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 멸종위기가수 작성일 07-28 11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fb0nUxmemp"> <div contents-hash="05f1248306b43b5f367cda70a80bf134ac8b986fb772ad2f2f63b4e77450f39e" dmcf-pid="4KpLuMsdD0" dmcf-ptype="general"> <p>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8c09d8ec6f1e2d18c911eb7015a9f37813318dd834300724c4ab59af5f846958" dmcf-pid="8ztd36Dxs3"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이찬혁 '비비드라라러브' 뮤직비디오 스틸 컷 / 사진=YG엔터테인먼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49588hmnf.jpg" data-org-width="600" dmcf-mid="KiYzIFxpI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49588hmnf.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이찬혁 '비비드라라러브' 뮤직비디오 스틸 컷 / 사진=YG엔터테인먼트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0060b43903975af05bc84c35f9b28f64a52d4f871aa6f0204f966123ff9ff626" dmcf-pid="6qFJ0PwMmF" dmcf-ptype="general"> <p>이찬혁은 대중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음악을 하는 인물은 아니다. 동생 수현의 손을 잡고 SBS 'K팝스타 2'(2012~2013)에 출연했을 때부터 그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줬다. 몽골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평범으로부터 다소 비켜난 위치에서 일상과 감정을 바라보았고, 그것은 곡마다 독특한 시선으로 투영됐다.</p> </div> <div contents-hash="2587e3dbe06cb32f5acffe63dab9b8d0b4e693dcce9531e520e58b1813c64321" dmcf-pid="PB3ipQrRIt" dmcf-ptype="general"> <p>그는 'K팝스타 2' 본선 오디션 1라운드에서 들려준 '다리꼬지마'에서 "내 본능을 건드려 / 주먹 불끈 쥐고 / 책상 내리치고 / 모두를 주목시켜 / 다릴 꼬았지 / 배배 꼬였지"라는 직관과 재치가 얽힌 가사로 박진영의 감탄과 관심을 단숨에 받아냈다. '라면인건가'에서는 "오늘은 고백데이래 / 창밖에 남자 여자에게 고백해 / 난 친구에게 내 잘못을 고백해"라는 식으로 남들과는 다른 리듬과 어법으로 비껴간 청춘의 감정을 서술해 냈다. 단어 하나하나가 작위적이지 않으면서도 즉각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곡 전체는 경쾌하면서도 어딘가 틀어진 위치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특별함이 그에게 있었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6f797a21f4ce955e6493a7381518a33fdc989859252e4fc023cc186d1d5ee0f3" dmcf-pid="Qb0nUxmer1"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이찬혁 '멸종위기사랑' 무대 / 사진=KBS1 '열린음악회' 방송화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0873fpdn.jpg" data-org-width="600" dmcf-mid="9NDYoh7vE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0873fpd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이찬혁 '멸종위기사랑' 무대 / 사진=KBS1 '열린음악회' 방송화면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fbfe592c3051e6019677dad6d8a38fcc43cb09113902b92e73e37dad803df624" dmcf-pid="xKpLuMsdI5" dmcf-ptype="general"> <p>최근 이찬혁이 KBS1 '열린음악회'에서 펼친 솔로 2집 'EROS(에로스)' 수록곡 '멸종위기사랑' 무대는 이런 흐름의 연장선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커다란 링 귀걸이에 세미 정장을 입고 등장한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머금은 채 노래를 이어갔다. 댄서들과의 퍼포먼스는 안무라기보단 의도적으로 어색한 율동에 가까운 구성을 택했다. 중간에 돌연 팔굽혀펴기를 하는 예기치 않은 동작은 무대를 단숨에 비정형적이고 이질적인 분위기로 전환시켰다.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몸짓과 표정, 계산된 낯섦의 연속. 이찬혁은 다시 한번 틀어진 위치에서 관성을 깨고 표현의 방식 자체를 전복한다.</p> </div> <div contents-hash="2caf68247c100c02920bd53587e1f9dac0bd4285dc7187294403c80fef04c75a" dmcf-pid="ymj1cW9HrZ" dmcf-ptype="general"> <p>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낭만화하지 않고 감정적인 곡조 속에서도 철저히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방식은 'EROS'의 타이틀곡 '비비드라라러브'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다. 가사에서 반복되는 "Where's the lala love"는 사랑을 찾는 듯하지만 실은 그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한 채 부재를 되묻는다. 뮤직비디오는 그 질문을 더욱 극명하게 시각화한다. 왜소증 남성이 차려준 음식이 탐식 되고, 누군가는 접시까지 먹어 치운다. 식사는 생존이 아니라 과잉이고, 퍼포먼스는 기괴한 동작을 반복한다. 표정은 감정을 동반하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빌리면서도 정작 그 감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찬혁은 소비되는 사랑, 흉내 내는 감정, 연출된 퍼포먼스를 통해 감정은 없고 형식만 남은 시대를 말한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85fea02b2e4c13f6fe2dac002da67de47ccf60a789d948b4dc892fcf7cceebe" dmcf-pid="WsAtkY2XI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이찬혁 '비비드라라러브' 뮤직비디오 스틸 컷 / 사진=YG엔터테인먼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2218ldtu.jpg" data-org-width="600" dmcf-mid="2Dj1cW9Hm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2218ldt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이찬혁 '비비드라라러브' 뮤직비디오 스틸 컷 / 사진=YG엔터테인먼트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9acbe2e4aed2b95278705bea90b50ff96f003899546341f1d75af00039ced7f5" dmcf-pid="YOcFEGVZrH" dmcf-ptype="general"> <p>이찬혁은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서 감정을 감정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해체하거나 전복하는 방식으로 표현의 진위를 끌어낸다. 과거에는 사춘기의 일그러진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들려줬다면, 지금의 그는 구조 자체를 낯설게 만들고 감정을 의심하게 만들어 정서적 몰입을 이끈다. 그리고 그 위에 청자와의 거리, 감정과의 간극, 음악과의 틈을 냉정하게 배치한다.</p> </div> <p contents-hash="1c7eb42ddb443592aa60acb0ac018712241bdab7f16a466f89d4b68c38fb3718" dmcf-pid="G71eF8EQrG" dmcf-ptype="general">때문에 그가 보여주는 무대는 호불호가 갈린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이찬혁이니까 가능한 무대'라는 반응도 뒤따른다. 중요한 건 그 반응들조차 그의 기획안에 있다는 점이다. 퍼포먼스, 기괴한 안무, 무표정한 표정, 과잉된 세트는 모두 '예술가 이찬혁'이라는 브랜드를 구성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그리고 그 전략은 지금까지 꽤 일관되고 성공적이었다.</p> <div contents-hash="34f2bbe2360b0813e9cb8361e566d1b5472cd543af8451b82947a406c14980bd" dmcf-pid="Hztd36DxwY" dmcf-ptype="general"> <p>이찬혁이 구축해 온 정체성은 단순한 음악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K팝스타' 출신이지만 인디 뮤지션과 같은 자기 서사를 가지고 대형 기획사에서 데뷔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정체성을 중심으로 과잉된 자의식과 아이러니, 비정서적 연출로 평범함과 거리 두는 방식을 택했다. K팝이라는 포맷 안에서 활동하면서 그가 구사하는 언어와 연출, 이미지 전략은 오히려 현대미술이나 연극 무대에서 익숙한 방식에 가깝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c13d64b2c1d37cb5c26b3b5fefbb358a9eb820ff667f329edde6c35404942ba" dmcf-pid="XqFJ0PwMDW"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이찬혁 / 사진=YG엔터테인먼트"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3510goqz.jpg" data-org-width="600" dmcf-mid="VKwUm56FD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IZE/20250728114553510goqz.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이찬혁 / 사진=YG엔터테인먼트 </figcaption> </figure> <div contents-hash="27691c3d4aa4030b4a65dc01f1701219182529a04faa534a74d7aa8cb0fc06fd" dmcf-pid="ZB3ipQrRmy" dmcf-ptype="general"> <p>지금의 K팝은 점점 더 장르적으로 유연해지고 서사적으로 다채로워지고 있다. 이찬혁은 그 안에서 명확한 극단을 택한 인물이다. 정서적 몰입보다는 의도적 단절을,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감정의 작동 구조를 폭로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그가 대중과 감정을 공유하기보다는 대중이 감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예술가라는 점을 보여준다.</p> </div> <p contents-hash="d9e62d5651d433859cc63effe2994c467bb0c0683345c4526d45b463ff57408d" dmcf-pid="5b0nUxmeDT" dmcf-ptype="general">이찬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음악적 궤적과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태도, 감정의 거리감, 연출과 퍼포먼스에 대한 감각은 단순히 기발하다는 말로 정리하기에는 한 단계 위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그는 무엇을 부를 것인지보다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는 창작자다. 그리고 지금의 K팝이 아이돌과 아티스트, 뮤지션과 연출가의 경계를 점점 모호하게 만드는 시점에서 이찬혁은 그 흐름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p> <p contents-hash="23ab8839526ee54f6b1ad25ae3e6cac0f2c2c6a7f54b83fc223c32bcdf39f0c6" dmcf-pid="1KpLuMsdrv" dmcf-ptype="general">그렇기에 이찬혁은 대중음악 안에서 흔치 않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되 시스템을 해석하는 시선을 지닌 창작자다. '라면인건가'로 시작해 '비비드라라러브'에 이르기까지. 그는 일상의 언어와 구조를 음악으로 가져와 다시 낯설게 만드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지금 이찬혁은 감정을 소비하는 시대에 감정을 의심하게 만드는 창작자다. 그렇게 그는 대중이 기대하는 감정선을 거부하고, 음악과 예술을 구별하지 않으며, 시스템 안에서 스스로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이 흔들림 없는 일관성과 기이할 정도로 유일한 미학은 그를 동시대 K팝에서 점점 더 보기 드문 존재로 만든다. 모두가 비슷한 결을 따를 때, 그는 묵묵히 다른 궤도를 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이렇게 부를 수밖에 없다. 멸종위기가수.</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주빈, LA에서도 '반짝'이는 미모…여유 가득한 미소 07-28 다음 토마토 지수 93% 찍고 3000억 벌었다…한국 극장가 휘어잡은 대작의 정체 07-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