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륙 최고봉·3극점 정복… ‘하늘 등정’ 떠나다 작성일 07-31 28 목록 <b>산악인 허영호 대장 별세</b><br> 국내 히말라야 등반 1세대로 세계 최초 3극점(북극·남극·에베레스트)과 7대륙 최고봉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허영호(71) 대장이 담도암 투병 끝에 29일 별세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31/0003920324_001_20250731005251942.jpg" alt="" /><em class="img_desc">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3극점(북극·남극·에베레스트)에 도달했던 산악인 허영호 대장이 29일 별세했다. 사진은 2003년 7월 알프스 산맥 최고봉 몽블랑에 올랐을 당시 모습이다. /뉴스1</em></span><br> 허 대장의 인생은 도전과 탐험, 그 자체였다. 1987년 국내 산악인으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겨울철 에베레스트(8848m) 등정에 성공했다. 혹독한 추위와 강풍과 폭설, 짧은 일조 시간 등 위험성이 높아 대다수 산악인이 겨울 등반을 기피하지만, 허 대장은 뚝심으로 성공했다. 1977년 고(故) 고상돈(1979년 별세) 대장 이후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두 번째 한국인이었다. 한 번 오르기도 어려운 에베레스트를 그는 여섯 차례나 올랐다. 2010년엔 아들 허재석(41)씨와 함께 ‘부자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다. 그해는 그가 아내와 안타깝게 사별한 때였다. 2017년 5월에는 63세 나이로 국내 최고령 에베레스트 등정 기록도 세웠다.<br><br>허 대장은 산악인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눈을 돌려 극지 탐험을 계속했다. 엄홍길(65)과 고 박영석(2011년 안나푸르나에서 별세) 대장이 히말라야 8000m급 14개 봉우리 완등에 열중할 때 그는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7/31/0003920324_002_20250731005252033.jpg" alt="" /><em class="img_desc">허영호 대장이 2007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조선일보 DB</em></span><br> 그는 1994년 남극점에 도달했고, 이듬해 북극 횡단 원정을 통해 북극점을 밟았다. 당시 에베레스트와 남·북극 도달은 세계 두 번째였다. 또한 허 대장은 에베레스트를 필두로 남미 아콩카과(6959m), 북미 매킨리(6194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 오세아니아 칼스텐츠(4884m), 유럽 엘브루스(5642m), 남극대륙 최고봉인 빈슨 매시프(5140m)까지 등정하며 세계 7대륙 최고봉 정상도 밟았다. 일각에선 이런 행보를 대한산악연맹 등과 소원했던 허 대장의 개인적인 스타일로 보기도 한다.<br><br>허 대장의 체력은 다른 산악인들이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1982년 히말라야 마칼루(8463m) 등정 대원 체력 테스트 때 허 대장이 30kg짜리 쌀 포대를 매고 북한산 코스에서 1등을 차지한 에피소드는 두고두고 회자됐다.<br><br>허 대장은 어릴 적 꿈이었던 비행기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모험에도 도전했다. 1998년 초경량 항공기 조종 면허를 땄다. 2007년 1월 경기도 여주에서 제주도 성산읍까지 왕복 1100㎞ 단독 비행에 나섰다가 전남 청산도 앞바다에 추락해 구조된 적도 있다. 2011년 초경량 비행기로 국토의 동·남·서쪽 끝인 독도, 마라도, 가거도를 거쳐 충북 제천 비행장으로 돌아오는 1800㎞ 단독 비행에 성공했지만, 꿈꾸던 세계 일주에 나서진 못했다.<br><br>앞서 정부는 고인의 공로를 인정해 고인에게 체육훈장 기린장(1982년), 거상장(1988년), 맹호장(1991년), 청룡장(1996년)을 수여했다.<br><br>허 대장은 지난해 10월 담도암 판정을 받고 치료를 해왔지만 최근 급격히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일부터 고향인 충북 제천에서 자신의 탐험 인생을 정리하는 전시회를 열었는데,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산악계의 애도가 쏟아졌다. <b>허 대장은 생애 마지막 순간 가족들에게 “자기 자신을 넘는 순간이 정상(頂上)이다. 극기(克己)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아들 재석씨는 “아버지가 병상에서 ‘세상에서 가볼 수 있는 곳은 다 가봤으니 여한은 없다’는 말씀도 자주 하셨다”고 했다.</b><br><br>유족으로는 재석씨와 딸 정윤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7호실. 발인은 8월 1일 오전 10시 40분.<br><br> 관련자료 이전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AI 판단 07-31 다음 ‘女수영 전설’ 러데키 22번째 金 07-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