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식 과총 회장, 3년간 지인이 쓴 책 사들여 부상 지급

작성일 07-1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지인 단체에 임대료 못받아 수천만원 손해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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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식 과총 회장. 과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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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감사로 다수의 비리 행위가 드러난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회장의 과총 사유화 정황이 속속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약 600여개 과학기술 학회·협회를 대표하는 단체인 과총은 사단법인이지만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준공공기관 수준의 위상을 갖고 있다. 
 3년간 약 2000만원을 들여 지인이 쓴 책을 과총이 시상하는 상 수상자 240여 명에게 부상으로 지급하고 고등학교 동문이 운영하는 연극 단체에 근거 없이 임대료 약 1500만원을 감면해줬다가 단체 대표가 개인회생을 이유로 임대료를 내지 않아 과총에 사실상 4000만원에 가까운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감사 결과로 다수의 비리 행위가 드러난 후에도 자신의 해임을 결정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을 개인적으로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벌주' 등 갑질 논란 당사자였던 직원을 대상으로 갑질이 아니었다는 확인서를 받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과총 내부와 과총 이사회뿐 아니라 과학기술계에서 이 회장이 그동안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총은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과총 국제회의장을 임대한 한 연극단체로부터 현재까지 전체 임대료 약 37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이 단체는 이 회장의 고등학교 동문이 운영하는 연극단체다. 과기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종합감사 결과보고서에 과총이 근거 없이 연극단체에 1500만원의 임대료를 할인해 과총에 손실을 입혔다고 적시했다. 
 문제는 임대료를 할인 받았음에도 연극단체가 결국 임대료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연극 단체 대표가 '개인회생' 상태라는 이유로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과총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 회장은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이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2023년부터 매년 240여명에게 지급하는 '과총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부상으로 이 회장의 지인이 쓴 도서를 3년째 지급하기도 했다. 과총은 해당 도서 구매 비용으로 2023년 640만원, 2024년 680만원, 올해 65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으로 지급된 도서도 과학과 전혀 관계 없는 한국 사람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내용이다. 2023년 전까지 과총 과학기술우수논문상 부상으로 차량용 공기청정기, USB 등이 지급된 바 있다. 수상자들은 과총에 부상이 상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며 수차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회장의 '과총 사유화' 실체가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이 감사 결과를 회피하고 책임을 과총 직원에 전가하고 있어 과학기술계에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과총 정상화를 바라는 보직자 일동'은 17일 이 회장의 용퇴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자 회장이 일부 보직자를 개별 호출하며 반대 소명 자료 및 확인서 작성, 반론 보도들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부 감사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이 회식 중 이석한 이들에게 격노를 하며 '벌주'를 강요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 회장은 최근까지 이들에게 결국 술을 먹지 않았으며 벌주가 아니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총 관계자는 "이 회장이 하루 빨리 사퇴해 더 이상 과총의 명예를 실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이 회장이 제때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과총 정부 지원금이 삭감되고 구조조정 등이 있을 수 있어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전가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과기부 감사에서 요구한 문책과 관련해 회장 징계 사안을 다루기 위해 꾸려진 과총 징계위원회를 거쳐 과총은 이르면 7월 30일 이사회를 열어 회장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징계위원회의 의견은 현재 '해임'과 '경고'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돌려 회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 과총 이사회 구성원은 "과기부 감사 결과가 통보된 지난 5월 과총 이사회에서 이 회장이 책임지고 즉시 사퇴하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같은 과학자로서 무척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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