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단통법 폐지되자 제조사 지원금 도입 필요하다는 알뜰폰업계… 실현 어려운 이유는

작성일 07-2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알뜰폰협회장 “제조사 지원금 알뜰폰 도입 필요” 제조사 지원금은 단말기 판매 대행한 대가… “대가 없는 알뜰폰 지원은 시장 논리 위배” 주장도 제조사 지원금은 영업 기밀… 유출 되면 해외 영업 차질 우려 “제조사 지원금 알뜰폰 지원 의무화 강제되면 지원금 대폭 줄어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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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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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동통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로 통신사에서 휴대폰 개통 시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지원금 제한이 풀렸습니다. 이로 인해 ‘공짜폰’이 전국 각지에서 등장하자, 정가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뒤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에 가입해온 소비자들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알뜰폰업계 안팎에선 제조사가 통신사 구매 고객에게 지급해온 단말기 지원금을 알뜰폰 가입자에게도 제공하도록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하지만 알뜰폰 가입자에게 제조사 지원금이 의무화될 경우 제조사의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지원금 규모가 노출될 수 있어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 ‘제조사 지원금’ 필요하다는 알뜰폰협회장의 읍소
 25일 업계에 따르면 단통법 폐지로 인한 가입자 감소를 막기 위해 알뜰폰업계 안팎에서 “우리도 단말기 지원금을 줄 수 있는 시장 구조로 개선돼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도 이 같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고 회장은 “단통법 폐지로 통신사가 푸는 단말기 지원금이 증액되면, 자급제폰(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에서 구매하는 단말기) 고객 중심인 알뜰폰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제조사가 통신사 가입자에게만 제공하고 있는 단말기 지원금을 알뜰폰 가입자에게도 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알뜰폰업계가 단통법 폐지로 위기감을 느낀 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알뜰폰에 가입하려면 자급제폰이나 중고폰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런데 통신사에서 공짜로 폰을 살 수 있게 되면 굳이 정가를 다 지불해야 하는 자급제폰과 정가의 40~50% 수준인 중고폰을 구매할 이유가 사라지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알뜰폰으로 유입될 가입자들이 통신사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단통법 폐지와 함께 통신사에서 25% 요금할인을 선택한 가입자에게 추가지원금 제공이 허용된 점도 알뜰폰업계의 위기감을 높였습니다. 통신사가 추가지원금 조정을 통해 알뜰폰보다 더 저렴한 혜택 제공이 가능해져, 자급제폰이나 중고폰 구매자들이 알뜰폰 대신 통신사로 25% 요금할인을 받고 가입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 “제조사 지원금은 판매 대행 대가 성격”
 원래 통신사 지원금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함께 분담하는 구조입니다. 통신사가 제조사 대신 단말기를 직접 판매해주기에 제조사가 통신사에 지원금을 분담하는 구조로 발전한 겁니다. 이는 법적으로 강제한 게 아니라, 시장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겁니다. 반면 알뜰폰은 제조사 단말기를 통신사처럼 직접 판매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조사가 지원금을 주더라도 통신사처럼 이를 판매할 전국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지도 못한 상황입니다.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매하는 고객은 지원금을 받는데, 제조사에서 구매한 고객은 단 한 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한다는 건 어찌보면 불공평해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제조사가 돈을 들여 유통망을 운영했고, 이를 통해 직접 판매한 단말기를 산 소비자가 알뜰폰에 가입할 때 지원금을 줘야한다는 건 공평한 것일까요.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알뜰폰이 제조사 단말기 판매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단순히 알뜰폰이 어려워지니까 제조사가 지원금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은 시장 논리에 반한다”라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 영업 기밀 외부 노출 꺼리는 제조사
 제조사 단독으로 알뜰폰에 지원금을 제공하면 제조사가 단말기별로 얼마의 할인을 해줬는지가 외부에 명확하게 노출됩니다. 이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도 ‘알뜰폰 지원금 제공 의무화’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중국 등 스마트폰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데 지원금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면, 해외에서도 한국에서와 동일한 지원금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외 영업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지난 22일 단통법 폐지와 함께 단말기 제조사에 판매장려금(리베이트) 관련 정보를 당국에 제출하도록 하는 신설 의무 조항이 시행됐는데, 추후 알뜰폰 가입자에 대한 제조사 지원금 제공까지 의무화 된다면 제조사는 지원금과 판매장려금을 모두 없애거나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판매장려금은 공시지원금과는 별개로 유통점이 활용할 수 있는 판촉비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제조사들은 공시지원금보다 규모가 작은 판매장려금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도 꺼려해 왔습니다. 해당 정보를 정부 당국에만 제출한다고 했는데도 외부 유출 우려로 신설 의무조항에 대한 반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알뜰폰 제조사 지원금 의무화는 대놓고 제조사의 지원금 규모가 공개되기 때문에 제조사들의 반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렇다고 재원이 부족한 알뜰폰 업체들이 통신사처럼 자체 지원금을 걸고, 제조사 지원금과 합산한 금액을 공개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지원금과 판매장려금 규모가 외부에 알려지는 게 부담이 돼 이를 대폭 줄이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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