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실적 반등 애플… AI·중국·공급망 '삼중고' 과제 산적

작성일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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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중장기적 리스크는 여전히 뚜렷하다. 아이폰과 서비스 중심 고성장, 중국 시장 매출 회복 등 단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하락, AI 경쟁력 약화, 공급망 재편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생성형 AI 사업의 부진은 애플의 성장 축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구조적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애플의 글로벌 시장 내 리더십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이폰·서비스 고성장…中 시장 반등 성공
 애플은 올 2분기(회계연도 3분기) 매출 944억4000만달러(약 132조원), 순이익 234억3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9.6%, 순이익은 9.3%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주당순이익(EPS) 또한 1.57달러를 기록,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1.43 달러)를 상회하는 성적을 냈다. 매출의 경우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제품별로는 아이폰 매출 성장세가 눈에 띈다. 전년 대비 13% 증가한 445억8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맥(Mac)은 80억5000만달러로 15% 증가했다. 서비스 부문은 274억2000만달러로 13% 성장했다. 서비스 부문에는 애플뮤직, 아이클라우드(iCloud), 앱스토어, 애플케어 등이 포함된다. 단일 제품 판매에 의존해온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구독 기반 서비스 비중을 높이려는 전략이 본격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같은기간 아이패드와 웨어러블·홈·액세서리 부문은 각각 8%, 8.6% 감소하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미국(399억달러), 유럽(217억달러), 일본(54억달러) 시장이 고르게 성장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중국 시장 매출이다. 그간 화웨이, 아너 등 현지 제조사에 밀려 점유율이 급락했던 애플은 2분기 중국에서 153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4%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분기 이후 3분기 만의 반등이다. 고가 아이폰 프로 라인업 수요 유지, 서비스 매출 증가, 유통망 재조정 등이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제품에 대한 중국 정부 보조금 정책이 애플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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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16 시리즈. 왼쪽부터 아이폰16프로맥스, 16프로, 16플러스, 16일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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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성장에도 과제 산적…점유율·AI·공급망 '3중 변수'
 올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지만, 애플이 직면한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하다. 막대한 수익을 거뒀음에도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위협 요인으로 지목한다.
 대표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매출 핵심 지역인 중국 시장의 경쟁력 약화다. 2023년까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던 애플은 지난해 3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5위(15%)까지 밀려났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같은 기간 화웨이(18%)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비보(17%), 오포(16%), 샤오미(15%) 등 중국 브랜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랴오닝성 다롄시에 위치한 직영 매장을 철수하며, 애플이 중국 내에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폐점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단순한 점유율 하락을 넘어, 현지 시장에서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경쟁에서도 삐걱거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 WWDC 2025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시장에 본격 진입했지만, 기능과 완성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심 조직인 AFM(Apple Foundation Model) 팀에서 핵심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서비스 출시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반면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를 앞세워 AI폰 시대를 선도하며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급망 재편도 변수다. 애플은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라 인도·베트남 등으로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조 효율 저하, 물류 비용 증가, 부품 단가 상승 등은 단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역별 인프라 수준과 숙련 인력 확보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어,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 체계 구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 입지 약화와 AI 전략 부진, 공급망 이전에 따른 부담 등은 결코 가볍지 않은 변수”라며 “여전히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면 브랜드 경쟁력이 뒤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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