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에 미래를 묻다⑥]융합기술, 미래 개척의 열쇠

작성일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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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지금 돌이켜보아도 혁신적이었던 한 장면이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샌프란시스코 무대 위에서 하나의 기기를 소개했다. 전화, 인터넷, MP3 플레이어가 하나로 통합된 '아이폰(iPhone)'이었다. 당시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터치스크린 기반 스마트폰의 등장은 곧 일상을 뒤바꿨다. 사용자는 다양한 앱을 설치해 개인 맞춤형 기기를 만들 수 있었고, 아이폰은 단순한 휴대전화가 아닌 거대한 정보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우리의 삶은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했고, 전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 사례는 기술 융합이 단순한 기술적 진보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구조와 사회적 생활 방식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파괴적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대한민국 역시 지금, 융합기술의 중요성에 다시금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융합연구 2.0' 전략을 발표하고, 단순한 학제 간 협업을 넘어선 전략적 융합 연구와 체계적 지원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미래사회 대응력 및 시장창출 효과, 이종 기술 간 융합시너지, 도전성과 선제적 대응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융합 연구 분야를 발굴할 예정이다. 지원 방식 또한 변모하고 있다. 과거처럼 자원을 소규모 과제에 분산하기보다는, 파급력 높은 분야에 전략적으로 집중 투자한다. 그 대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AI 휴머노이드다. 휴머노이드는 인공지능, 센서, 로보틱스, 정밀제어, 인간공학 등 다수의 기술이 결합된 융합기술의 전형이다. 고령화에 따른 돌봄 인력 부족, 산업 현장의 위험 작업, 재난 구조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는 이 분야를 '선도 융합 전략 기술'로 지정하고 2040년까지의 일상화를 목표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차세대 피지컬 AI 기반 휴머노이드 미래선점기술 개발 전략'을 통해 2040년 범용 휴머노이드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공통 기반, 한계 돌파, 공백 영역이라는 3대 기술 범주 아래 총 9대 기술혁신과제를 설정했다. 데이터 자율 생성, 센싱 데이터 통합·인지, 실시간 이동 기술 등과 같은 '공통 기반' 기술과 더불어, 피지컬 AI 모델과 피키컬 AI 칩 제어, 정밀 조작 기술 등은 기존 LLM 기반의 인지·판단 기술을 뛰어넘어, 물리적 환경에서 자율적이고 정교한 행동을 가능케 할 '한계 돋파형' 핵심 기술로 제시되었다. 이와 함께 인간-로봇 협업 제어, 자율 군집 로봇 제어 등 아직 본격적인 R&amp;D가 이루어지지 않은 '공백 영역' 기술들도 중점 지원 기술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추진체계 또한, '혁신 프로그램 리더(IPL)' 제도를 기반으로 단계별 실증, 목표 조정, 글로벌 협력까지 이어지는 유연한 연구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고위험 기술에 대해서는 공공이 선제적으로 투자해 기술 패권 확보를 도모하고자 한다. AI 기반 휴머노이드 외에도 디지털 치료제, 메타소재 광학·음향 기술, 자가발전 AI 센서, 극지·극한 환경 스마트 소재 등도 전략적 융합기술 후보군으로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아이폰의 등장을 통해 기술이 어떻게 산업을 넘어 일상과 문화를 변화시키는지 직접 경험했다. 이제는 그 변화를 소비자가 아닌 창조자로서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선도하려면, 융합기술을 국가 미래전략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기술은 혼자 성장하지 않는다. 융합은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 전혀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이야말로 미래를 개척하는 열쇠다. &lt;강종윤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장&gt;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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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강종윤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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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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