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축구한류' 중심 베트남, '김상식' 매직 통했다 작성일 07-31 18 목록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베트남, AFF U-23 우승 이끈 김상식 감독, 인팀 이어 또 정상 올라</strong>이제 베트남 축구의 역사는 '한국인 감독 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 축구가 '쌀딩크' 박항서 감독에 이어 '식사마' 김상식 감독을 통하여 또 한 번 한국인 지도자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br><br>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7월 29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결승에서 홈팀 인도네시아를 1-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이로써 대회 3연패를 차지했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자국 지도자가 팀을 이끌었고, 한국인 지도자가 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은 김상식 감독이 최초다.<br><br><strong>김상식 감독의 업적</strong><br><br> <table class="nbd_table"><tbody><tr><td><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47/2025/07/31/0002482938_001_20250731120907636.jpg" alt="" /></span></td></tr><tr><td><b>▲ </b> 김상식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베트남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td></tr><tr><td>ⓒ AP연합뉴스</td></tr></tbody></table><br>김상식 감독은 지난 2024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을 부임하면서 A팀과 U-23팀 감독을 겸임하게 됐다. 김 감독은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 축제인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에 베트남 A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U-23 AFF 챔피언십까지 제패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이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감독으로도 이름을 올렸다.<br><br>베트남 축구는 한국인 감독들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에서도 변방으로 꼽히는 약체였다. 월드컵 본선은커녕 최종예선에도 진출한 적이 없었고, 아시안컵이나 아시안게임에서도 변변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외국인 사령탑도 여러 번 거쳐 갔지만 대부분 실패를 거듭하여 '외국인 감독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2017년 박항서 감독이 한국인 지도자로는 최초로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할 무렵만 해도,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고작 134위에 불과했다.<br><br>하지만 박항서 감독이 등장한 이후 베트남 축구는 그야말로 대혁신을 맞이했다.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2018년 동남아시아 축구 선수권 대회(스즈키컵) 우승. 2019년 UAE 아시안컵 8강, 2022년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최종 예선 진출과 첫 승(중국전) 등이 모두 박항서 감독의 작품들이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과 동행한 7년부터 2023년까지 무려 5년 4개월간 눈부신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갔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영웅'으로 등극했고, 베트남의 거스 히딩크라는 의미의 '쌀딩크', 엄하면서도 자상한 '파파'라는 유명한 별명까지 얻었다.<br><br>베트남은 박항서 감독과 결별한 이후 프랑스 출신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트루시에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을 지휘하며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여러 해외 클럽과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였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트루시에의 베트남 대표팀은 월드컵 2차 예선과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연패를 거듭했고, FIFA 랭킹은 10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트루시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마지막 10번의 A매치에서 베트남은 고작 1승 9패에 그쳤고. 베트남 축구협회는 성난 자국 팬들의 비난에 못 이겨 트루시에를 경질했다.<br><br>위기에 놓인 베트남 축구의 선택은 다시 한번 한국인 사령탑이었다. 김상식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베트남을 연이어 동남아 최정상에 다시 올려놓으며 박항서 감독의 영광을 재현하고 기대에 부응했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며 동반 우승을 거둔 건 박항서 감독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었다.<br><br>현지 반응도 뜨겁다. 2025 아세안축구연맹(AFF) 우승 직후, 베트남 축구 팬 수천 명이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베트남에서 현재 김상식 감독의 인기는 박항서 감독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br><br>베트남 축구에게 한국인 지도자들과의 인연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처럼, 한편으로 이들에게도 베트남에서의 도전은 '제2의 전성기'를 여는 탁월한 선택이 됐다. 사실 박항서와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을 맡기 직전만 해도 한국축구 내에서는 야인 생활을 보내며 잊혀진 지도자가 되어가던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br><br>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맡기 이전까지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4강 신화를 이뤄낸 '히딩크호'의 코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같은 해 부산 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아 우승에 실패하고 동메달에 그친 이후로는 더 이상 국가대표팀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다. K리그에서는 여러 팀의 사령탑을 역임했지만 빅클럽이 아닌 경남-전남-상주(현 김천 상무)-창원 시청(내셔널리그) 등 주로 중하위권팀들의 감독직을 전전하며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br><br>당시 이미 60대를 바라보던 박 감독은 사실상 K리그에서는 더 이상 감독직에서 자연히 은퇴 수순에접어든 노장 취급을 받던 상황이었다. 이로 인하여 처음 베트남 사령탑에 깜짝 선임되었을 때 현지에서도 박 감독의 커리어를 거론하며 자격에 성공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을 정도였다.<br><br>김상식 감독은 현역 시절 국가대표로 A매치 59경기에 출전하며 2006 독일월드컵-2007 아시안컵 무대 등도 경험하는 화려한 선수생활을 보냈다. 지도자로서도 친정팀인 K리그 명문 전북 현대의 사령탑을 맡아 2021년 K리그 우승, 2002년 FA컵 우승, 올해의 감독상 등을 수상하는 성과를 남겼다. 김 감독은 전북에서만 선수-코치-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축구인으로서 전반적인 커리어는 박항서 감독을 능가할 정도였다.<br><br>하지만 전북에서의 마무리는 좋지 않았다. 성적 부진과 세대교체 실패, 잦은 인터뷰 설화, 팬들과의 불화 등, 악재가 겹친 끝에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김상식 감독은 K리그에서 더 이상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올 만큼 여론의 평가가 바닥이었다.<br><br>결과적으로 박항서와 김상식 감독은 베트남에서 보란 듯이 대반전에 성공했다. 만일 이들이 베트남 대표팀을 맡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축구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인물로 남았을 것이다. 또한 과소 평가받던 한국인 지도자들의 역량이 해외무대에서 오히려 재조명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br><br>한국인 지도자들이 베트남에서 연이서 성공을 거둔 비결은, 단순히 성적을 넘어서 시스템 확립과 체질 개선을 이끌어냈다는 데 있다. 박항서 감독과 김상식 감독 모두 압박, 체력, 역습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축구의 스타일을 베트남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이를 위하여 선수들의 식단까지 엄격하게 관리하고 확고한 규율과 기강을 확립하며 선수들을 통제했다. 또한 A팀과 연령대 대표팀 감독까지 모두 맡으며 선수육성과 경기스타일의 연속성을 구축하는데도 기여했다.<br><br>베트남 축구가 한국인 지도자들을 통하여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면서 동남아에 '축구 한류' 열풍이 일어나는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신태용 전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 굵직한 성과를 올렸고, 김판곤(현 울산HD) 감독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하혁준과 정성천 감독은 각각 라오스 남녀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한국인 지도자들이 동남아 무대에서 활약하거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도자들에게는 이제 한국무대만이 아니라도 해외무대로 눈을 돌리면 능력을 증명할 기회가 있다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게 됐다.<br><br>한 명의 지도자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력이나 이름값이 전부가 아니라 그 감독이 가지고 있는 비전과 철학,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환경이 받쳐주느냐에 달렸다. 때로는 '실패의 경험'도 지도자에게는 낙인이 아니라 더 큰 성공을 위한 값진 교훈이 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인생역전을 이뤄낸 박항서 감독과 김상식 감독의 성공이 우리에게 주는 울림이다.<br> 관련자료 이전 2분기 삼성전자 먹여 살린 갤럭시…하반기 관세·수요둔화 변수(종합) 07-31 다음 '메리 킬즈' 이민기 "사실 두 역할, 시한부 환자+경찰 동시에" 07-31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