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아일랜드 밴드 신 리지 명반 '검은 장미' [B메이저 - AZ 록 여행기] 작성일 07-10 3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B메이저 - AZ 록 여행기] 게리 무어 등의 트윈 기타가 작렬하는 헤비메탈 이단아들의 질주</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Y9jto41IK"> <p contents-hash="8b5fbe1f657f41a8ffb58747c80178a13e481e4b2a74bfe5d4ab4626160cddcd" dmcf-pid="4tPr7kRuEb" dmcf-ptype="general">[최우규 기자]</p> <p contents-hash="f08242485f1dd1b2aa864fa8422dfa4f49a8f60fd2d73ac71fdd698531b0fbd1" dmcf-pid="8FQmzEe7EB" dmcf-ptype="general">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분출하던 고등학생 시절, 무서울 게 없었다(고 생각했다). 세상과 맞짱 떠도 이길 자신감이 충천했다. 학생 주임 선생님의 몽둥이만 잘 피하면, 하루하루가 위대한 승리였다.</p> <p contents-hash="f7bd966ad757a0c45ebb6b15102ba03bb9d3663b88940dab73d4d2f5488719fe" dmcf-pid="63xsqDdzwq" dmcf-ptype="general">하나, 오호 애재(哀哉)라! 아무리 노력해도 패배만 하는 전장(戰場)이 있다. '수학 정석', '성문종합영어'와의 1대 1 매치다. 코밑 수염이 거뭇거뭇한 머스마들은 그 열패감을 날릴 방법을 찾곤 했다.</p> <p contents-hash="6c391fe11446624f5c88d57237e9742e12c7982fddff634976869f9c51dd278b" dmcf-pid="P0MOBwJqrz" dmcf-ptype="general">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는 법. 너도나도 숨 쉴 구멍을 찾아냈다. 제일 만만한 것은 몸의 대화. 수업 종료 종이 울리면 운동장으로 달려가 축구와 농구, 판정 시비와 주먹다짐으로 야생 에너지를 분출했다. 모범생들은 공부 삼매경에서 낙을 찾았다. 어떤 녀석은 교회 활동을 열심히 했고, 누구는 문예반에 들어가 선생님 몰래 술과 담배를 끽(喫)했다. 밴드부에서 '줄빠따'를 경험하는 선수들도 있었다.</p> <p contents-hash="8766a1d4dfbcd216fa07cba8a28488a33088211173cd2d89246123f6d2e5ce84" dmcf-pid="QpRIbriBs7" dmcf-ptype="general">'이상한 음악' 찾는 극소수도 있었다. 딥 퍼플(Deep Purple),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퀸(Queen),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를 들으며, 빌보드 핫 100 듣는 녀석들을 깔보던 때다. 장정일 소설 <아담이 눈뜰 때> 주인공 같은 삶이다. 물론 대부분 소설 속 주인공 같은 극한의 일탈(19금에 스포일러니, 직접 확인하시라)까지는 안 갔다. 용돈, 생일과 설 때 받은 돈을 모아 음반을 사는 처지였다. 나는 그런 극소수와 빌보드 차트 노래를 듣는 녀석들의 중간쯤이었다.</p> <p contents-hash="443ff494c6c2d7f4bd4d12064447a1612482e0348f20dbc3ba92ee6591306bdf" dmcf-pid="xUeCKmnbDu" dmcf-ptype="general">어느 방학 때였는지, 라디오에서 듣도 보도 못했던 곡이 흘러나왔다. '강병철과 삼태기'처럼 민요를 록으로 바꾼 희한한 노래였다. 그런데 보컬과 기타 솔로가 가슴을 때렸다. '수학 정석'과 전투에서 패하면서 꽉 막힌 가슴을 그 노래가 뻥 뚫어버렸다. 아일랜드 밴드 신 리지(Thin Lizzy)와 만난 날이다.</p> <p contents-hash="d63b3a591e5ed5f8d773a8e761b0b99c609deed737a51c6367206197440ca37e" dmcf-pid="yAGfmK5rmU" dmcf-ptype="general">'헤비메탈 밴드', 은하계 별만큼이나 많다. 그럼, 왜, 굳이 신 리지를 들어야 하나.</p> <p contents-hash="0f4095cc9b3ebffa99eedbb1c8a6cabfaa9f0c37099d576e30ba865174fec343" dmcf-pid="WcH4s91mmp" dmcf-ptype="general">정답은, '신 리지'이기 때문이다. 좋은 밴드는 정체성이 강하다. 딱 들으면 "아, 이 밴드"라고 할만큼. 그게 없으면 카피 밴드에 불과하다. 신 리지는, 앞서 거론한 유명한 밴드와 다른, 고유 색채와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다.</p> <p contents-hash="36e2477c1c6a1bb958952b77baa49f85c266a955383a461910e91d132a5297d2" dmcf-pid="YQwFiZOJI0" dmcf-ptype="general">세 가지를 들고 싶다. 첫째, 베이스와 보컬 담당 필 라이놋(Phil Lynott)의 노래다.</p> <p contents-hash="21c21932852be58ed361765d37fce9deb641963a02cf0bdad210dad65872235e" dmcf-pid="Gxr3n5Iim3" dmcf-ptype="general">헤비메탈 밴드 보컬리스트는 대부분 날카롭고 쏘아 올리는 목소리를 가졌다. 딥 퍼플과 레인보우(Rainbow) 프런트 맨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 브루스 디킨슨(Bruce Dickinson)과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 롭 해포드(Rob Halford,)가 대표적이다. 왜? 그게 헤비메탈이니까.</p> <p contents-hash="610ed1f0661849d1c74a9f875a50e61388dd40d87ac7c21b542e41daa460da4b" dmcf-pid="HMm0L1CnOF" dmcf-ptype="general">이단아는 늘 나온다. 날카롭고 숨차게 빠른 연주에 솔풀(soulful)한 목소리를 싣는 이들이다. 딥 퍼플 데이비드 커버데일(David Coverdale), 반 헬렌(Van Halen) 데이비드 리 로스( David Lee Roth)가 그랬다. 신 리지는 필 라이놋은 솔풀 보컬로 일관했다. 헤비한 곡에서도 라이놋은 두텁고 우울하면서 억누르는 듯한 소리를 낸다. 기묘한 부조화가 노래에 다양성이라는 향유를 부었다.</p> <p contents-hash="287a7576631f7b5479e8276494724efb31f3732dcffc83e2009a83512066b7af" dmcf-pid="XRspothLwt" dmcf-ptype="general">두 번째, 기타 사관학교로서 신 리지다. 신 리지는 라이놋의 독재 국가였다. 잘난 기타리스트는 버티지 못했다. 그래서 들락날락했다. 가장 오래 버틴 이가 브라이언 로버트슨(Brian Robertson)이다.</p> <p contents-hash="2b29d6f8080d9dc63b2ed897e279db8be3ffa93abe88992c4267c02b192e8d28" dmcf-pid="ZeOUgFloI1" dmcf-ptype="general">대신 좋은 기타리스트들이 거쳐 갔다. 아일랜드가 낳은 위대한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Gary Moore), 화이트스네이크(Whitesnake), 타이거스 오브 판 탕(Tygers of Pan Tang)에 몸담은 존 사이크스(John Sykes),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음반 녹음과 공연에 참여한 스노위 화이트(Snowy White), 데프 레퍼드(Def Leppard)와 디오(Dio)에서 활약한 비비안 캠벨(Vivian Campbell) 등. 신 리지 음반들을 죽 들으면 이들의 족적을 확인할 수 있다. 신 리지는 1974년 이후 트윈 기타 체제로, 살벌한 기타 연주를 들려준다.</p> <p contents-hash="5c382927251860d392ebb466e76d080788fec99d04b72a6e6246d96d8a3e2239" dmcf-pid="5dIua3Sgs5" dmcf-ptype="general">세 번째, 메탈 밴드로 드물게 켈틱 문화와 현대 아일랜드 풍취를 품고 있다. 특히 필 라이놋의 정신이 녹아 있다. 영국 주류와 다른 아일랜드 색채, 백인이 아닌 흑인 메탈 밴드 가수라는 비주류성이 음악 전반에 흐른다. 라이놋 아버지는 가이아나 출신 유색인이다. 어쩌면 주류에서 벗어난 존재가 신 리지에 다른 밴드들과 구분되는 색채를 불어넣은 듯하다.</p> <p contents-hash="e607d2d63730259044aa05d649de1ea849d9c0006f60a1b2aa1b1ad5fa035d05" dmcf-pid="1JC7N0vamZ" dmcf-ptype="general">1969년 결성된 신 리지는 1971년 데뷔 음반 <신 리지>를 냈다. 밴드 이름은 1930년 대 만화 캐릭터 'Tin Lizzie'에서 따왔다. 국내에서는 1974년 <나이트라이프(Nightlife)> 음반에 실린 '스틸 인 러브 위드 유(Still in Love with You)'가 가장 많이 전파를 탄 듯하다.</p> <div contents-hash="6e715942c54892f1b64dc518c0215c24d80c34645c085ccf729d92101404e5e1" dmcf-pid="tihzjpTNrX" dmcf-ptype="general"> 남성 호르몬이 분출하던 고등학교 때 내가 접한 음반은 <블랙 로즈 : 어 록 레전드(Black Rose: A Rock Legend)>다. 1979년 발매됐다. 토니 비스콘티(Toni Visconti)라는 걸출한 프로듀서가 함께 한 이들의 마지막 음반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486357248f3aa0533c13dedc36dbebbf4bbd1727172f1cb6a2e17b47b975874" dmcf-pid="F6E1dHmeOH"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0/ohmynews/20250710143305683ujtk.jpg" data-org-width="1280" dmcf-mid="VugW6SA8E9"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0/ohmynews/20250710143305683ujtk.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Thin Lizzy Black Rose</strong> Thin Lizzy가 1979년 발매한 음반</td> </tr> <tr> <td align="left">ⓒ 최우규</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048ca8306101c463f252756b3e1cd5a031828a008c2c75e580485326ac17165d" dmcf-pid="3PDtJXsdmG" dmcf-ptype="general"> 펑키한 '두 애니싱 유 원트 투(Do Anything You Want To)', 말랑한 팝 '웨이팅 포 언 알리바이(Waiting for an Alibi)', 라이놋이 갓 태어난 딸에 헌정한 곡 '새라(Sarah)'가 수록돼 있다. 삶의 간난신고를 노래했던 라이놋은 이 음반에도 '터피스트 스트리트 인 타운(Toughest Street in Town)'과 '갓 투 기브 잇 업(Got to Give It Up)'도 담겨있다. </div> <p contents-hash="c9743edcae460f2bdec2729deeb6f8222e17931a9ff828759d67d28ca938d07a" dmcf-pid="0QwFiZOJOY" dmcf-ptype="general">가장 좋아하는 곡은 B면 마지막 곡 '로이신 더브(블랙 로즈) : 어 록 레젠드(Roisin Dubh, Black Rose : A Rock Legend)'다. 로이신 더브는 아일랜드 말로 '검은 장미'를 뜻한다. 정치적 민요이기도 하다.</p> <p contents-hash="b4bc696fdfb45133b3c79cca4cd1f1e2a47bf95ff0dac1d283895ff2c96e8276" dmcf-pid="pxr3n5IiwW" dmcf-ptype="general">이 한 곡에 '쉐난도(Shenandoh), 윌 유 고 라시 고(Will You Go Lassy Go), 대니 보이(Danny Boy), 더 메이슨스 에이프런(The Mason's Apron)' 등 민요와 로컬 송 테마를 엮어 놓았다. 후반부 게리 무어와 브라이언 로버트슨 두 명의 기타 연주자가 뿜어내는 솔로와 유니즌 플레이는 록 키즈의 혼을 쏙 빼놓는다.</p> <p contents-hash="8d1bf005414587260010c44770495afb555c7de263463310418a2c31800bde18" dmcf-pid="UMm0L1CnEy" dmcf-ptype="general">신 리지는 이후 기타리스트를 교체해가며 정규 음반을 4장 더 낸다. '갓 투 기브 잇 업' 가사의 비극이 실현됐다. 1986년 라이놋이 숨졌다. 36세, 약물 중독 합병증이 사인이었다. 다른 멤버들은 신 리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 나가지만, 라이놋을 기리기 위해 새로운 곡들로만 구성된 음반을 내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신 리지는 필 라이놋의 것이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8f91b5a365d48baeac1983a6ebf25a999145c60b630976903efb7ea5a0ee0457" dmcf-pid="uRspothLmT"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제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영지도 당했다…"내 라부부 '짝퉁'이래" 07-10 다음 오상진·김소영 부부, 한남 빌딩 매각...시세차익만 36억원 07-1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