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소용없다… NFL 선수 출신 92%가 ‘뇌 손상’ 확진 작성일 07-31 28 목록 <b>맨해튼 총격 사건으로 공포 확산</b><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31/0003920330_001_20250731005322666.jpg" alt="" /><em class="img_desc">100kg이 넘는 거구가 전속력으로 달려와 충돌하는 미식축구는 반복적인 머리 충격으로 선수들이 퇴행성 뇌 질환인 CTE를 앓을 위험이 큰 스포츠다. 사진은 NFL 경기 도중 볼티모어 레이븐스 마크 앤드루스와 충돌한 신시내티 벵갈스 마이클 토머스의 헬멧이 벗겨져 날아가는 모습./게티이미지코리아</em></span><br> 고교 시절 미식축구 선수였던 20대 남성이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총기 난사로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NFL(미 프로 풋볼) 본부가 있는 빌딩에서 범행을 저질렀는데 그가 쓴 유서에 “NFL이 CTE(만성 외상성 뇌병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CTE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br><br>CTE는 미식축구나 프로레슬링처럼 머리에 반복적으로 강한 충격을 받는 선수들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선수들은 헬멧과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만, 뇌진탕이나 골절과 같은 부상은 흔하게 발생한다. 버지니아공대 연구에 따르면 미식축구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여러 차례 겪는 강한 충격은 자동차 에어백이 터질 정도의 사고에 맞먹는 수준이다. 미식축구에서 강력한 태클로 머리가 받는 충격을 중력가속도(g-force)로 환산하면 100g을 넘기도 한다. 이는 일부 연구에서 측정된 헤비급 복서의 펀치(약 50g)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31/0003920330_002_20250731005322945.jpg" alt="" /><em class="img_desc">그래픽=양인성</em></span><br> 선수들은 이런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으며 커리어를 이어가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뇌에 손상을 입게 된다. 하지만 CTE는 뇌를 해부해야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지금까지는 대부분 사망 후에야 진단이 나왔다. 실제로 2023년 보스턴대 CTE 센터 연구진이 사망한 전직 NFL 선수 376명이 기증한 뇌를 분석한 결과, 345명에서 CTE가 확인됐다. 무려 91.7%에 달하는 수치다. 현재 보스턴대 연구진은 혈액 검사나 뇌 영상 촬영을 통해 생전에 CTE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중이며,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5월 이 연구팀에 1500만달러(약 207억원)를 지원했다.<br><br>문제는 CTE가 우울증이나 자살·자해 충동을 유발하고, 공격적 성향을 더욱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미 하버드대 연구진이 작년 9월 전직 NFL 선수 1980명을 대상으로 건강 상태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1이 넘는 681명(34.4%)이 “나는 CTE를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171명(25.1%)은 “자살 및 자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br><br>CTE가 스포츠계에서 처음 논란이 된 것은 2002년 NFL 명예의 전당에 오른 마이크 웹스터의 사망 원인이 밝혀지면서부터다. 병리학자 베넷 오말루는 웹스터의 시신을 부검한 뒤 CTE 증상을 발견했고, 격렬한 스포츠가 선수들의 뇌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br><br>이후 NFL은 불필요한 머리 충돌을 줄이는 방향으로 규칙을 바꾸고 헬멧 안정성을 높이는 등 CTE 예방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국 사회에선 뇌 손상을 우려해 미식축구를 꺼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15년 NFL 최고 신인으로 꼽히던 크리스 보어랜드는 “건강이 우선”이라며 데뷔 1년 만에 은퇴했다. 미식축구는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이지만, 미국 고등학교 풋볼 선수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100만명 미만(2021~2022년)으로 감소했다.<br><br>CTE를 앓는 전직 선수들에 대한 보상 문제도 여전히 논란이다. NFL은 2016년 전직 선수들과 법적 공방을 벌인 끝에 CTE 연관성을 인정했지만, 미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17년 합의가 시작된 이후 약 1100건의 합의금 청구가 거부됐으며, 이 중 300건은 의사 진단을 받았음에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NFL은 “지금까지 1600명 이상의 전직 선수와 그 가족에게 총 12억달러(약 1조6590억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br><br><b>☞CTE(만성 외상성 뇌병증)</b><br><br>‘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를 줄인 말로, 머리에 외부 충격과 뇌진탕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 발병할 수 있는 퇴행성 뇌 질환을 뜻한다. 미식축구, 권투, 레슬링 등 격렬하고 충돌이 잦은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기억력 저하와 우울증, 자살 충동과 공격적 성향 등을 유발한다.<br><br> 관련자료 이전 ‘女수영 전설’ 러데키 22번째 金 07-31 다음 6명 죽이고 목숨 끊어… 교도소서 자살도 07-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