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 하던 사람들의 변화, '미지'가 보여준 우리들의 미래 작성일 07-02 6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tvN 미지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GUb4g9HIc"> <p contents-hash="8e75baeeccec5a777c4cac12265c22cc4e95b9606fb3bcc5819ed29ff78daf9c" dmcf-pid="xHuK8a2XEA" dmcf-ptype="general">[이정희 기자]</p> <p contents-hash="886cf04cf3e61309c1f43d81f2e1e79671ef9d13eba5468f92973a92d426fea8" dmcf-pid="ydcml3OJIj" dmcf-ptype="general"><strong>(* 이 글은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021598c92caaa9b61277a5fa086f6c42e1142fd605f323b29f6445b1a13e9638" dmcf-pid="WJksS0IiIN" dmcf-ptype="general">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쌍둥이 자매 유미지, 유미래(박보영의 일인 이역)가 서른 고개를 힘겹게 넘어가는 이야기이다. 나이가 들어보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뭐 그리 처연할까 싶다. 하지만 삶은 늘 당대성이라, 가능성으로 점철되었던 이십 대 청춘을 넘어 서른을 맞이하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무것도 손에 쥔 게 없는 듯한 그 고개만큼 막막한 것이 없을 것이다.</p> <div contents-hash="134782edb19509cbe02fa267e5b88e850ba4f157fc8debbd71be72f277f5b4d8" dmcf-pid="YiEOvpCnOa" dmcf-ptype="general"> <strong>우물 속에 갇힌 사람들</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07f6ce1f52919266d7242a37e2025515a2c631818b3d2b48088eb0b8356ddd38" dmcf-pid="GnDITUhLsg"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2/ohmynews/20250702105700733pvii.jpg" data-org-width="1076" dmcf-mid="6xY1UPFOs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2/ohmynews/20250702105700733pvii.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인생을 바꿔살게 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미지의 서울>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tvN</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0008a61e4ec06b1ed7443858d19f666b3f17a563a7ecd17b53f47d0c76339d8e" dmcf-pid="HJksS0IiDo" dmcf-ptype="general"> 엄마조차도 헷갈리는 일란성 쌍둥이 자매지만 미래와 미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요즘 유행하는 MPTI로 치자면 극 T(사고형)와 극 F(감정형)랄까. 성정만큼이나 두 자매의 인생사도 갈린다. </div> <p contents-hash="5009263a3074f7d32db50ae5ab96faf3ac1bb29db8005cb332510639a3e7ebee" dmcf-pid="XiEOvpCnmL" dmcf-ptype="general">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부모님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던 미래는, 그 보살핌에 보답이라도 하듯 우수한 성적으로 상경한 '공기업' 직원이다. 반면, 부모님의 관심이 햇살처럼 미래에게 향하는 동안 잡초처럼 자라난 미지의 삶은 여전히 '잡초' 인생이다. 한때 촉망받던 육상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꿈을 접은 후 서른의 미지는 고향 두손리에서 할머니를 간병하며 '프로 단기 계약직'을 전전한다.</p> <p contents-hash="0837a1002efce8cf8edcada7d67c43ccde8ed5ba3419f9ce24ca4838b5396dbb" dmcf-pid="ZnDITUhLrn" dmcf-ptype="general">그렇게 달랐던 두 사람의 인생 시계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한약 대신 먹어주기, 결석하는 동생 대신 학교 가기처럼 너무 닮았던 두 사람이 가끔 써먹던 '치트 키'였던 "내가 너로 살게, 너 나로 살아"라는 선택을 다시 한다.</p> <p contents-hash="5531938bb60cd8d877192ec615e92d9e28f9c48c13d5ee0a23df4a1a23ca2201" dmcf-pid="5LwCyuloEi" dmcf-ptype="general">이는 미래를 위한 극약 처방전이었다. 두손리에서는 입신양명한 모범생 미래였다. 하지만 미래는 책상 만이 빼곡하게 정렬된 사무실 앞 자리, 모두의 눈길을 받아내야 하는 '왕따'가 됐다. 그녀의 선의와 고지식함은 하루아침에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처지로 내몰았다. 마치 '심호흡'을 하듯 그런 미래에게 잠시 여유를 주기 위해 대신 미래가 된 미지, 하지만 그 시간은 그저 미래를 대신한 시간이 아니라, 미지 스스로 자신의 우물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p> <p contents-hash="3787c551e95bc75ef39017975eb88bb59c765070b7ea5ce37fb1435f9a21ba87" dmcf-pid="1orhW7SgDJ" dmcf-ptype="general"><미지의 서울>은 홀로 저마다의 삶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을 들여다 본다.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공기업 직원이든, 모두가 부러워하는 변호사든, 그게 아니라면 단기 계약직이든, 낙향한 자산운용사 대표든 모두 저마다의 우물 속에 갇혀 스스로를 부끄러워 하며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다.</p> <p contents-hash="be4b2db8728c5658320dada26d74fff423606807a27bf55c83bab480c3fe90ea" dmcf-pid="tgmlYzvaOd" dmcf-ptype="general">이유는 제각각이다. 어릴 적부터 병치레가 잦았던 미래에게는 늘 가족에게 부채감이 있다. 그 부채감을 노력과 무던함으로 이겨내려고 했다. 엄마의 권유로 도전했던 행시에서 3년 내리 미끄러졌다. 그러기에 '한국금융관리공사'는 그녀에게는 마지못한 훈장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칭찬했지만, 미래에게 자신은 노력으로 채워질 수 없는 보잘것없는 존재였다.</p> <p contents-hash="5bcf1b4e0e6231b098d9588e8b5df6948c487eee4b5ea37ef63df0e59b6722f2" dmcf-pid="FasSGqTNre" dmcf-ptype="general">반면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빛내주던 단거리에서 부상으로 낙마했던 미지는 그로부터 3년간 자신의 방 밖으로 나서지 못했다. 할머니가 쓰러져서 어쩔 수 없이 방문을 열어야 했던 미지, 시간이 흘러 두손리의 '캔디'라 칭해지고, 기꺼이 미래의 역할을 자임하지만, 미지 자신으로 오면 아직도 방문을 닫지 못하듯 여전히 방 안에 웅크리고 있다.</p> <p contents-hash="052752fda5729a467775b11358d97eeda84caa178ea0ca86fc80239316eac405" dmcf-pid="3NOvHByjsR" dmcf-ptype="general">어디 미지와 미래 뿐일까. 미지의 첫사랑 이호수(박진영 분)는 아빠와 함께 가다 당한 사고로 얻게 된 신체적 결함과 본의 아니게 함께 하게 된 의붓 어머니와의 삶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자신을 걸어 잠갔다. 이는 젊은 청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p> <p contents-hash="18bcdabe3d0e3294f86a68e9557da892aeed1dbb311266a09bfb4ca3d3b0637a" dmcf-pid="0jITXbWAwM" dmcf-ptype="general">미래, 미지의 어머니 김옥희 여사(장영남 분)도, 호수를 기른 염분홍 여사(김선영 분)도, 그리고 드라마 속 주요한 변곡점을 제공하는 인물인 김로사 (원미경 분)도 모두 저마다의 우물 속에 들어앉아 세상을 향한 담을 쌓고 있다.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자 한다.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보호하기 위해 들어앉은 우물 속에 웅크리고 앉아 스스로 외로워지고 있다고.</p> <div contents-hash="935fe8c1e863ae567cc99aaf424de114c177bf7062320a67d9f34ba7324a3274" dmcf-pid="pACyZKYcmx" dmcf-ptype="general"> <strong>괜찮아, 져도 돼</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965d721340a6f413869ee96f0220e8c9aa353f1a9bc8cf4439130bbe3c68b46" dmcf-pid="UwTX345rEQ"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2/ohmynews/20250702105701044ystf.jpg" data-org-width="1068" dmcf-mid="PFz2Pjf5E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2/ohmynews/20250702105701044yst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tvN</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9b3da3fffc841e62653666a8d646901de41b55d01f51d87a58db7dd52d7aa4ed" dmcf-pid="uryZ081mOP" dmcf-ptype="general"> 호수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아빠가 호수에게 건넨 말, "살다 보면, 사랑하다 보면, 지는 때가 있을 거야"의 뒷말을 호수는 듣지 못했다. 청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혼란으로 모두를 밀어내는 호수에게 염분홍 여사가 나머지 말을 전한다. </div> <p contents-hash="1582ca6d8310fed52d27a698db0987602a3b01f32eb324774fd96d89144a125b" dmcf-pid="7mW5p6tsm6" dmcf-ptype="general">"사랑이라는 건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지더라도 끝까지 한 편이 되어 주는 거야. 백 번이라도 천 번이라도 옆에서 함께 지는 게 사랑이야."</p> <p contents-hash="e52197f24a97930190c40e0a4dbfea57887109ca15406aa65975543e2b1e1e4a" dmcf-pid="zsY1UPFOs8" dmcf-ptype="general">'진다'는 말은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 아닐까. 미지가 더는 달리기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변호사인 호수가 청력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김로사 여사가 사실은 난독증의 현상월이었을 때처럼 말이다.</p> <p contents-hash="0176bd2eb9c690fc28881199ce8690f865ea938ea84491e19457a93bb71df5dc" dmcf-pid="qOGtuQ3Im4" dmcf-ptype="general">그런데 진다는 건 뭘까, 진다는 건 이긴다는 걸 전제로 성립되는 단어다. 어쩌면 우리는 살아가며 세상의 잣대에 맞춰 이긴다는 결승점을 정해 놓고, 저마다 그 결승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지레 졌다며 자신을 혼자만의 우물 속에 욱여넣으며 외로워지는 건 아닐까.</p> <p contents-hash="061e6321f647961dfcd3458530119e164df3e7fddb0e83d89cee8cc5c5246575" dmcf-pid="BIHF7x0Csf" dmcf-ptype="general">미지는 달리기하지 않는 자신은 쓸모없다며 방안에 자신을 틀어넣었다.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던 호수도 자신이 아니라 미래를 선택했다 믿었다. 무려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미지는 깨닫는다. 10년이 흘러도 여전히 호수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달리기가 아니라도 자신이 꽤 쓸모 있는 사람임을. 애초에 미지에게 달리기는 가족에게, 호수에게 자신을 번듯하게 보이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음을. 아니 그 쓸모 있음의 기준 자체가 얼마나 자의적이었는가를.</p> <p contents-hash="130ffbbabed74448b56918d2bbd9d93d0ddc2cf4f6ed68ce53e447b5d6a43e0d" dmcf-pid="bCX3zMphEV" dmcf-ptype="general">가족이 아니라며 밀어냈던 염분홍 여사는 호수를 찾아와 네가 떠내려가던 나를 살렸다며 호수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호수는 미지를 찾아가 비록 자신은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지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너와 함께하고 싶다고 용기내 말한다.</p> <p contents-hash="0b8d93f8fbfefa18fd1bc521111fb949956bab01d0d103142735ffd9d978e990" dmcf-pid="KhZ0qRUlI2" dmcf-ptype="general">'승자 독식'을 수긍하며 살아가는 시기에 <미지의 서울>은 말한다. 져도 된다고, 지는 게 뭐냐고. 이기든 지든, 그 잣대로부터 자유로워져 보라고. 그리고 지는 자신의 손을 놓지 말라고, 지고 이기는 잣대에 갇혀 사랑하는 이의 손을 놓지 말라고. 기꺼이 당신 스스로 갇힌 그 우물 밖으로 나와 보라고.</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류진, 결혼 후 20년째 母 반찬 얻어먹는 중… '불효자' 취급 당해 07-02 다음 '엑시트' 고희연 수건 받으신 분?…'악마가 이사왔다', 새 수건 이벤트 진행 07-02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