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도 걱정하는 中 AI 굴기… 중동·동남아 장악해 美 견제

작성일 07-0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2030년 AI 대국 노리는 中… 美 수출 제한도 역부족 미·중 AI 패권 경쟁 ‘선진국vs신흥국’ 구도로 심화 “한국형 소버린 AI, 글로벌 확장 없이는 한계 봉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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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 달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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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자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하면서 미국 AI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AI 산업을 1000억달러(약 136조원)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로 딥시크, 즈푸AI, 마누스AI 등 유망 AI 스타트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이 AI 굴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중 AI 패권 경쟁이 ‘선진국vs신흥국’ 구도로 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오픈AI “즈푸AI, 신흥국서 빠르게 세력 확장” 경고
 7일 AI 업계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최근 게시한 블로그에서 중국 공산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즈푸AI가 신흥국에서 정부 AI 공급 계약을 따내고 있다면서 견제 대상으로 지목했다. 북미·유럽·동북아(중국 제외) 지역 국가는 오픈AI,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중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는 중국산 AI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오픈AI는 즈푸AI가 ‘중국판 오픈AI’를 표방하며 글로벌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칭화대 컴퓨터공학부 출신 연구진이 2019년 설립한 즈푸AI는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지방 정부와 관련 투자기관들로부터 총 14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지난주에도 상하이 기반 푸동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1억37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는 등 연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막판 자금 조달에 힘쓰고 있다. 장펑 즈푸AI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산 LLM 발전을 주도하는 동시에 중국의 AI 역량을 세계 시장에서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즈푸AI는 중동, 아프리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사무실을 두고 현지 정부와 국영 기업에 중국 화웨이와 협력해 만든 전용 하드웨어와 소버린(주권) LLM 인프라 등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공동 혁신 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초 저비용·고성능 AI 추론 모델 R1을 공개해 AI 업계에 충격을 준 딥시크도 중국 정부의 ‘디지털 실크로드’ 전략에 발맞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주요 데이터센터에 딥시크 모델을 적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딥시크, 즈푸AI와 함께 ‘중국 AI 6대 호랑이’로 꼽히는 문샷AI, 바이촨AI, 미니맥스 등도 중국이 미국에 대적하는 중국판 AI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 AI 기업들이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개발한 AI 모델의 확장에 나섰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성능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도 엔비디아, AMD, ARM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AI 모델 큐원(Qwen)을 자사 AI 생태계에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최근 큐원 2.5에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해 한국어 특화 LLM ‘에이닷 엑스 4.0’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중국 AI 기업들이 오픈소스와 비교적 저렴한 비용 등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두는 자사 AI 모델 ‘어니’, 화웨이는 ‘팡구’를 이달부터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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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 로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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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자 많이 확보하는 AI가 우위 점할 것”
 오픈AI가 중국 AI 스타트업의 성장을 우려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이유는 자칫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선두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도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처럼 다수의 사용자를 먼저 빠르게 확보한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기에 수월하다고 보고 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은 최근 미 상원 청문회에서 “AI 경쟁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요인은 전 세계에서 어떤 기술이 더 널리 채택되는지 여부인 만큼, 도입률이 빠른 쪽이 장기적으로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이 실용주의에 중점을 둔 AI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어 미국 AI 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스미스 사장은 전 세계 통신장비 매출 비중이 31%에 육박하는 화웨이를 예시로 들면서 “화웨이와 5G(5세대 이동통신)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먼저 자리를 차지한 자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 AI: 잠자는 거인이 깨어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은 자국 AI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장기 전략을 체계적으로 실행해왔다”며 “학문적 연구 기반, 혁신적 방법론, 방대한 데이터, 인재,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이 중국을 AI 강국으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AI 투자수익률(ROI)이 2030년이면 52%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 AI 개발을 저해하는 장벽이 될 수는 있지만, 중국의 AI 진전 자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방·안보 싱크탱크 랜드(RAND)는 중국이 AI를 국가의 경제 발전과 군사 역량 강화 수단으로 보고, 보다 실용적인 산업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명 ‘AI+’ 전략으로, 의료·제조업·농업 등 다양한 산업을 AI로 고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랜드는 “반면 미국에서는 AI 정책 담론이 종종 ‘범용 인공지능(AGI) 경쟁’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만 주력하기도 한다”고 했다.
 미·중 AI 패권 경쟁이 ‘선진국 대 신흥국’ 구도로 가열되는 동안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한국형 소버린 AI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국산 기술 기반의 독자적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확장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AI 기술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고 개발한 AI 모델로 수익을 내려면 오픈소스 기반 글로벌 서비스를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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