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준 "'오징어 게임' 내 삶을 바꾼 작품, 결말 아쉽지 않아요" [인터뷰 종합]

작성일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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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오징어 게임'으로 제 삶이 완전히 바뀌었죠."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에 출연한 배우 위하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만 기훈(이정재 분)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이병헌),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
 위하준은 3년 전 가면남으로 위장해 형인 프론트맨 인호에게 총을 맞아 가까스로 살아남은 전 경찰 황준호 역을 맡았다. 준호는 더욱 강해진 집념으로 기훈을 만나고 그와 함께 게임의 실체와 형을 만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결말이 공개된 후 시청자들은 시즌2, 3에서 내내 배를 타고 섬을 찾다 결국 아무것도 못 해본 준호의 역할을 두고 '가장 무능력한 인물'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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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위하준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며 "준호 캐릭터를 좋아했다면 준호가 뭔가 더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앞선 인터뷰에서 황동혁 감독은 "처음에는 준호와 용병팀이 결국 섬을 찾아내고 경찰과 함께 기훈을 찾아내고 게임을 끝내는 해피엔딩을 생각했다. 그런데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엔딩을 바꿨다. 그러면서 그들이 먼저 도착하면 안 되는 숙명에 빠졌다. 그래도 도착은 하게 하고 싶었고 인호가 데리고 나간 아이를 준호에게 맡겼다. 준호가 그 장면을 목격하게 하고 싶었다. 그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이다"며 "실망과 비판은 이해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위하준은 "저는 대본을 다 봤기 때문에 감독님이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알고 시작해서 괜찮았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감독님과 여정을 같이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역할이나 결말에 대한) 어떤 기대나 욕심이 전혀 없었고, 이 캐릭터로 수혜를 보겠다는 것도 전혀 없었다. 오히려 시즌1에서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일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 아쉬움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는 준호가 허탈하고 허망한 현실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살아갈 희망이 없는 경우가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공감해 주시면 인물이 짠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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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수색을 하던 준호가 박선장(오달수)의 방해를 이겨내고 제때 섬에 도착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 봤다는 위하준은 "일찍 갔으면 이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가면들과 치열하게 싸우다 죽을지 언정 이기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아니면 시즌2에서 참가자들이 반란을 할 때 그때 용병들이 개입했다면 승산이 있지 않았을까. 그때 개입했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시즌1에서 형사였던 준호가 박선장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는 설정이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위하준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쳤는데 증거불충분으로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하지 않았나. 유일하게 도와준 분이 박선장이었다. 준호 입장에서는 그분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그 부분의 서사가 많이 쌓여있지 않다 보니 보시는 분들께서 '왜 저 사람은 의심 안 하지?' 생각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준호는 형 인호에 의해 명기(임시완)와 준희(조유리)의 아이와 우승 상금 456억 원을 떠안게 됐다. 위하준은 "아마 아이를 잘 키우고 다시 끝까지 인호를 쫓아갔을 것 같다. 저도 미국으로 날아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456억 원은 양육비로 쓸 것 같다. 그러라고 준 거니까"라며 "가장 정의로운 사람이라 준호에게 맡긴 것 같긴 한데 사실 저도 왜 아이를 저한테 맡겼을까 알고 싶다"고 궁금증을 내비쳤다. 
 위하준은 '훗날 아이에게 출생의 비밀을 말하겠냐'는 물음에는 "게임을 절대 모르게 할 거다. 시즌2에서 준호가 기훈에게 인호가 자신의 형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지 않나. 비슷한 이유로 아이에게도 말을 안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아이가 명기를 닮은 못된 성격에 복수를 한다며 미국으로 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극적인 설정에는 "그렇게 살 거면 감방에 넣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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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시즌3 말미에는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등장, 정장 차림으로 미국의 한 골목에서 딱지를 치는 장면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은 '오징어 게임'의 미국판의 서막이자 스포일러라며 열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위하준은 "저 역시 그 장면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깜짝 놀랐다. 어떤 배우가 나오는지 아는 사람이 있었는데 (스포일러를) 알려주지 말라고 한 뒤에 작품이 공개되고 봤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인데 그 역할로 나와서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하준은 '미국이 준호가 가야 할 곳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이 들긴 했다. '내가 갈 곳이 저기구나, 미국이구나, 만나러 가고 싶다'고 느꼈다"면서 "만약 미국 편이 제작되고 제가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좋다"고 답했다. 
 스핀 오프 제작에도 역시 "저 역시 궁금하다. 시청자분들이 원할 것 같고 저도 마음껏 연기해 보고 싶다. 만약 제작만 된다면 감사히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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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 시즌1부터 함께한 위하준은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 개인으로서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우선 배우로서는 내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많아졌다.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생기고 다른 작업들도 많이 하게 돼 해외도 가보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저와 가족 자체의 삶이 변했다. 제가 빛을 보길 기다리는 가족에게 보답하게 됐고,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는 과정 속에서 멘탈적으로 많이 성숙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를 들어 위험한 곳은 안 가려고 하고,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언어적으로 말에 대한 표현을 좋은 단어로 쓰려고 노력한다. 제가 조금 더 빨리 얼굴을 알린 입장에서 함께 연기를 시작한 친구들에게 더 많이 사고 나눠주려고 한다"고 올곧은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뒷바라지해준 가족들에게는 작게나마 자동차와 현금으로 보답했다고 자랑했다. 위하준은 "사실 더 좋은 차를 해드리고 싶었는데 당시 상황이 워낙 안 좋은 차였고 사고로 큰일 날 뻔했던 터라 속상한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바꿔드렸다. 제가 원하는, 편하게 타실 수 있는 차를 선물해 드리고 싶다는 꿈은 아직 못 이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위하준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는 "저의 대표작이자 한 단어로 정의하기 힘든데 데뷔작은 아니지만 초심을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이 잘 되면서 늘 초심을 잃지 말자 다짐을 하고 살았다. 혹시 제가 흔들리거나 초심을 잃은 것 같을 때 상기시키면서 저를 두드릴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지난달 2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공개 첫 주, 단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는 물론, 공개 첫 주 TOP 10 93개국 1위 석권한 넷플릭스 첫 작품으로 기록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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