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좋았지만... '트리거'의 위험한 실험 작성일 07-28 27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넷플릭스 트리거></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qbzXT7iBFy"> <p contents-hash="b822ebb02740e2411f7a4676acd435314ce9d59cce70d6d2c76ba92f7ab7cf4f" dmcf-pid="BKqZyznbuT" dmcf-ptype="general">[김건의 기자]</p>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04e63877b46027e3be2ae852478cccb167caed114306497b66007041f74e32e" dmcf-pid="b9B5WqLKUv"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7071hqnf.jpg" data-org-width="1280" dmcf-mid="QMhXT7iB7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7071hqn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트리거>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21c7d5210f15c15fa525f4c38abb984873df470a7928b885f409be143fd40bf6" dmcf-pid="K2b1YBo9zS" dmcf-ptype="general">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div> <p contents-hash="e14197e668474c910db1231d1fae34e8321678c547d745884ecfa401a9a62402" dmcf-pid="9VKtGbg2ul" dmcf-ptype="general"><트리거>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한국사회를 상상하여 만든 시리즈다. 여기서 고시생이 택배 상자를 열어 총기를 꺼내드는 순간부터 이야기의 본질적인 질문이 드러난다. 수년간 고시생활의 압박에 시달리고 주변 사람들이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는 상황에 진절머리를 느꼈던 고시생이 견디다 못해 총을 손에 쥐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무력했던 존재가 가장 강력한 존재로 변신한다. 고시원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사람들에게 방아쇠를 당길 때 그의 표정에는 망설임이 없다. 동시에 공동체 생활의 규칙을 지켜주라고 요청했지만 의견을 무시한 사람들을 쓰러뜨렸을 때 문제가 해결되는 쾌감이 자리한다. 이 장면에서 총기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사회에서의 무력함을 벗어나게 해 주는 일시적 해결책처럼 보인다.</p> <p contents-hash="a30a40bcea0d0059c6266fe94739be0c32941001d3659e803506a5ea6a7ac29d" dmcf-pid="2f9FHKaV0h" dmcf-ptype="general"><strong>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strong></p> <p contents-hash="33c3bd1d49fb70f7a6ea8763a71cc981e792c01f4a1b1840f4c6324c7b97e2f8" dmcf-pid="VzUYlpe7zC" dmcf-ptype="general">드라마는 매일 시위피켓을 몸에 걸고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제대로 밝혀달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들여다 본다. 법을 준수하는 선에서 자신의 문제를 사회에 고발하려는 여성은 스스로가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결국 총기를 주문하고 손에 쥔 순간 여성은 처음으로 '해결책'을 가진 사람이 되고 아들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이들을 살해한다. <트리거>는 한국사회의 사회적 병폐를 비추는 거울이다. 드라마 속 총기사고가 벌어지는 그 원인에는 사회적 규범의 무시, 억울한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는 법의 허술함, 집단 폭력을 견디지 못해 폭력으로 응징하려는 좌절감이 있다.</p> <p contents-hash="827c5c4e886a4db4634ae29160518509d20733c250e1e7e41f17a7c14b3ebcda" dmcf-pid="fquGSUdz7I" dmcf-ptype="general">드라마에서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대안은 총기소지를 통한 개인의 복수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학생이 총을 들어 가해자를 응징한다. 화면은 총으로 쓰러지는 사람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시청자들은 어쩌면 그 순간 잠시나마 대리만족을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메라가 가해자의 공포에 찬 표정을 클로즈업할 때, 우리는 깨닫는다. 이것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폭력의 전이일 뿐이라는 걸.</p> <div contents-hash="8154b72e0f763babe3acba2194e8e4abfee92090fa9077981d75d18ad0b13620" dmcf-pid="4B7HvuJqFO" dmcf-ptype="general"> 두 번째 대안은 제도를 통한 정의 실현이다. 경찰 이도(김남길)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총기 회수 작전 과정에서 그 역시 결국 총을 들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 법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 카메라는 그의 총기 액션을 장르적 쾌감으로 승화시키며 범죄자를 응징하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여기서 드라마의 모순적인 태도가 드러난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5bad8998777cb103c40d46ce2b915b5bde1c641ac615cca54b1f5448331beaa" dmcf-pid="8bzXT7iBps"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8390watd.jpg" data-org-width="1280" dmcf-mid="3qtSs1P3u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8390watd.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트리거>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코리아</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9538eaf3e5202a5afc57472ec053600c3cd6eaf20de73605575e35830abf9b7" dmcf-pid="6KqZyznb3m" dmcf-ptype="general"> <strong>비판과 쾌감의 역설</strong> </div> <p contents-hash="b4ddcaafbf4f3642dda08ba74310d1a384e1a2d8da46fc667b96b3a4d36a8737" dmcf-pid="P9B5WqLKFr" dmcf-ptype="general">드라마 속 문백(김영광)이 "모든 사람이 총을 가지고 있으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라고 묻는 장면에서 드라마의 핵심이 드러난다. 이는 총기가 돌아다니는 한국사회를 단순히 가정한 게 아닌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폭로하는 실험이다. 문백은 총기를 배포하면서 사람들의 본성을 관찰한다. 그가 목격하는 것은 선량한 시민들이 순식간에 가해자로 변모하는 과정이다.</p> <p contents-hash="a6b7e45cf13a299f365ab3b365a5de77b5aac31160175f27d217671e0e8e6c26" dmcf-pid="Q2b1YBo9zw" dmcf-ptype="general">변모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간호사 집단의 태움문화에 시달리는 신입 간호사, 학교에서 집단 폭력과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 전세사기로 자식을 잃은 부모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강구해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총기는 그들에게 마지막 발언권을 제공한다. 그들이 총을 들자 처음으로 상대방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인다. 하지만 이는 소통이 아니라 위협이다. 총구가 향하는 곳에서는 대화가 아니라 복종만이 존재한다.</p> <p contents-hash="d884d3fa05f1c74c2b531312cf84eec3d3332ff84068ccbc71c07d27b276884a" dmcf-pid="xVKtGbg2FD" dmcf-ptype="general">권오승 감독이 총을 잡는 인물들이 평범한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게 중요했다고 밝힌 건 이들이 시스템의 피해자임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하는 순간, 누가 진짜 책임자인지 묻는 질문은 흐려진다. 드라마는 문백의 실험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 실험이 만들어내는 장르적 스펙터클을 즐긴다. 총격전의 박진감, 복수의 쾌감, 피해자가 상대적 강자였던 가해자를 제압하는 권선징악의 통쾌함. 이야기 의도와 형식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 여러 번 나온다. <트리거>의 의도는 분명 총기를 위시한 폭력을 해결책으로 삼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지만, 그 폭력을 쾌감으로 소비하게끔 유도하는 모순적인 태도들이 종종 튀어나온다.</p> <p contents-hash="2ea876c6a13bf4ce86bebe6d31f5e9a450049a39f163a057b977068592b1a03a" dmcf-pid="ytZCwX41zE" dmcf-ptype="general"><strong>문제제기는 열심히, 해결책은 얼기설기</strong></p> <p contents-hash="00d6153f9b5ce4ab655628efb3b097195b0dbf5284b39623ba2f6041423433a7" dmcf-pid="WF5hrZ8t0k" dmcf-ptype="general">드라마의 마지막, 갈등의 클라이막스를 선보이고 얼기설기 이야기를 끝맺음하려는 것처럼 드라마가 제시하는 사회적 진단 이후의 처방은 없다. 나아가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문백이라는 특정한 개인의 일탈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어쩌면 총기가 야기하는 공포보다 더 위험한 일일지도 모른다. 문제의 근원을 그대로 둔 채로 증상만 억누르려는 접근법은 결국 또 다른 폭발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23287efeae2dfae71cb9edd669ef09c738842a79158e2570d207b705d013098e" dmcf-pid="Y31lm56F3c" dmcf-ptype="general"><트리거>는 총기를 통한 일시적 카타르시스, 즉각적이지만 순간적인 해소는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고 경고하지만, 정작 시청자에게는 총기를 통한 장르적 쾌감을 끊임없이 제공한다. 마치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동시에 마약 복용 장면을 매혹적으로 연출하는 것과 같다. 분명 <트리거>는 스스로 방아쇠가 되어 사회적 문제를 제대로 들여다 보자는 시발점이 되고자 했지만 작품이 경계하려는 일시적 쾌감을 작품 자체가 재생산해내는 아이러니에 직면한다.</p> <div contents-hash="40684c7373aa4d44f28620a71e03bd73da9c1abaaef379e9b50f7b692e1266a1" dmcf-pid="G0tSs1P33A" dmcf-ptype="general"> "모든 사람이 총을 가지고 있으면 한국은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은 분명 시도해 볼 만한 접근이다. 하지만 정작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었던 것은 질문의 시각적 구현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을 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무도 총을 들고 싶어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그 답을 찾기까지는 상상을 넘어서는 깊은 사유가 필요할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2093a76e9cf64f8c5349824813fb1ea90b2847dfef762b99288cbd1710492121" dmcf-pid="HpFvOtQ00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9691xyxj.jpg" data-org-width="1200" dmcf-mid="zMNxfaWA0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8/ohmynews/20250728115709691xyx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트리거> 스틸</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코리아</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95c34be529e854e11b07ac94f5d7a75bed03bac296094e71e37ef1efc0775c0f" dmcf-pid="XU3TIFxp3N"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불법 여권’으로 폰 개통? 홍보 대놓고…‘워크돌’ 영상 시끌 [DA:이슈] 07-28 다음 [AI는 지금] '소버린 AI'를 보는 두 시선…정부 '주권' vs 업계 '시장' 07-2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