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걸 못하지?"… 스타선수 출신 감독이 실패하는 이유 작성일 07-16 7 목록 <span style="border-left:4px solid #959595; padding-left: 20px; display: inline-block"><strong>명장이 되지 못한 명선수들</strong></span><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7/16/0005526065_001_20250716172907768.jpg" alt="" /></span><br><br>'스타 선수는 명장이 되지 못한다.'<br><br>스포츠계 오랜 속설이 또다시 증명됐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명성을 날렸던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의 중도 하차를 계기로 스타 선수 출신 지도자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br><br>2022년 10월 두산 감독에 부임했던 이 전 감독은 지난달 초 성적 부진을 이유로 계약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1위(2003년·56개), 골든글러브 10회, 최우수선수(MVP) 5회를 수상했던 국민타자였지만, 지도자로서 통산 성적 5할(171승168패7무·0.504)을 겨우 넘겼을 뿐, 결국 '국민감독' 꿈을 이루지 못했다.<br><br>국내 야구 스타플레이어 중 성공한 감독으로 기억되는 지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만수·김시진·김성한·이순철 등 골든글러브·MVP를 수차례 수상했던 스타들이 감독으로서는 우승 한 번 이끌지 못하고 물러났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전 감독과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전 감독은 지도자로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지만 정작 현역 때 몸담았던 친정팀 감독이 됐을 때는 정상에 오르지 못해 '실패한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다.<br><br>반면 올 시즌 KBO리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는 팀 감독들은 모두 비(非)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 대조를 이룬다. 선두 한화 이글스의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2위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3위 롯데 자이언츠의 김태형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에는 주연보다 조연에 가까웠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07/16/0005526065_002_20250716172907804.jpg" alt="" /></span><br><br>다른 단체 구기 종목에서도 '명선수 출신 명감독'을 찾기 쉽지 않다. 농구계에서는 '농구대잔치 스타' 이상민 부산 KCC 이지스 감독이 대표적이다. 현역 시절 '컴퓨터 가드'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수많은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이 감독은 은퇴 후 코치를 거쳐 2014년부터 8년간 서울 삼성 썬더스를 이끌었다.<br><br>그러나 한 차례 준우승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감독 통산 승률 0.399(160승241패)에 그쳤고, 최하위도 세 차례 기록한 불명예를 안았다. KCC에서 최근 2년간 코치를 맡은 뒤 지난 5월 전창진 감독 후임으로 다시 사령탑에 오른 이 감독은 "난 실패한 감독이었다.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KCC를 우승으로 이끈 뒤 지도자로서 은퇴하는 게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br><br>현역 시절 파워풀한 플레이로 명성을 날렸던 현주엽 전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도 실패한 스타 출신 농구 지도자로 꼽힌다. 2017~2020년 3년간 팀을 이끌면서 거둔 승률은 0.420(63승87패)에 불과했고, 플레이오프에 한 차례 오른 게 전부였다. <br><br>축구에서는 지난해 초까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역 시절 월드컵 우승 등 세계적인 골잡이였지만 감독으로서 전략 부재, 태업으로 온갖 비판을 받았고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물러났다. 김남일·김도훈·최진철 등 현역 시절 한시대를 풍미했던 스타 출신 국내 지도자 다수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황선홍 대전 하나 시티즌 감독은 과거 지도자로서 큰 실패를 겪고 명예 회복에 나선 스타 출신 감독들이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황 감독은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에 대한 만회를 노리고 있다.<br><br>해외에서도 스타 출신 지도자의 성공 사례를 찾기 쉽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통산 253골을 기록하면서 2000년대 황금기를 이끌었던 웨인 루니는 잉글랜드·미국에서 4개 팀을 이끌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또 미국프로농구(NBA) 통산 MVP 2회, 8차례 올스타에 빛났던 '캐나다 농구 전설' 스티브 내시가 2020년 브루클린 네츠 감독을 맡아 화제를 모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2022년 11월 경질됐다.<br><br>그렇다면 이들의 리더십은 왜 낙제점을 받았을까. 위기상황에서 반전을 만드는 전략 부재가 첫손에 꼽힌다. 이승엽 전 감독은 방송 해설위원, 야구 관련 예능 프로그램 감독 등을 했지만 프로에서 지도자 경험 없이 곧장 프로 감독이 됐다. 6개월 안팎으로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프로 스포츠에서는 시즌마다 각 팀이 숱한 위기 상황을 겪는다. 이럴 때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전 감독은 위기마다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주력 선수들의 줄부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팀 창단 첫 시즌 중 최하위, 20이닝 연속 무득점 등 부진을 거듭했다. 이상민 감독 역시 삼성 감독 재임 시절 하위권에 맴돌던 상황에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고 최하위만 세 번 경험하는 수모를 겪었다.<br><br>소통 능력 부족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대표팀 감독 재임 시절 "내 근무 방식이 옳다"면서 미국, 독일 등에서 재택근무만 고집했고, 전술·전략 부재 등 국내 여론의 비판에도 언론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않았다. 때로는 제자 선수의 부진을 탐탁지 않게 여겨 잘못된 소통을 하기도 한다. 스타 출신 국내 농구 A감독은 경기 도중 레이업슛에 실패한 선수에게 "저런 걸 놓치냐"고 타박하기도 했다.<br><br>시대 흐름에 맞게 변하지 않고, 현역 시절 경험했던 것을 그대로 훈련에 적용하는 권위적인 스타일도 문제로 꼽힌다. 또 다른 스타 출신 농구 B감독은 국내 전지훈련에서 선수 컨디션에 관계없이 산악 구보 훈련을 시켜 논란이 일었던 적도 있었다. 축구선수 출신 C씨는 "선수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높을 스타 출신 지도자에게 쉽게 다가가기 힘든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br><br>박성배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는 "야구의 포수, 배구의 세터, 축구의 수비수 등 선수 시절 전체적인 흐름을 볼 줄 아는 포지션 출신이 코치로서 다양한 과정을 거쳐 감독으로서 좋은 역량을 발휘하는 사례가 많다. 반면 스타 출신 중에서는 현역 시절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코칭 수업 같은 단계를 밟지 않고 성급하게 감독직에 도전한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실패한 사례도 많아졌다"고 분석했다.<br><br>스타 출신이라는 부담과 높은 기대치를 이유로 아예 감독직 자체에 도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에서 구단주 보좌역을 맡고 있는 메이저리거 출신 추신수는 "감독직은 많은 짐을 갖고 있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부분에 대해 평가받는 만큼 쉽게 만들어지는 자리는 아니다"고 털어놨다. 또 메이저리거 박찬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도 은퇴 후 감독 대신 구단 자문역, 해설위원 등 외부 활동을 선호하고 있다. <br><br>[김지한 기자]<br><br><!-- r_start //--><!-- r_end //--> 관련자료 이전 배경훈 장관 임명에 쏠리는 기대...SW-AI-클라우드 업계 ‘환영’ 07-16 다음 [GS칼텍스배 프로기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07-16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