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동네를 떠나야 하는 극단, 그리고 두 여인 작성일 07-06 2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16] 영화 새들이></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1kJ8HwJqOJ"> <p contents-hash="e8515dd2cefca45f06cb13ffbe13ffcb43c981696a197decba0e62670826100a" dmcf-pid="tEi6XriBrd" dmcf-ptype="general">[조영준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c085bcd4fd934a0e17f8d6485180177382a2882881108c740e8025cdc1e41cf" dmcf-pid="FIjd0lj4Ie"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3325ryrt.jpg" data-org-width="1200" dmcf-mid="PsCMtIg2s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3325ryrt.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47f7c427aaa4ac720283cc6ac49d459b8d16f69627b5d5bd65782d3f285a91d4" dmcf-pid="3CAJpSA8DR" dmcf-ptype="general"> <strong>(*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 </div> <p contents-hash="c3b28927b6303f55858441cf3a6e1ad623706014a56590712a79d3409388637b" dmcf-pid="0hciUvc6rM" dmcf-ptype="general">01.<br>남조(오지후 분)와 진주(손예원 분)가 오래된 동네의 언덕을 오른다. 재개발을 위한 빠른 이주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골목마다 걸려있는 곳. 아직 떠날 곳을 찾지 못해 머물고 있는 사람들의 흔적도 함께 보이는 묘한 동네다. 연인인 두 사람은 조금 다른 마음으로 언덕을 오르고 있다. 이 공간에서 머물렀던 적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남조는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진주는 곧 그런 그에게 꺼낼 놀랄만한 소식에 조금 상기된 모습이다. 이들은 골목 어귀에서 까마귀 가면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한 사람은 알고, 또 한 사람은 알지 못하는 물건이다.</p> <p contents-hash="151ba24da36b285d3b744fe3658216fee7eb66ee19c8d1168c2019c576d294dd" dmcf-pid="plknuTkPDx" dmcf-ptype="general">"우리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p> <p contents-hash="fefa9c30cd430fc10a90d252cb8ac994a91ccad964bb25a540e4aa4c41917aeb" dmcf-pid="USEL7yEQOQ" dmcf-ptype="general">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은 공간과 시간의 여러 면이 혼재하고 교차하며 기묘한 감각을 형성해 내는 작품이다. 정확히 구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서로의 막을 파고들며 침범하는 시공간의 자리는 이 이야기가 정확히 어떤 시점에, 또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없도록 유도한다. 주체가 되는 두 대상은 언덕을 오르는 커플 남조와 진주, 그리고 언덕 위에서 살며 마지막까지 공연을 이어가는 까마귀 형제다. 이들에게는 재개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공통으로 주어진다. 이들을 교차하며 비치는 영화는 공통된 주제가 각자의 시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여주며 양면의 이야기를 모두 꺼내고자 한다.</p> <p contents-hash="c7c05b1249958875d108228b57483b4f3723b7a8c3e47322c0f8bbcefd685a21" dmcf-pid="uvDozWDxsP" dmcf-ptype="general">02.<br>이 작품은 큰 주제에서 작은 주제로 단계적으로 파고들어 가며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주어지는 것은 마을의 재개발이다. 남조와 진주, 까마귀 극단이 존재하는 양쪽의 공간에서 재개발은 중요한 소재로 다루어진다.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쪽은 아무래도 극단의 구성원들이다. 극단의 형제들은 철거를 위한 이주 통보를 받고도 거처를 옮기지 않아 건축물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는 최종 통보를 받기에 이른다. 이들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공연을 이어가며 언덕을 지키기로 했다.</p> <p contents-hash="89964c7b59a8db8655f59117b374e2c4b0a9083da72fb5db9115ed1ca1802853" dmcf-pid="7TwgqYwMO6" dmcf-ptype="general">한편, 남조는 진주가 이 동네를 오르고 싶다고 해서 동행한 눈치다. 진주는 언덕을 올라 그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남조 역시 지금 이 동네에 머물고 있지는 않다. 골목에서 발견한 까마귀 가면을 보고 불편해 보이는 것은, 그런 그가 영화의 또 다른 시퀀스에 해당하는 극단의 일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듯 보여서다. 진주는 그런 남조에게 자신에게 기대도 된다며, 또 날개를 달아주겠다며 이 동네에 다시 지어질 재개발 아파트에서 함께 살자는 제안을 건넨다. 두 번 다시 없을 고마운 마음이다.</p> <div contents-hash="e032dec7a8aaff35acf07815a215af0bc588246af5a6a958931ee890c101a0a7" dmcf-pid="zAefYEe7r8" dmcf-ptype="general"> 서로 다른 두 시퀀스에서 재개발이라는 소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더 예민하게 여겨지는 지점이 하나 더 있다. 두 상황의 시점이 사뭇 달라 보인다는 점이다. 여전히 언덕에 머물며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듯한 극단이 존재하는 현재와 상대적으로 벗어나 있는 듯 보이는 커플이 놓인 과거다. 하지만 영화는 두 장면에 정확한 시점을 부여하지 않은 채로 대등한 타임라인 위에서 교차하며 보여주는 듯한 편집을 선택한다. 여기다. 반복되던 두 신의 세트(Set)가 서로의 시퀀스를 침범하기 시작하며 묘한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자리.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fc172dcb834b7f9384e810365a7f900c0457108ca0d4e26934a2857949485b1" dmcf-pid="qcd4GDdzO4"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4608asxw.jpg" data-org-width="1200" dmcf-mid="Xz7OxuWAO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4608asx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8b5118496e851610f76fabe4dd49482b834e1bfde8ca325947fde0da20a9bc2a" dmcf-pid="BkJ8HwJqEf" dmcf-ptype="general"> 03. <br>"가끔 생각은 해.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 언덕에서 계속 살았다면 나는 과연 행복했을까? 그런 생각." </div> <p contents-hash="b88a2127cbf259101eefec4e97e3d558099af497605d758fefb9dc87c48824ac" dmcf-pid="bEi6XriBsV" dmcf-ptype="general">다시 말하면, 이 영화는 정확한 의미로는 현재와 과거가 아니라 이상과 현실이라는 차이 위에서 두 장면으로 나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와 과거의 구분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보다 불분명해서다.) 이는 재개발 하위 단계에 놓여 있는 두 소재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음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몸부림을 그만두지 않으려고 하는 이상의 극단. 꿈만 좇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싶지 않기에 일찌감치 언덕을 떠나 땅에 뿌리 내리고 사람답게 살기를 선택한 남조. 이렇게 두 면(面)이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게 양단하듯 어느 한쪽으로만 나눠 살아갈 수 없다.</p> <p contents-hash="e1fba6abf6dad5a4a4d4189a673cf637eba2f08f8a8f44556e8ca350bbfc61f5" dmcf-pid="KDnPZmnbI2" dmcf-ptype="general">다만 두 시퀀스를 각각 떼어놓고 보아도 현실의 일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어느 쪽도 무결하게 구상된 이야기가 아니어서다. 극단의 형제들이 까마귀 오 계명을 하나씩 말하는 장면에서 다섯 번째 구절은 공백으로 남는다. 현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을 떠난 구성원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한 지점이다. 반대로 자신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함께 살자는 진주는 남조에게 가장 완벽한 이상이 된다. 양쪽 모두는 그래서 그 자리를 쉽게 대신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양쪽 모두가 무결하지 않다는 뜻은, 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의 두 면이 서로 공존할 때 하나가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p> <p contents-hash="8cf7c6eafc4d072aa8f1c672f1e05234f97c350d18eb445dd5961cd88ce9d871" dmcf-pid="9wLQ5sLKO9" dmcf-ptype="general">04.<br>"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단지 남들과 똑같아 보인다는 착각은 아닐까? 어째서 내게는 더 큰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p> <p contents-hash="305892d626f850f97ed1f95058f88fb1ab036ae4f22851fb7f0284bd5db5be24" dmcf-pid="2rox1Oo9rK" dmcf-ptype="general">시점으로도 의미적으로도 서로 분리된 줄 알았던 두 시퀀스는 남조와 진주 커플이 까마귀 극단을 현재의 시점에서 만나게 되면서 하나가 된다. 그동안 느껴왔던 묘한 이질감의 원인이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커플 속 남조와 극단의 조나단(극단의 단장처럼 여겨지는 인물의 배역)이라는 두 배역을 오지후 배우가 1인 2역으로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스크린 외부의 사실은 이전의 장면들에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두 이야기의 시점과 선후관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동일 인물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는 점에서 단언할 수 없었을 뿐이다.</p> <div contents-hash="9b4ffd824b50957dce92f238df2bfd7747e46077336f05ae0c5bcc8eb92a8fa5" dmcf-pid="VmgMtIg2sb" dmcf-ptype="general"> 의도된 연출과 설정인지까지는 알 수 없으나, 보기 드문 경우다. 영화 외부의 사실이 내부의 연결과 해석에 영향을 끼치는 일. 그리고 이 지점으로 인해서 영화의 모호했던 많은 부분이 인정된다. 서로의 시퀀스를 침범하며 반복되던 신(Scene)의 세트도, 시점이 아닌 다른 축을 기점으로 나뉘어져 있던 영화의 두 면도, 심지어는 양쪽 모두에서 의뭉스럽게 제거되어 있던 한 조각의 퍼즐까지도 말이다. 영화가 마지막까지 하나의 주제에 대한 양면의 이미지를, 어느 하나 고르지 않고 모두 선택해 나아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나 마음이 가볍다던 말과 남들과 똑같아 보인다는 착각일지도 모른다며 더 큰 불안과 두려움처럼 보인다는 말이 마지막까지 맞서고 있는 것처럼.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e4f81bff7c6fa0f6e507f5bae9dc0b3db9da706d9d993574b18d15ee0eab3445" dmcf-pid="fNM2ycMUsB"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5909obra.jpg" data-org-width="1200" dmcf-mid="5y2Usi2XI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06/ohmynews/20250706094205909obr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인디그라운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ba0dfe1b80aa9034143a72026bcbed35aeb681cb4e145bce5e80aa5cb0f083e2" dmcf-pid="4jRVWkRuOq" dmcf-ptype="general"> 05. <br>'언덕 위에 사는 까마귀 형제들은 재개발로 인해 극단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철거가 코앞이지만, 형제들은 마지막까지 공연을 하며 이 언덕을 지키기로 한다. 한편, 한 커플이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있다'는 영화 <새들이 사는 마을>의 공식적인 시놉시스에 해당한다. 여기 쓰인 세 문장만으로는 픽션, 하나의 단순한 극처럼 여겨질 이야기 하나가 몇 가지 장치로 인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div> <p contents-hash="0e792343aaa3aafa76ee97a95a8a6626e83adcbc39856c01c03921219cc99135" dmcf-pid="8AefYEe7Dz" dmcf-ptype="general">단일한 설명을 위해 이 글에서는 하나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이어 썼지만, 각각의 시퀀스를 어떤 시점에 위치시키느냐, 여기에서 제시한 축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두 이야기를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른 해석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에 언급했던 두 인물의 공통된 자리에 대한 해석 역시 프리즘의 어떤 위치에 비추느냐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를 재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같은 장면으로 여러 해석의 갈래를 유영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분명한 장점이 된다.</p> <p contents-hash="a8e5717f0b20f887a980cad738db2395aa878f764fef09d07cfe653adf2132cf" dmcf-pid="6cd4GDdzs7" dmcf-ptype="general">이제 언덕을 내려가는 연인의 뒤를 쫓는 카메라가 힘없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남조. 지금 무엇이 흔들리고 있는 것인지 들여다보는 것이 영화의 마지막일 것이다. 내게는 오히려 흔들리는 존재가 이 이야기에는 더 알맞은 형태인 것만 같다. 떠나야 하는 자리를 떠나지 않는 사람과 떠나고 싶지 않았던 자리를 떠난 사람 모두에게는 그렇지 않을까. 진주는 한 번도 언덕을 돌아보지 않았다. 자신의 고백을 받아줄 것이라 믿는 남조를 바라보며 환하게 한번 웃을 뿐.</p> <p contents-hash="07ff368a8c6112db211949e8a4d2d332648add8e59cafe570c5929788735e755" dmcf-pid="PkJ8HwJqIu"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유통 배급 환경 개선을 위해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설립한 인디그라운드는 2025년 3월부터 총 18개의 큐레이션을 통해 ‘2024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90편(장편 22편, 단편 68편)을 소개/상영할 예정입니다. 아홉 번째 큐레이션인 '도시를 확대하면'은 7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보름간 인디그라운드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가입 후 무료로 시청 가능합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오상욱 선수생활 탄탄대로 아니었다 “비싼 장비 탓에‥형 덕에 성장”(백반기행) 07-06 다음 '불꽃야구' 김성근, 드디어 신재영 호출…"저 던지라고요?"→접근 금지 처분 07-0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