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테슬라 올라타고 질주 … 차세대 자율주행칩 만든다

작성일 07-2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삼성, 23조원 초대형 계약 따내 테슬라 설계한 6세대 AI칩 생산 단순한 수주 넘어 파트너 격상 머스크 "몇배 더 규모 커질수도" 파운드리 재건 … 뉴삼성 시동 수율·납기 대응력 입증할 기회 퀄컴 등 추가고객 확보도 전력 일론 머스크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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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맺은 22조7648억원 규모의 AI칩 위탁생산 계약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가 글로벌 전략 고객사의 협업 파트너로 격상됐다는 의미를 가진다.
 29일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공급 계약은 단기간에 성사된 것이 아니다. 
 테슬라는 올해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 행사를 전후해 삼성전자와 접촉했고, 최종 계약은 지난주 마무리됐다. 테슬라는 당초 TSMC와 AI6 칩 생산 협의를 진행했지만 수주 물량이 포화 상태였던 TSMC가 "생산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삼성전자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이 생산할 AI6 칩은 테슬라에서 설계하는 차세대 자율주행 AI 칩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차량용은 물론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AI6 칩을 설계해서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기기로 했다. 2나노급 초미세 공정이 적용되며 2027년 가을부터 생산돼 테슬라의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제품 생산은 모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에 짓고 있는 테일러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은 수율 측면에서 한국 공장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 국내 생산도 검토했지만 테슬라 측이 '메이드 인 USA'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미국 생산이 확정됐다.
 무엇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은 테슬라가 칩 제조 효율 극대화에 참여하도록 허용했다. 내가 직접 생산라인을 걸으며 개발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삼성전자가 단순한 위탁생산자를 넘어 고객의 생산 전략에 밀착한 '공동 최적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음을 보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165억달러(22조7648억원)는 최소 금액이며, 실제 계약 규모는 그보다 몇 배 더 커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번 계약이 단발성 수주가 아닌 장기적인 파트너십 확대 수순임을 시사한 발언이다.
 이번 계약은 테일러 공장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2022년 착공 이후 4년 넘게 가동되지 못했던 이 공장은 AI6가 사실상 첫 양산 제품이 된다. 삼성 관계자는 "제품 발주가 없으면 공정도, 설비도 확정할 수 없는데 이번 테슬라 수주로 첫 시작을 끊었다"며 "공장을 짓기 시작한 지 4년 만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사법 족쇄를 벗어던진 후 이뤄진 첫 번째 초대형 계약이란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본격적인 반등 궤도에 올랐다고 보긴 이르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기록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 부문은 수조 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율, 생태계, 고객 대응력 등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낮은 수율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약점이다. 삼성은 2022년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반의 3나노 공정을 양산했지만, 낮은 수율로 고객 이탈을 초래했다. 오랜 고객이었던 퀄컴도 2021년 스냅드래곤 8 Gen 1을 삼성에 맡겼다가 수율에 문제가 생기자 곧바로 TSMC로 공급 업체를 바꾼 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기술 선도에만 집착하다 고객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또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에서도 TSMC에 밀린다는 평가다. 고객 맞춤 설계를 지원하는 설계자동화(EDA) 툴, IP 라이브러리, 디자인 서비스 등에서 TSMC가 훨씬 안정적인 파트너십과 툴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삼성의 수율·납기 대응력을 다시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TSMC에 뒤처진 시장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올해 초에는 TSMC 출신 마거릿 한 NXP반도체 부사장을 파운드리 북미 사업 총괄로 영입했다. 한 부사장은 올해 삼성전자가 영입한 글로벌 인재 중 한 명으로, 삼성은 그동안 글로벌 우수 인재를 영입해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에 성공을 거둔 적이 많았다.
 또한 추가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가능성이 있는 것은 퀄컴의 스마트폰용 AP인 스냅드래곤8 엘리트2다. 삼성의 차세대 갤럭시 S26에 탑재될 예정인 이 반도체는 현재 TSMC와 삼성 파운드리 양쪽에서 생산을 할지 아니면 TSMC에서만 생산을 할지 결정을 앞둔 상태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삼성 파운드리가 잠재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고객이다.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외부 변수도 있다. 최근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IFS)에 대한 투자를 사실상 철회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다시 TSMC와 삼성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김동은 기자 / 이덕주 기자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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