥 ‘홍염’도 포착했다. x.com/AJamesMcCar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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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통과 시간은 1초도 안돼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찍은 우주정거장의 태양 통과 사진 중 단연 최고라며 “평생 한 번뿐인 사진”이라고 말했다. 사진엔 국제우주정거장 바로 위쪽으로 태양 플레어가 폭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치 거대한 지옥불 구덩이 앞에서 넋을 잃은 작은 잠자리 한 마리를 보는 듯하다. 그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을 통과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사막 한가운데로 차를 몰고 나갔다. 폭염 경보가 발령됐던 당시 카메라에 찍힌 기온은 무려 섭씨 54도였다고 한다. 그는 고온으로 인한 기기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얼음팩으로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열을 식히고 카메라에도 열전 냉각기를 달아 냉각시켰다. 사진 촬영에 사용한 장비는 태양 촬영용 에스피릿 150 망원경과 아폴로-엠 맥스 카메라다. 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장면을 촬영하려면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시속 2만8천km의 속도로 비행하는 우주정거장이 태양을 통과하는 시간은 1초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작가들은 대개 국제우주정거장 추적 웹사이트에서 알려주는 예상 통과 시각에 늦지 않게 촬영 장소에 미리 도착해 촬영 준비를 마친 뒤, 태양 통과 예상 시각 약 1초 전부터 고속 연사 모드로 촬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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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초승달 앞을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x.com/AJamesMcCarthy"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30876bfzv.jpg" data-org-width="800" dmcf-mid="1Vl5P7SgX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6/26/hani/20250626093630876bfz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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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승달 앞을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 x.com/AJamesMcCar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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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지구 문명 매카시는 이 사진에 ‘카르다쇼프의 꿈’이란 제목을 붙였다. 우리 문명이 발전단계 차원에서 보면 초라한 수준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다. 카르다쇼프는 러시아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는 1964년 에너지를 사용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문명의 발전 단계를 구분하는 ‘카르다쇼프 척도’를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문명은 3단계로 발전한다. 1단계는 행성에 있는 에너지만 사용하는 행성문명, 2단계는 태양, 즉 별 에너지를 사용하는 항성문명, 3단계는 은하 에너지를 사용하는 은하문명이다. 카르다쇼프 척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인류 문명은 1단계에도 이르지 못했다. 행성(지구)에 도달하는 모든 태양 에너지를 포함해 지열과 풍력 등을 완전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그는 2023년엔 초승달을 통과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촬영해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우주정거장이 달을 통과하는 시간은 약 0.25초였기 때문에 매우 빠른 속도(5000분의 1초)로 셔터를 눌러 촬영했다. 또 각각 10만장의 사진을 합쳐 완성한 4억화소 태양 사진, 20만장의 사진을 합친 1억7400만화소 달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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