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수술에 3D 영상 도입…정맥수술법으로 부작용 줄여

작성일 07-1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명의를 만나다 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 혈관 부푼 뇌동맥류 뇌출혈 일으킬 수도 머리 여는 개두 수술과 인터벤션에 모두 능해 3D 영상 등도 활용 국내에서 처음으로 손목동맥 조영술 도입 AR도 수술에 첫 활용 치료법 배우기 위해 국·내외 학회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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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현미경을 보며 뇌혈관질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18/ked/20250718175104187xkjo.jpg" data-org-width="1200" dmcf-mid="VZaNehUlv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18/ked/20250718175104187xkjo.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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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현미경을 보며 뇌혈관질환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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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동맥류는 뇌 속의 시한폭탄이 아닙니다.”
 윤원기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사진)는 18일 “뇌동맥류는 위험도가 낮은 경우에는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환자들 사이에서 뇌동맥류가 언제든 터져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실제로는 과도한 우려라는 게 윤 교수의 설명이다. 뇌 혈류에 문제가 생겨 꽈리처럼 부푼 뇌동맥류가 중대 질환이긴 해도 모든 환자가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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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교수는 머리를 여는 개두수술과 혈관으로 접근하는 인터벤션은 물론 3차원(3D) 영상, 정맥수술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그가 국내엔 처음 선보인 치료법이다. 윤 교수는 “복잡한 뇌혈관 질환자에게 더 나은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선 많은 치료 도구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며 “의사로서 ‘자신감’을 쌓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수술·인터벤션 다 잘하는 의사
 윤 교수는 뇌동맥류 같은 혈관 질환을 수술과 인터벤션 등 두가지 무기로 치료하는 ‘하이브리드’ 신경외과 의사다. 뇌동맥류는 얇아진 혈관벽이 혈압을 버티지 못해 파열하면 뇌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터지기 전인 비파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머리를 연 뒤 부푼 혈관을 클립으로 집는 ‘클립결찰술’이 그 중 하나다. 머리를 열지 않고 혈관조영장치를 보면서 허벅지나 손목 부위 동맥에 얇은 백금 코일을 넣은 뒤 뇌까지 가져가 동맥류를 막는 인터벤션 치료법은 ‘코일색전술’이라 부른다.
 통상 의사들은 이들 두 치료법 중 한 가지만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정한 치료법에 집중하다가 다른 방식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발생했을 때만 제한적으로 교차 치료를 한다. 윤 교수는 다르다. 이들 두 치료를 모두 활용하면서 환자를 치료한다. 윤 교수도 젊은 의사 시절엔 인터벤션에 좀더 익숙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았다. 개두수술법 전문가들의 수술 영상 600여개를 매일 5~6번씩 돌려보면서 클립결찰술을 마스터했다. 국내선 드물게 두 종류의 수술 모두 ‘최정상’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新수술법 도입하는 ‘얼리어답터’
 그가 한국에 처음 도입한 치료법도 많다. 2007년 임상강사 시절엔 코일색전술을 할 때 팔목에 있는 동맥으로 접근하는 손목동맥(요골동맥) 뇌혈관 조영술을 도입했다. 이전까지 코일색전술엔 허벅지 사타구니 인근에 있는 대퇴동맥을 활용했다. 이곳에서 뇌까지 동맥을 타고 들어가 동맥류를 막아주는 방법이다. 심장 등 순환기계에선 손목동맥을 활용하는 것을 보면서 뇌동맥류에도 이를 적용했다. 논문 등을 뒤져가며 특수 카테터(가는 관)를 활용하는 방법을 직접 익혔다. 그는 “대퇴동맥으로 뇌혈관을 들어가면 환자가 오랜시간 누워있어야 하는데다 치료 후 수십만원 짜리 지혈 장치도 써야 한다“며 “손목동맥으로 접근하면 이를 불편을 덜 수 있는 데다 치료 후 2만~3만원 정도인 지혈 밴드만 쓰면 된다“고 했다.
 코일색전술에 증강현실(AR)을 도입해 2차원(2D) 영상에 갇혀 있던 혈관 구조를 3D로 보는 수술법을 국내 처음 고안한 것도 윤 교수다. 코일색전술을 할 땐 의사가 환자의 혈관 영상을 보면서 카테터를 뇌까지 옮겨야 한다. 이 때 2D 모니터로 혈관을 보면 복잡하고 까다로운 혈관을 의사가 모두 기억한 뒤 수술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경력이 많지 않은 의사는 이 과정에서 실수도 한다. 3D 수술법을 활용하면 구조적으로 많이 꺾인 동맥류 등도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 윤 교수는 그동안 200여명의 환자에게 이런 치료법을 적용했다. 100여명의 사례를 모아 논문 발표를 준비중이다. 2023년부터는 그에게 치료법을 듣기 위해 국내외 학회 등의 초청이 이어지고 있다.
 ◇“뇌동맥류 두려워 말아야”
 윤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로 국내에선 최정상을 달리던 2023년 뇌동정맥루 기형 치료 분야 세계 1위인 독일 알프레트크루프병원에 연수를 다녀왔다. 뇌동정맥루 기형은 태어날때부터 뇌 동맥과 정맥 사이 모세혈관이 만들어지지 않아 동맥과 정맥 사이 혈관 덩어리가 생기는 질환이다. 치료 난도가 상당히 높다. 국내 의사들은 이 질환을 치료할 때 대부분 동맥으로 접근한다. 윤 교수는 동맥 뿐 아니라 정맥도 활용해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
 뇌압이 갑자기 높아지는 ‘특발성 뇌압상승증’ 수술도 확대하고 있다. 원인 정맥을 찾아 스탠트 등을 넣으면 증상이 바로 개선된다. 하지만 이런 수술을 하는 의사가 드물어 대부분 환자가 안과나 신경과 등을 다니며 약물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엔 뇌압이 정상보다 두 배 이상 높아져 두통, 안구 통증 등으로 고통받던 환자에게 이 수술법을 적용해 치료했다.
 10년 전만 해도 뇌동맥류로 병원을 찾는 환자 절반 정도는 혈관이 터진 상태로 방문했다. 최근엔 그 비율이 10~15% 정도로 줄었다. 뇌혈관 검사 등이 늘면서 미리 발견하는 환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윤 교수가 치료한 뇌동맥류 환자에게 ‘위험한 합병증’이 생기는 비율은 0.2~0.3% 정도다. 세계 평균은 3~4%다. 그는 공대 교수들과 함께 뇌동맥류의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환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뇌동맥류가 있더라도 전문가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 일상 생활을 하면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고 했다.
 ■ 약력 ▷ 2000년 고려대 의대 졸업 ▷2000~2005년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2006~2008년 부천성모병원 임상강사 ▷2016년~ 고려대구로병원 신경외과 교수 ▷2014~2015년 미국 스탠퍼드대, UC샌프란시스코 연수 ▷2023년 독일 알프레트크루프병원 연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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