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李 강조한 비대면진료, 민주당서 새 법안…“응급·정신질환·만성질환자 빼고 전면 허용"

작성일 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권칠승 민주당 의원, 새로운 의료법 개정안 발의 초·재진 조건 삭제…일부 환자 빼고 폭넓게 허용 진료 기록도 볼 수 있도록 의료진 결정 권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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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진이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와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처방전을 전송받은 약국은 약을 조제해 환자에게 배송한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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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위한 새로운 법안이 여당에서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은 일부 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에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대면 진료 이력이 있는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기존 안보다 허용 범위를 대폭 넓혔다.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대면진료 법제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실제 법안 통과까지는 여야 협의와 의료계 의견 수렴 등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앞서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과 같은 맥락이어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재진 개념 없애고 대부분 허용
 권 의원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네 번째 비대면진료 관련 법안이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도 보건복지위 소속 최보윤 의원과 환경노동위 우재준 의원에 이어 전진숙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법안을 냈다. 최보윤·우재준 의원 안은 비대면진료 확대를 골자로, 연령이나 초·재진 구분 없이 비대면진료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세부 기준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위임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개정안은 응급환자, 정신질환자, 만성질환자, 보호자 동의 없는 14세 미만 아동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환자에게 비대면진료를 허용하도록 했다. 응급의료 관련 법률에 따르면, 응급환자는 질병, 분만, 각종 사고·재해로 인한 부상을 입은 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비대면진료는 6년째 시행 중인 시범사업을 통해 제도의 효용성과 안정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며 “국내 의료 AI(인공지능)·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대면 진료 이력이 있는 환자에 한해 허용하는 조건도 없다. 앞서 전진숙 국회 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발의한 ‘성인 재진 환자’ 중심 법안은 의원급 병원에서 한 차례 이상 대면 진료를 받은 경우에만 비대면진료를 허용해, 기존 시범사업보다도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가 이전에 방문했던 병원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해당 병원이 비대면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 진료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정치권은 권 의원 개정안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서는 ‘먹사니즘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의 비대면진료 법제화 공약을 마련했다. 현재 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권 의원의 법안이 법제화 논의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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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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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성 우려 줄이고, 환자 편익 높여
 의료계는 비대면진료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안전성은 우려한다.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진료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책임 문제나 오진 가능성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도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의료 마이데이터’ 조항이다. 비대면진료 시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 진료기록, 복약 이력 등 개인 건강정보를 정보 주체의 동의 하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법에 마이데이터 활용 내용을 명문화한 것은 처음이다.
 의료진이환자의 건강 데이터를 볼 수 있다면 환자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비대면진료 가능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거부할 수도 있다. 환자 편익뿐 아니라 의료진의 결정 권한도 함께 강화된 셈이다.
 또한 의료진이 연간 8시간 이상 의무 이수해야 하는 보수교육 과정에 비대면진료와 IT 기술 활용 관련 교육을 포함하고, 기존 시범사업에서 도입된 마약류 처방 제한, 전담 의료기관 설립 금지 등의 조항도 법안에 반영했다. 다만 대한약사회의 반발이 큰 약 배송은 앞선 법안과 마찬가지로 제외됐다.
 백남종 원격의료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이번 법안은 의료인의 자율성과 면책 범위가 비교적 확대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대면진료는 전체 의료의 약 10% 수준으로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역할”이라며 “우선 제도를 법제화하고, 시행 과정에서 보완해 나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전문의약품 오남용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할 필요도 있다. 백 이사장은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나 탈모 치료제 등 특정 전문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비대면진료를 악용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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