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 제조업 구하라⋯정부·재계·국회 “피지컬AI”

작성일 07-2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류현정의 더다이브 &lt;37&gt; | 피지컬AI 3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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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총수들의 전략 키워드
 “SW 중심 제조 패러다임 전환 필요”
 ‘K-제조업’에 경고등이 잇달아 켜지고 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단지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기계·설비의 노후화, 숙련 노동자의 고령화, 중국의 거센 추격 등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폐업이 잇따르는 탓이다.
 오죽하면 이완섭 충남 서산 시장이 ‘살려달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손 편지를 썼을까. 그는 지난 7월 한국 3대 석유 단지 중 한 곳인 대산석유화학산업단지를 산업 위기 선제 대응 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했다. 김민석 총리는 “IMF(국제통화기금) 때보다 더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K-제조업이 마주한 복합 위기와 구조적 쇠퇴를 막을 거의 유일한 해법으로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자율주행차나 로봇 등 물리적 형태 가진 AI)’가 급부상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나 자동화 기계와 결합해 실제 물리적 환경을 제어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뜻한다.
 “피지컬AI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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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3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기조 연설 무대에서도 검은색 가죽 점퍼를 입었다. 사진 블룸버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3049wadt.jpg" data-org-width="600" dmcf-mid="xihtcPEQN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3049wad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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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3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기조 연설 무대에서도 검은색 가죽 점퍼를 입었다. 사진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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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에 인공지능(AI) 업계 슈퍼스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했다. 그는 2시간에 달하는 기조연설 내내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생성 AI(Generative AI) 다음은 피지컬 AI’라는 것이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4%의 약 두 배 수준으로, 독일·일본 등 주요 제조업 강국보다도 높다. 이 때문에 피지컬 AI에 국가 명운이 달렸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피지컬 AI와 제조업 대변신을 주문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하계 포럼에서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 제조업 상당 부분이 (중국 부상 등으로) 퇴출당할 것이다. 희망은 (제조업에 특화한) AI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최근 계열사 임원 150여 명을 소집한 자리에서 “공정 최적화, 로보틱스 통합 혁신에 필요한 피지컬 AI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꼭 집어 말했다. 그는 “기술이 전략의 중심이고 기술 변화에 둔감하면, 임원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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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피지컬 AI 개념도. 피지컬 AI는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판단을 내리고 ‘액추에이터’를 움직인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팔을 움직이거나, 이동 장치를 작동시키는 등 AI의 결정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장치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4349emgq.jpg" data-org-width="1252" dmcf-mid="yXrOP0xpa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4349emgq.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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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지컬 AI 개념도. 피지컬 AI는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판단을 내리고 ‘액추에이터’를 움직인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팔을 움직이거나, 이동 장치를 작동시키는 등 AI의 결정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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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영·최형두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피지컬 AI 전도사’로 통한다. 이들은 7월 18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2025 피지컬 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콜로키움’을 열고 한국 피지컬 AI 전략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날 콜로키움에는 제조기업과 연구 기관 관계자 420여명이 몰렸다. 이르면 8월, 경남과 전북 지역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참여하는 산학연 연합체도 출범할 전망이다.
 두 의원은 2025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피지컬 AI 핵심 기술 PoC(실증) 사업 예산안(426억원)’이 포함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 의원은 “피지컬 AI 선도국은 아직 없다, 제조업 강국인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했고, 최 의원은 “K-제조업 메카가 경남이다. 공장의 ‘AI 전환(AX)’은 경남을 넘어 한국 젊은이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고 말했다.
 K- 제조업 이렇게 되살린다 : 3대 전략
 ① 다크 팩토리
 한국 제조업 부활을 위한 피지컬 AI 기업 및 정책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다크 팩토리(dark factory)’ 선도 전략이다. 다크 팩토리란 모든 생산공정을 로봇과 AI가 자율적으로 수행해 조명이 필요 없는 미래형 공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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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기아가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EVO plant'에 기아 브랜드의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고객체험 공간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기아 광명 EVO plant 생산 라인.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뉴스1"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5857taan.jpg" data-org-width="5000" dmcf-mid="WVSyibLKa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5857taa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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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가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EVO plant'에 기아 브랜드의 미래를 경험할 수 있는 고객체험 공간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기아 광명 EVO plant 생산 라인.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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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다임리서치 대표)팀이 만든 다임리서치의 솔루션이 그 사례다. 이 회사는 수백, 수천 대의 물류 로봇을 군집 제어하는 스마트 운영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장 교수는 “피지컬 AI는 ‘움직이는 지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라면서 “소프트웨어(SW) 중심의 제조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존처럼 제품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하드웨어 중심 방식이 아니라, 가상 시뮬레이션과 수시 업데이트를 통해 진화하는 공장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② 소·부·장
 다음으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혁신 전략이 꼽힌다. 물리 기반 AI 모델을 이용해 신소재는 물론 부품과 장비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가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를 개발해 신약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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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창원 성산구 국가산업단지 전경."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7357tuvv.jpg" data-org-width="480" dmcf-mid="YbSyibLKo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7357tuv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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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성산구 국가산업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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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야심 찬 목표와 가까운 그림을 그리는 곳은 경남대 초거대 제조 AI 글로벌 공동연구센터다. 유남현 경남대 교수(초거대 제조 AI 글로벌 공동연구센터 부센터장)는 “경남대는 제조 장비 모델링 데이터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라면서 “방대한 제조 데이터를 수집해 물리 모델(PINN·Physics-Informed Neural Networks)을 고도화하면, 신형 장비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공장에서 물리 데이터를 추출할 기기 아키텍처와 데이터를 정제 합성할 솔루션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③ 휴머노이드
 마지막으로 사람과 같은 공간·도구·작업 환경에 맞춰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 전략이다.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개발, 제조 공정 혁신에 나선 테슬라 방식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특수 설계된 공간에서만 작동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인간이 쓰는 거의 모든 공간에서 그대로 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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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로보티즈 연구원이 휴머노이드 'AI워커'의 훈련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류현정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8733oggf.jpg" data-org-width="3880" dmcf-mid="GvMetO3Ij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chosunbiz/20250725060208733ogg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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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티즈 연구원이 휴머노이드 'AI워커'의 훈련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류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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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LG전자가 2대 주주로 있는 로보티즈가 두 팔을 이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휴머노이드 ‘AI 워커’를 개발, 미국 오픈AI에 공급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로보티즈는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구동기)를 개발하는 회사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피지컬 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으로, 국내외 협업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한동안 중단했던 휴머노이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K-휴머노이드 연합’도 출범했다. 이 연합에는 로봇 제조 대기업, 관련 부품 유망 중소기업, SW 기업, 대학 등이 대거 참여했다. 장병탁 K-휴머노이드 연합 위원장(서울대 교수)은 “초기에는 물류·건설 등 특정 산업 수요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를 실증하고 이후 범용화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
 피지컬 AI 선도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아직 제조 분야엔 AI가 이해할 수 있는 표준화한 의미 체계(온톨로지)가 없다. 공정, 설비, 소재 등 제조 요소의 개념 정의와 상호 관계를 표준화해야 AI가 분석과 추론을 할 수 있다.
 지역 중소기업에까지 제조 현장 데이터를 수집·가공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도 확대돼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지난 4월 발표한 제1차 스마트 제조 혁신 실태 조사에 따르면, 중소·중견 제조 기업 중 AI를 도입한 기업은 0.1%에 불과했다. 전문가는 피지컬 AI를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환 문제로 본다.
 중국과 치열한 경쟁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중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정부 업무 보고에서 AI플러스(AI+) 계획을 발표했다. AI를 제조업, 금융, 의료, 자동차, 농업 등 산업과 융합,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산업 정책 측면에서도 한국보다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한국이 피지컬 AI 성공 사례를 만들면, K-제조업 르네상스가 시작될 것”이라면서 “대학은 제조업 현장의 문제를 푸는 피지컬 AI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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