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이끈 한국 수학자 "기초과학 중요"

작성일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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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23일 서울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정준혁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 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라(KIAS Scholar). 정 교수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구글 챗봇 제미나이(Gemini)의 고급 추론 모델인 ‘제미나이 딥싱크’의 성능을 높여 IMO에 참가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채린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dongascience/20250725101501309onqj.jpg" data-org-width="680" dmcf-mid="Zxna4O3IM8"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dongascience/20250725101501309onqj.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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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정준혁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 겸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라(KIAS Scholar). 정 교수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구글 챗봇 제미나이(Gemini)의 고급 추론 모델인 ‘제미나이 딥싱크’의 성능을 높여 IMO에 참가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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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는 인공지능(AI)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수학에 계속 도전할 것입니다. AI의 성능은 추론 능력에 달려 있는데 수학은 AI가 논리를 갖고 잘 추론하는지 평가할 수 있는 최고의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AI 분야에서 수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이유입니다."
 23일 서울에서 만난 정준혁 브라운대 수학과 교수의 말이다. 21일(현지시간) 구글 딥마인드의 AI 모델이 국가대표 수학 영재들이 경쟁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메달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AI가 어려운 수학 문제를 직접 읽고 논리를 짜고 증명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한 것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 교수는 "빅테크와 학계에서 AI와 수학을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딥마인드의 IMO 참가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한국인 수학자로 고등과학원 허준이수학난제연구소 키아스 스칼라(KIAS Scholar)다. 
 해석적 정수론 연구자인 정 교수는 지난해부터 딥마인드에서 구글 챗봇 제미나이(Gemini)의 고급 추론 모델인 '제미나이 딥싱크'의 성능을 높여 IMO에 참가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 교수는 AI 기계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디자인하는 데이터 공동 리더다. 
 제미나이 딥싱크는 하루 3문제씩 4시간 30분 동안 총 6문제를 풀어 5문제를 완벽하게 풀었다. IMO 문제에서는 답이 나오는 증명 과정을 작성해야 한다. IMO 위원회에서 제미나이 딥싱크의 답안을 사람과 똑같은 조건과 채점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42점 만점에 35점이 나왔다. 참가자의 약 8%가 금메달을 받는다. 지난해 구글 AI 모델인 '알파지오메트리', '알파프루프'가 IMO에서 은메달을 받았다. 
 올해 성과의 특별한 점은 달라진 메달 색뿐 아니라 제미나이 딥싱크가 사람처럼 영어로 문제를 이해하고 영어로 증명 과정을 서술했다는 것이다. 기계가 이해하는 형식 언어(formal language)가 아닌 사람이 사용하는 자연어로 답변했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제미나이 딥싱크는 문제마다 단계별로 보조정리와 정리 등을 스스로 고안해 체계적으로 답안을 서술했다"며 "자연어 기반 AI는 사람의 생각과 말을 가장 잘 표현하고 이해하는 AI로 미래 활용 가능성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IMO 위원장인 그레고르 돌리나르 류블라냐대 교수는 제미나이 딥싱크가 내놓은 서술형 답안에 대해 "여러 가지 면에서 놀라웠다"며 "IMO 채점자들은 이 답안들이 명확하고 정밀하며, 답안 대부분이 전개를 따라가기 쉽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제미나이 딥싱크는 1번은 사람이 푼 풀이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고 정수론 문제인 3번의 경우 설명이 간결하면서도 사람이 쉽게 떠올리기 힘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정 교수는 "6개월 동안 제미나이 딥싱크로 수학 문제를 풀게 하면서 얻은 핵심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IMO 성능을 높였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사람이 문제를 풀 때 여러 문제 해결 방법을 염두에 두고 차례로 방법을 시도한 다음 결론을 내린다"며 "제미나이 딥싱크는 다양한 방법을 동시에 시도하고 나오는 결론을 계속 시도해 가지치기 하듯이 빠르게 답변을 작성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한국인이 이번 IMO 참가 성과에 가장 큰 기여를 하도록 이끌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120명 중 한국인이 30여 명이 되도록 이들을 섭외했다.  대부분 한국 IMO 대표 출신이다. 정 교수 또한 2003년 IMO에 한국 대표였다. 구글은 이번 성과를 소개하는 블로그 게시물에 한국인 참가자들의 이름을 모두 기재해 이들의 기여를 인정했다. 
 정 교수는 "세계 각지에 있는 IMO 출신 한국인 학생, 연구자와 밤낮없이 연락하며 제미나이 딥싱크 증명을 검증받고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보완하는 과정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 딥싱크에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성능을 강화할 구체적인 방법론을 마련한 것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구글은 AI에 학습시키는 데이터는 대부분 법조인이 저작권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데이터로 정 교수가 성능을 높인 제미나이 딥싱크도 저작권 문제 없이 언제든 배포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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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여한 정준혁 교수(왼쪽)와 동료들. 정준혁 교수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5/dongascience/20250725101502616hclk.jpg" data-org-width="680" dmcf-mid="5Y8xuNyjd4"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5/dongascience/20250725101502616hclk.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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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여한 정준혁 교수(왼쪽)와 동료들. 정준혁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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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교수는 수학 전공자가 아니었으면 성과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AI 추론 성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어떤 형식으로 데이터를 디자인해야 하는지 등을 수학자이기 때문에 판단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AI의 추론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수학은 철저히 논리에 기반하기 때문에 추론을 잘 했는지 안 했는지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며 "수학 전공자들이 이런 판단을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 빅테크에서 수학 전공자를 찾는 수요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점수가 명확히 나오는 IMO에 빅테크들이 도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픈AI의 추론 부문에서 일하는 앨릭스 웨이 박사는 자사 AI 모델에 올해 IMO 문제를 풀어보도록 한 결과 금메달 수준의 점수가 나왔다고 지난 19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발표했다. 다만 IMO로부터 인정을 받은 구글과 달리 이는 오픈AI 자체적으로 실시한 내부 평가다.
 정 교수는 “1년 이내에 AI가 수학 난제를 풀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반대로 "AI 발전에서 점점 더 인간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어떤 문제를 풀 수 있을지, 왜 AI에 이 문제를 풀라고 해야 할지 등 큰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인간일 것이며 인간이어야 하기 때문이다"며 "AI가 발전하더라도 인간이 깊이 있는 생각과 전문 지식을 반드시 겸비해야 하는 이유다"고 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Q. AI 개발이 치열해지면서 수학의 중요성이 커지는 구체적인 이유는?
 "수학은 AI가 얼마나 환각을 보이는지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분야로 여겨진다. 수학 외 분야는 인간의 가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지만 논리에 기반하는 수학은 환각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바로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으로 추론의 깊이를 다각화해 AI를 평가할 수도 있다."
 Q. 이번 성과를 두고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AGI는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말하는 위버멘쉬(Übermensch·超人)라고 본다. AGI를 목표로 해야하지만 AGI는 이상적인 개념이다. 아무리 AI가 발전을 해도 AI가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을 사람은 찾아낼 것이다. 누군가는 찾아낸다. 1년 전 누군가 사람은 쉽게 알 수 있지만 AI가 답하지 못하는 질문 '스트로베리라는 단어에 R이 몇 개 있나요(How Many R's in Strawberry)?'을 찾아내 화제였다."
 Q. 현재 AI 분야에서 중요한 화두는?
 "제미나이 딥싱크 같은 추론 AI, 비디오 생성(Video Generation) AI,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에 쓰이는 비전언어모델(VLM, Visual Language Model) 3개 축이 최근 AI판의 큰 화두였다. 앞으로는 사물이나 로봇에 탑재된 AI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주는 AI의 '물리적 구현(Physical Embodiment)'이 더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람이 원하는 건 AI가 단지 소프트웨어 안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실제 사물이나 로봇에 AI가 탑재돼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준이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Q. AI 개발에서 기초과학이 중요할까. 
 "당연하다. AI 기술이 발전하려면 기초가 탄탄해야 한다. 수학이나 알고리즘 같은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현실화되기 어렵다. 실제로 AI 업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사람들은 ‘볼록 최적화(Convex Optimization)'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다. 볼록 최적화는 기계학습의 핵심 이론 분야다.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제대로 만들려면 이런 기초를 잘 알아야 한다. 기초과학 분야의 높은 전문 지식이 계속 더 요구될 것이다."
 Q. 서울과고 학생 시절 IMO 참가부터 시카고대 수학과 졸업, 프린스턴대 수학과 박사과정 졸업, KAIST 수리과학과 연구원 등 삷이 수학과 관련이 깊다.  
 "그렇다. 초등학생 때 로봇, 탐사선을 좋아했다. 한 다큐를 보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JPL에서 일하려면 반드시 수학을 잘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다. 그때부터 수학을 잘 하지는 못했는데 잘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친구들한테 수학을 잘 하는 방법을 물으며 하나씩 따라하려고 했다. 친구 노트를 빌려서 복사하고 친구 문제 증명 방식을 따라하는 등 여러 노력을 했다. 연구자로서는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재미를 느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KIAS Scholar이기도 해 여름 방학 기간 한국을 방문해 연구 중이다. 8월 7일 고등과학원에서 AI를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 제미나이 딥싱크의 성능을 끌어올려 수학자의 연구 효율을 높여주고 싶다. 좋은 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연구를 할 때 문헌조사, 작은 명제 증명 등 거쳐야 하는 작업이 있다. 제미나이 딥싱크를 통해 이런 작업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수학자가 큰 문제를 증명하는 데 들이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lt;참고자료&gt;
 -https://deepmind.google/discover/blog/advanced-version-of-gemini-with-deep-think-officially-achieves-gold-medal-standard-at-the-international-mathematical-olympiad/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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