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의 과학향기]인공지능(AI)이 시계를 읽지 못한다고? 작성일 07-13 20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9Z37dTkPX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eb5a98635610f7f118ce6dbaa6d2eea128d73ef50fb7fc404993da596c3fb73" dmcf-pid="2q26k3SgZ2"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dt/20250713054744303nxlo.png" data-org-width="305" dmcf-mid="bCWZfriB1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dt/20250713054744303nxlo.pn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316748ff952f364b6e2cdcf7d7a2331b4f9f6766167facd6ae9b3aa11623e37c" dmcf-pid="VBVPE0vaZ9" dmcf-ptype="general"><br> 시계 읽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은 모든 수학의 시작이오, 그 기술이 자연을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리라는 걸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br><br> 하지만 최근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를 보고 나서야,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토록 조급해했던 그 시계 읽기가 사실은 얼마나 놀라운 능력인지를. 그리고 그 능력을 자연스럽게 익혀가는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지를.<br><br> 연구진은 현재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AI 모델 7가지에 간단한 테스트를 했다. 오픈AI의 GPT-4o와 GPT-o1, 구글의 제미나이 2.0, 앤트로픽의 클로드 3.5 소네트, 메타의 라마 3.2, 알리바바의 Qwen 2, 그리고 중국 신생기업 모델베스트의 MiniCPM까지.<br><br> 이들은 각각 수십억, 수백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거대한 신경망으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데는 이미 인간을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받는다.<br><br> 연구진이 이들에게 내린 과제는 단순했다. 아날로그 시계 이미지를 보여주고 시간을 읽어보라고 한 것이다. 다양한 스타일의 시계들이 준비되었다. 표준적인 시계부터 로마 숫자가 표시된 시계, 검은 바탕의 시계, 초침이 없는 시계, 심지어 화살표 모양의 독특한 바늘을 가진 시계까지.<br><br>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구글의 제미나이조차 겨우 22.6%의 정답률을 기록했고, 나머지 모델들의 성적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일부 AI들은 마치 ‘기본값’처럼 특정 시간만을 반복적으로 답하는 기이한 행동까지 보였다. 어떤 시계를 보여줘도 “12시”라고 답하거나, “3시”라고 고집하는 식이었다.<br><br> 시계를 읽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한 인지 과정의 결합체다. 원형의 시계판에서 12개의 숫자를 인식하고, 길이가 다른 바늘들을 구별하며, 각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이 모든 정보를 종합해서 지금이 바로 간식을 먹을 ‘오후 3시 30분’이라는 추상적 시간 개념으로 변환해낸다.<br><br>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이 모든 복잡한 과정을 의식하지도 못한 채 자연스럽게 해낸다는 점이다. 마치 숨을 쉬듯이, 것듯이 말이다.<br><br>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f4c93adaf64f5384aa02a700884dd51aeff36bd974bf9bbc44fb430ff04c35a" dmcf-pid="fbfQDpTN5K"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3/dt/20250713054745597xllj.jpg" data-org-width="250" dmcf-mid="KVRnhK5r1f"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3/dt/20250713054745597xllj.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일러스트 유진성 작가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95dd99c918ff89d580a36364df0702fa5ed55331a2a78cdf397395d88abda19e" dmcf-pid="4K4xwUyjYb" dmcf-ptype="general"><br> 그렇다면 왜 인간의 아이들은 이렇게 복잡한 일을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을까?<br><br> 그 답은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에 숨어있다.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시간과 공간을 정확히 인식하도록 진화해왔다.<br><br> 언제 사냥을 나가야 하는지, 어디에 먹이가 있는지, 어떤 경로로 집에 돌아가야 하는지를 아는 것은 생사를 가르는 문제였다. 따라서 시공간 인식 능력은 인간 지능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되었다.<br><br> 반면, 현재의 AI는 이런 진화적 기반이 없다. 텍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된 AI에 시공간 인식은 나중에 추가된 기능일 뿐이다. 그래서 복잡한 수학 문제는 풀 수 있지만, 다섯 살 아이도 하는 시계 읽기는 못 하는 것이다.<br><br> 이런 경험을 통해 나는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었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고유의 능력들은 여전히 소중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소중해질 수 있다.<br><br> 이런 능력들은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자산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더 빨리, 더 많이 가르치려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대신 그들이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놀라운 학습 능력을 믿고,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해주면 된다.<br><br> 지금 AI가 시계도 제대로 못 읽는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서, 나는 새삼 우리 아이들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깨닫는다.<br><br> 그들이 자연스럽게 해내는 일들이 사실은 알고 보면, 인류 최고의 기술로도 구현하기 어려운 고차원적 작업이었다.<br><br>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SKT 3만8544명, 타 통신사로 '순이탈'⋯2400만명 중 0.16% 줄어 07-13 다음 SKT 3만8544명, 타 통신사로 '순이탈'⋯2400만명 중 0.16% 줄어 07-1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