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안세영 사태 풀며 한국 배드민턴 정상화 이끄는 동분서주 김동문 회장 작성일 07-10 8 목록 <div><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7/10/0000011184_001_20250710164813262.jpg" alt="" /><em class="img_desc">올림픽 2관왕 출신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이 전북 익산에서 열리고 있는 대통령기 전국 종별선수권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김종석</em></span><br><br></div>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의 지난 몇 달을 되돌아보면 ‘동분서주’라는 사자성어가 딱 맞을 것 같습니다. 2월 회장 취임 후 격랑에 휩싸인 협회 정상화를 위해 말 그대로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녔기 때문입니다. <br> <br>김 회장이 몸담은 전북 익산시 원광대에서 배드민턴협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송파구까지 거리는 약 200㎞ 정도 됩니다. 김 회장은 지난 1학기 동안 익산 캠퍼스에서 1주일에 9시간 대학원 과목 2개, 학부 과목 2개를 강의하면서 서울에서 협회 업무를 보는 일정을 반복했습니다. “익산에서 수서를 왕복하는 SRT 고속철 열차를 서울 지하철 출퇴근하듯 이용했습니다. 급하면 직접 차를 몰고 다녔죠.”<br> <br>10일에도 김 회장은 전날까지 서울에서 협회 일을 보다가 이날 오전 익산에서 열린 2025 대통령기 전국 종별선수권대회를 참관했습니다. <br> <br>전임 집행부의 그릇된 운영 탓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까지 받으며 자칫 관리단체로 전락할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 직후 나온 안세영 돌출 발언의 후폭풍으로 대표선수 개별 스폰서 허용에 따른 협회 후원금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기도 했습니다.<br> <br>산적한 현안과 마주한 김동문 회장은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를 하나둘 풀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대표선수들의 숙원인 개인 스폰서를 허용해 라켓, 신발, 보호대 등은 개별적으로 용품업체와 계약하게 됐습니다. 안세영은 요넥스와 4년 100억 원의 조건으로 계약을 마쳤습니다. 서승재와 김원호도 요넥스 후원을 받게 됐습니다. 다른 대표선수들도 리닝, 빅터 등 용품업체와 잇따라 사인을 했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복식 간판선수 채유정은 개별 계약을 한 빅터의 라켓을 쓰고 있지만 유니폼은 소속팀 인천공항 후원사인 요넥스를 입고 있었습니다.<br> <br>김동문 회장은 “대표팀 선수는 1, 2진 모두 개별 계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선배 세대에 비해 큰 혜택을 받게 된 만큼 철저한 자기 관리뿐 아니라 주변을 잘 살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br> <br>개인 스폰서 허용에 따라 대표팀 지원 시스템도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재는 협회에서 국제대회 출전 경비나 훈련 비용 등을 전액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론 선수들도 일부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 대표팀이나 국내 일부 개인 종목이 이미 (자비 부담을) 시행하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7/10/0000011184_002_20250710164813306.png" alt="" /></span><br><사진> 국가대표 복식 에이스 서승재가 김동문 회장에게 유소년 선수 발전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요넥스와 후원 계약을 한 서승재는 최근 연이은 선행으로 주위의 찬사를 받으며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채널에이 자료<br><br> 거액을 손에 쥔 선수들의 기부 행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승재(삼성생명)는 9일 김 회장을 만나 유소년 선수 발전 기부금을 전달했습니다. 서승재는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로부터 아낌없는 응원과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라며 “어린 선수들이 꿈을 키우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br><br>그는 또 “협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개인 후원 계약의 길을 열어줘 큰 동기부여가 된다”라며 “국가대표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모범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큰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번 기부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을 넘어 어린 선수들에게 큰 희망과 동기를 줄 수 있는 뜻깊은 나눔이다. 협회 역시 유소년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br> <br>애초 요넥스 신발의 불편함을 문제 삼아 용품 선택의 자유를 주장했던 안세영은 결국 요넥스와 라켓, 신발 등을 계약하면서 일각에서는 진정성에 의문부호를 제기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결론은 돈이었다’는 불편한 시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안세영의 폭로가 비정상의 정상화에 도화선이 된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안세영이 제기한 신발 문제 역시 요넥스 일본 본사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이끌었습니다. 김동문 회장은 “개인 스폰서 허용이 일부 톱 선수만을 위한 승자독식으로 비춰선 안 된다. 일부 선수들이 받은 혜택이 두루 돌아갈 수 있도록 선한 영향력의 확산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제도적 장치도 검토중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7/10/0000011184_003_20250710164813338.png" alt="" /></span><br><사진>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박주봉 감독과 간판스타 안세영 등이 대표팀 후원사 르피랩과 후원 협약식에 참가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br><br> 김동문 회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살림살이 개선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협회는 김 회장의 주도로 스포츠 헬스 케어 브랜드 르피랩(Le P:LAB)과 대표팀의 공식 후원 협약했습니다. 이로써 2027년 7월 30일까지 2년 동안 총 18억 원(현금 15억 4000만 원, 물품 2억6000만 원 상당)을 후원받습니다. 이런 후원 규모는 기존 대표팀 메인 후원사였다가 계약 종료가 되었던 KB금융그룹 때보다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br> <br>협회는 문체부의 ‘2025~2026 전략 종목 육성 사업'에 선정돼 1년 10억 원을 받게 됐습니다. 선정 PT에 직접 참여하며 열의를 보인 김 회장은 “10억 원 지원으로 미래 유망주와 국가대표 2진급 선수 육성에 큰 동력을 얻게 됐다”라고 평가했습니다. <br> <br>심각한 갈등을 겪던 대표팀은 일본 대표팀을 이끌던 명장 박주봉 감독을 영입해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김동문 회장과 정관장 감독인 임방언 협회 전무가 같은 전주 동향 선배이기도 한 박 감독 영입에 공을 들이고 정성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박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단시간에 대표팀을 장악하고 선수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임방언 전무는 “박 감독님이 선수들과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훈련 때는 직접 셔틀을 쳐줄 정도로 열성적이다. 개성이 강한 선수들도 박 감독님의 팀 운영을 전적으로 따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br> <br>구체적인 성과에도 김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대표팀 운영과 유망주 육성과 함께 자생적 재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더욱 발품을 팔겠다는 각오입니다. “외부 컨설팅 작업을 통해 협회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4년 이상 장기 계약을 원하는 업체도 많았지만 2년으로 줄였습니다. 우리 가치를 끌어올려 후원 계약 규모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팀을 활용한 굿즈 사업, 팬 퍼스트 이벤트 등도 추진할 생각입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7/10/0000011184_004_20250710164813378.png" alt="" /></span><br><사진> 현역 시절 코리아오픈에서 현재 아내인 나경민 한국체대 교수와 우승을 합작한 김동문 회장. 김 회장의 딸도 창덕여고 배드민턴 선수인 셔틀콕 가족이다. 채널에이 자료<br><br> 올해 국내 최대 국제대회인 코리아오픈은 모처럼 지방이 아닌 수도권의 수원에서 열립니다. 김 회장은 9월 23일 개막에 앞서 붐업 차원의 다양한 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내 배드민턴이 흔들리면 스포츠 외교 역량도 떨어진 게 사실입니다. 이번 코리아오픈은 추락한 한국 배드민턴의 국제 위상도 강화할 좋은 기회입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국제 배드민턴계 거물로 통하는 김 회장은 “BWF 쿠닝 회장(태국)을 비롯해 주요 해외 인사를 코리아오픈에 초청하려 말했습니다.<br> <br>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따른다고 합니다. 김 회장 역시 이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주위에서 이런저런 불만도 들린다.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는 민원도 많다.” 혁신을 위한 과감한 추진력과 함께 경청과 소통의 지혜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br> <br>김동문 회장은 올해 지천명이라는 만 50세가 됩니다. 공자가 나이 50에 천명을 알았다고 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마침, 코리아오픈 개막 하루 전날이 50번째 생일입니다. 필자가 처음 김 회장을 만난 건 거의 30년 전 일입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배드민턴 선수와 후학을 양성하는 대학교수로 늘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습니다. <br> <br>이제 김 회장은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과제를 자신의 막중한 소임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빼곡히 채워진 그의 일정표를 보면.<br><br>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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