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공감각의 세계’…빛을 듣는 사람들, 소리를 보는 사람들 작성일 07-06 15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3Pf5sLKr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8b50c977daa21b4030ce1ec831eaba35ddbc89cfd806a486af5aa17e3d8b593d" dmcf-pid="B6caV1Cnw2"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6/khan/20250706080305465msma.jpg" data-org-width="300" dmcf-mid="zdqUla6Fr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6/khan/20250706080305465msm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e6c91673e68cddbb7138d1946acbe1c0b066ce9351eb3133739afa412459a75" dmcf-pid="bPkNfthLD9" dmcf-ptype="general">바이올린의 높은 음을 들으면 푸른 불꽃이 눈 앞에 펼쳐지고, 종소리가 울리면 피부 위로 부드러운 진동이 퍼지는 경험을 상상해 보자. 대부분의 사람에게 청각, 시각, 촉각은 독립적인 감각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이 경계가 모호해지는 놀라운 현상이 있다. 바로 ‘공감각’이다.</p> <p contents-hash="9835f9179c7c043fce011204e8373c8add6427dcd0835ae50e471f1029e9e84e" dmcf-pid="KQEj4FloDK" dmcf-ptype="general">공감각은 한 가지 감각이 다른 감각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현상으로, 전체 사람의 약 4%가 경험한다. 소리를 들으면 색깔이 보이거나, 글자를 보면 맛이 느껴지는 식으로 감각이 얽히는 것이다. 뇌가 청각, 시각, 촉각을 한 무대에서 춤추게 하는 파티 같은 일이 나타난다.</p> <p contents-hash="bac9be36db77431e982dff7859b0cab9a5136a5c61eba138c0d6eff3a532dc57" dmcf-pid="9xDA83Sgmb" dmcf-ptype="general">가장 흔한 형태는 소리와 색상 공감각이다. 스티비 원더나 빌리 조엘 같은 음악가들은 음악을 들을 때 색깔을 본다고 한다. C장조 화음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단조가 보라색으로 반짝이는 세상을 그려내는 셈이다.</p> <p contents-hash="2f927a8711f79e1dfbe325530af9d4fe521c4025b770ad41b191900b8f0f8f2b" dmcf-pid="2Mwc60vasB" dmcf-ptype="general">공감각은 왜 일어날까. 뇌신경학 관점으로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사실 우리의 뇌는 청각 피질, 시각 피질, 피부감각 피질 등 감각별로 전문화된 영역을 가지며, 보통 이 영역들은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공감각자의 뇌에는 이 감각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강한 연결이 존재한다.</p> <p contents-hash="684cbe65a2872123933e3a8fc47b64822db8d179a8d7bfa9011c481dedc62174" dmcf-pid="VRrkPpTNsq" dmcf-ptype="general">200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공감각자들은 소리를 들을 때 청각 피질뿐 아니라 시각 피질도 활성화됐다. 이는 소리파동이 만든 진동이 뇌에서 시각 신호로 번역되는 과정이다. 이러한 교차 활성화는 뇌의 회백질에서 뉴런 간 연결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일어나거나, 백질의 신경섬유 다발이 강화된 결과다.</p> <p contents-hash="c8fde76349ca8f36b485964e8312abac69ec6cc5a24742f09334b2ba5723aafc" dmcf-pid="femEQUyjDz" dmcf-ptype="general">이러한 현상은 주로 발달 과정에서 비롯된다. 유아기에는 뇌의 감각 영역 간 연결이 풍부하지만, 성장하면서 불필요한 연결은 시냅스 가지치기를 통해 정리된다. 하지만 공감각자의 경우에는 이 가지치기가 덜 이루어져 청각과 시각 간 연결이 유지된다고 한다. 약 40%의 공감각은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고 하지만 정확한 유전 메커니즘은 아직 미스터리다.</p> <p contents-hash="3731bc4a4fbea520266d58b5f2b3d38445075c9465de2ba399c7a15c1a60c22e" dmcf-pid="4dsDxuWAs7" dmcf-ptype="general">그런데 흥미롭게도 공감각은 선천적일 뿐만 아니라 후천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약물 사용 후 뇌가 재구성되며 공감각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각 피질이 손상되면 뇌는 청각 신호를 시각 영역으로 잘못 연결할 수 있다. 2009년 인지 뇌과학 분야 학술지에 실린 사례 연구는 뇌졸중 후 소리가 색깔로 보이는 환자를 다루면서 뇌의 적응력을 보여줬다.</p> <p contents-hash="5696c5016bbce396ec782da10096d7817c85f086ded1c021b3c29bbad74f847d" dmcf-pid="8JOwM7Ycmu" dmcf-ptype="general">소리와 색상 공감각은 생생한 시각적 경험을 유발한다. 트럼펫 소리가 붉은 불꽃으로, 새의 지저귐이 녹색 안개로 보일 수 있다. 19세기 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는 음악을 들으며 “좀 더 파랗게 연주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p> <p contents-hash="bc47050453ec6c7d70b1429fc37f2885c0eaadc1e43d71afe19aa72bdf9d6907" dmcf-pid="6iIrRzGkOU" dmcf-ptype="general">공감각은 색깔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소리와 촉각 공감각에서는 소리가 물리적 감각을 유발하기도 한다. 바이올린 소리가 따뜻한 바람처럼, 드럼 비트가 어깨를 두드리는 듯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소리파의 진동이 청각 시스템을 통해 촉각 피질로 전달되는 과정과 관련된다.</p> <p contents-hash="6fd811ab155dd8daf6bd8a56bf979edff8dda91322df4a4c6f8edcab13f06a0e" dmcf-pid="POFZwebYwp" dmcf-ptype="general">의인화 공감각에서는 숫자나 소리가 성격을 띤다. 숫자 ‘7’이 거만한 귀족처럼, 특정 음표가 쾌활한 친구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는 청각 피질과 ‘전전두엽(감정 및 의사결정을 관장하는 뇌 영역)’의 연결을 시사하며, 소리가 감정적 경험과 얽히는 방식을 보여준다.</p> <p contents-hash="d19c8c2477ca0e6d53f16daeaccfa9df14e096b4171cbbed58ef488fe9122b1d" dmcf-pid="QI35rdKGr0" dmcf-ptype="general">미국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우리의 세상은 감각의 한계에 갇혀 있다. 공감각은 그 너머의 창”이라고 했다. 소리를 색깔로, 색깔을 소리로 경험하는 이들에게 세상은 뇌의 창의성을 증명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p> <p contents-hash="2244df67ae50693b9f4dab21c93338098de672345310c255b6ad5b41e4dbfacd" dmcf-pid="xC01mJ9Hw3" dmcf-ptype="general">음악을 들으며 어떤 색깔이나 질감을 떠올려보자. 우리 모두 잠재적 공감각자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감각을 해석하는 기관이며, 감각끼리 서로 소통하고 함께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공감각은 세상을 더욱 다양하게 인식할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p> <p contents-hash="46f5988d787033024939d15f239551db87a0c7785599713d213b9b073e23a64d" dmcf-pid="yfNLKXsdmF" dmcf-ptype="general">최복경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시민과학풀씨]③ 야생의 노린재는 어떤 냄새가 날까 07-06 다음 ‘Mr.100’ 조코비치, 윔블던 통산 100승 고지…단식 16강 진출 07-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