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U대회 D-2년] ③ 독일대회가 주는 교훈…"지속가능한 축제로 감동 전해야"(끝) 작성일 07-31 14 목록 <strong style="display:block;overflow:hidden;position:relative;margin:33px 20px 10px 3px;padding-left:11px;font-weight:bold;border-left: 2px solid #141414;">산업 폐허 딛고 일어선 노드 환경공원 폐회식, 많은 시사점 던져 <br>충청U대회, 시민과 세계가 함께 호흡할 '지속가능한 축제' 기대</strong><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7/31/AKR20250730058700063_01_i_P4_20250731070116780.jpg" alt="" /><em class="img_desc">라인-루르 세계대학경기대회 폐회식이 열린 독일 노드 환경공원<br>[촬영 한종구 기자]</em></span><br><br>(뒤스부르크=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이 거리는 매일 변해요. 사람도, 공연도, 풍경도. 오늘은 특히 특별하죠."<br><br> 100여년 전 검은 연기를 뿜어내던 제철소가 있던 자리에 수천명의 관객과 선수들이 모였다. <br><br> 라인-루르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폐회식이 열린 독일 뒤스부르크의 노드 환경공원은 산업 유산이 시민의 삶 속으로 녹아든 대표적인 재생 공간이다.<br><br> 불 꺼진 용광로, 녹슨 철탑, 높게 솟은 굴뚝들이 무대를 둘러싼 가운데 음악과 불꽃, 영상, 공연이 어우러진 폐회식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기억과 재생'의 가치를 전하는 울림의 장으로 거듭났다.<br><br> 라인강 인근의 이 공원은 20세기 초 티센 철강공장이 가동되던 곳이다.<br><br> 공장이 문을 닫은 뒤 도시 재개발 대신 과거의 흔적을 존중하며 보존·활용하는 방향으로 탈바꿈했다. <br><br> 오염된 토양은 식물로 정화하고, 기존 구조물은 창의적으로 활용됐다. <br><br> 석탄을 나르던 경사 구조물은 암벽등반장으로, 굴뚝은 전망대로, 연료 파이프는 어린이들의 미끄럼틀로 재탄생했다.<br><br> 이 공간을 설계한 조경건축가 피터 랫츠는 "없애는 대신 기억을 쌓은 공간"이라며 있는 그대로를 존중한 '재생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br><br> 이번 폐회식 무대도 공장 한편의 옛 발전소를 리모델링한 공간에서 진행됐다.<br><br> 음악과 불꽃, 영상이 어우러진 공연은 깊은 울림을 전했고, 대한민국의 가야금과 판소리 공연은 이국의 밤하늘을 울리는 특별한 여운을 남겼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7/31/AKR20250730058700063_02_i_P4_20250731070116789.jpg" alt="" /><em class="img_desc">라인-루르 세계대학경기대회 폐회식이 열린 독일 노드 환경공원<br>[촬영 한종구 기자]</em></span><br><br>중국 청두체육대학 소속 마시우전 선수는 "이곳을 돌아보니,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서우강 철강공장에서 경기를 치렀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무대가 특별했고,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br><br> 공원 한편에서 만난 독일인 요하인 씨는 인근 도시 에센에서 자전거를 타고 1시간을 달려왔다고 했다.<br><br> "아이들이 이곳을 참 좋아해요. 과거 공장이 실내 클라이밍장으로 바뀌었거든요. 오늘 같은 문화 행사는 가족에게 좋은 추억이 됩니다."<br><br> 그의 말처럼 노드 환경공원은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에 녹아든 삶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br><br> 산책하는 가족들,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 나무 그늘에서 여유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기억의 축제'였다.<br><br>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관계자는 "라인-루르 대회는 경기장 숫자보다 도시가 가진 이야기를 어떻게 세계와 나누는지가 핵심"이라며 "미래형 스포츠 축제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br><br> 이러한 감동은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릴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도 시사점을 던진다.<br><br> 충청U대회 폐회식 장소로 확정된 세종시 중앙공원이 단순한 야외무대가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br><br> 세종시는 한때 중앙공원을 무대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br><br> 하지만 전문가들은 2년 뒤 충청U대회 폐회식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한국형 미래 폐회식'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br><br>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이 지역(뒤스부르크)은 유서 깊은 탄광 지역이고 경기장도 문화유산과 결합돼 있다"며 "우리도 스포츠만이 아닌 한국의 문화와 역사까지 함께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br><br> 김태흠 충남지사도 "(폐회식에서) 가야금과 판소리로 충청의 아름다움을 소개한 것도 좋았지만, 케이팝 공연을 잠깐이라도 선보였다면 더 뜨거운 반응을 얻었을 것"이라며 한국 문화의 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br><br> 이어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만큼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줄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1/2025/07/31/AKR20250730058700063_04_i_P4_20250731070116798.jpg" alt="" /><em class="img_desc">라인-루르 세계대학경기대회 폐회식서 선보인 한국 문화공연<br>[촬영 한종구 기자]</em></span><br><br>라인-루르의 감동은 산업재생의 성공사례에만 머물지 않는다.<br><br> 굴뚝 위의 부는 바람, 자전거를 타고 찾아온 시민의 땀방울, 그리고 다음 세대를 기다리는 공원의 녹음 속에도 감동이 살아 숨 쉰다.<br><br> 이창섭 충청U대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은 "현대 스포츠 행사는 도시의 가치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이라며 "케이컬처(K-culture)와 정원도시라는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2027 충청U대회를 세계에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차별화된 무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br><br> 운동장에서 하는 폐회식이 아니라 야외에서 하는 폐회식이라는 강점을 살려내는 동시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충청U대회를 가장 한국적인 대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다.<br><br> 2027년은 대한민국의 충청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시간이다. <br><br> 2년 뒤인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150개국 1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될 충청U대회.<br><br> 억지로 꾸민 인위적인 연출이 아닌 일상 속 공간 위에서 시민과 세계가 함께 호흡할 '지속가능한 축제'가 기대된다.<br><br> jkhan@yna.co.kr<br><br> 관련자료 이전 [충청U대회 D-2년] ② "합심해 성공 개최하자"…4개 시도 준비 '척척' 07-31 다음 ‘파죽의 7연승’ 하나카드, PBA 팀리그 1R 우승…PS 진출 조기 확정! 07-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