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는 PGG, 정정용은 사우샘프턴… 해축 즐겨보는 K리그 감독 작성일 08-03 35 목록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8/03/0000051471_001_20250803040009123.gif" alt="" /><em class="img_desc">파리 생제르맹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가운데)이 지난 5월 3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꺾은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photo 뉴시스·AP</em></span></div><br><br>유럽축구를 처음 접한 건 1990년대 후반 KBS 위성 채널을 통해서였다. 당시 KBS 위성 채널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중계했다. 지금처럼 모든 경기를 생중계했던 건 아니다. 녹화중계가 익숙한 때였다. 그래도 브라질 전설 히바우두, 네덜란드 전설 필립 코쿠, 신태용 감독 이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등의 현역 시절을 조금이나마 챙겨 봤다는 건 추억으로 남아 있다. <br><br>한국에서 유럽축구가 익숙해진 건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공동으로 개최했던 유로 2000(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었다. KBS는 당시 한·일 월드컵을 2년 앞두고 유로 2000 모든 경기를 생중계했다. 한국에서 유로대회 전 경기가 중계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축구계는 이 대회를 계기로 '유럽축구 팬이 크게 늘었다'고 본다.<br><br>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유럽축구는 축구를 진짜 좋아하는 일부 사람의 취미였다. 지금처럼 구단이나 선수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접한다는 건 상상조차 어려운 때였다. 구단이나 선수 정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br><br>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많은 게 바뀌기 시작했다. 한·일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박지성, 이영표의 유럽 진출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특히나 박지성, 이영표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진출한 뒤엔 유럽축구 인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박지성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호흡을 맞추고, 리오넬 메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맞붙는 등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현실로 펼쳐지면서 유럽축구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br><br>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크게 늘었다.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등이 유럽 빅리그로 나아갔다. 손흥민처럼 10대 시절 유럽으로 건너가 자리 잡은 선수도 등장했다. 2025년 한국 축구 대표팀 베스트 11엔 유럽 리거가 절반이 넘는다. 유럽에서 뛴다고 해도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는 일도 흔해졌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클럽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중심을 잡는 팀으로 거듭났다.<br><br>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한국 축구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과거 유럽축구는 축구를 좋아하는 팬들의 선택지 중 하나였다. K리그와 유럽 빅리그엔 여전히 큰 차이가 있기에 경기인 출신 축구인들에게 유럽축구는 큰 연관성을 갖기 힘들었다. '한국에선 한국 축구와 문화를 알아야 성공한다'는 말이 통용되는 시대였던 것이다.<br><br><strong>경기인 출신도 유럽축구 챙겨 보는 시대</strong><br><br>시대가 바뀌었다. 언제 어디서나 유럽축구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수많은 유소년 선수가 국가대표팀과 더불어 유럽 진출을 꿈꾼다. '유럽에 진출해야 국가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짙어졌다. 과거엔 '대학교 졸업장이 있어야 은퇴 후의 삶에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 당시 대학교 졸업장이 지금은 유럽 경험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한 경력이 있어야 은퇴 후의 삶에 큰 도움이 된다'고들 한다. 학생선수, 학부모, 축구 팬의 눈이 유럽축구에 익숙해졌다. 축구를 보는 눈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뜻이다. 팬들이 세계 축구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경기인 출신보다 빠삭하게 알기도 한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지도자는 살아남기 어려워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 시절 명성만 가지고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는 건 더 어려워질 것이다.<br><br>유럽축구를 상세히 챙기고 분석하는 지도자가 늘어나고 있다. 비시즌 땐 자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유럽에서 선진 축구를 챙겨 보기도 한다. 한국 최고의 전술가로 꼽히는 광주 FC 이정효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 감독은 특히 EPL 소속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 등의 축구를 상세히 분석한다. 앞의 세 팀은 세계 축구계가 '세련된 축구를 한다'고 인정하는 팀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 감독은 맨시티, 아스널, 브라이턴 등을 상세히 분석한 뒤 광주에 접목할 만한 것들을 추려낸다. 그리고선 선수들에게 가르쳐준다.<br><br>광주에서 활약 중인 주세종은 "이정효 감독님을 비롯한 우리 코칭스태프는 경기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꼼꼼하게 챙겼다"며 "좋은 장면이나 전술 등을 분석해서 선수들에게 공유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엔 성장에 목마른 선수가 여럿이다. 클럽 월드컵에서 알고 싶은 거나 필요한 걸 요청하면, 코칭스태프에서 이를 정리해 보내주신다"고 했다. <br><br>이 감독은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을 눈여겨봤다. PSG는 클럽 월드컵 준우승을 기록한 팀이다. PSG는 2024~2025시즌 유럽에선 4관왕을 달성했다. PSG를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프랑스에서 열렸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구단의 오랜 꿈이었던 UCL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br><br><strong>이정효 "나부터 공부해야"</strong><br><br>이 감독은 "PSG 경기를 꼼꼼하게 챙겨 보고 있다"며 "PSG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PSG 축구에서 광주에 접목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고 있다. 쉽진 않은 것 같다. PSG 선수들은 외계인 같다. PSG처럼 축구하려면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어떻게 저렇게 뛰나 싶다. 우리가 저런 선진적인 축구를 하려면, 피지컬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야 한다. 피지컬이 올라와야 더 선진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조금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나부터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 중"이라고 했다. <br><br>이 감독은 최근 PSG의 독특한 경기 시작 방식에 관한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PSG는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면, 공을 상대 골문과 가까운 지역의 터치라인 밖으로 내보낸다. 이후 빠르게 라인을 끌어올려 강한 압박을 시작한다. 이 감독은 "재밌게 보고 있는 전술"이라며 "전방 압박에 엄청난 자신감과 확신이 있어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상대의 반응도 눈여겨본다. 상대는 PSG의 전방 압박을 뚫어내면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만약 상대 감독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PSG 골문에 다가설지 고민해 본다. 상대 감독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는지도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다"고 했다.<br><br><strong>무명 감독의 반란</strong><br><br>한국에서 이 감독 못지않은 학구파인 김천상무 정정용 감독도 유럽축구를 꼬박꼬박 챙겨 본다. 정 감독은 조금 특이하다. 정 감독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확고한 축구 철학을 기반으로 묵묵히 도전하는 지도자'를 주시한다. 정 감독은 "세계 모든 지도자가 맨시티 축구는 잘 안다"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처럼 최고의 명장이 이끄는 팀의 경기는 세계 축구 흐름을 따라가려면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오래도록 눈여겨보는 지도자는 윌리엄 스틸 사우샘프턴 감독, 키어런 맥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이다.<br><br>윌리엄 스틸 감독은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 아니다. 선수 경력은 아마추어 축구 팀에서 뛴 게 전부다. 윌리엄 스틸 감독은 풋볼매니저(FM)란 게임의 광팬으로 10대 때부터 지도자 경력을 쌓아 프로축구 감독이 된 인물이다. 윌리엄 스틸 감독은 프랑스 리그앙 스타드 드 랭스, RC 랑스를 거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사우샘프턴을 이끌고 있다. 그는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동갑이다. 맥케나 감독은 선수 경력이 매우 짧았다. 맥케나 감독은 북아일랜드 연령별 대표팀에 뽑혔을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부상으로 프로 데뷔조차 못한 채 은퇴했다. 하지만 맥케나 감독은 좌절하지 않고 착실히 공부해 떠오르는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다. <br><br>맥케나 감독은 잉글랜드 3부 리그에 머물던 입스위치를 맡아 EPL 승격까지 일군 바 있다. 맥케나 감독이 입스위치를 3부에서 EPL로 끌어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딱 2년이었다. 입스위치는 2024~2025시즌 EPL에서 살아남지 못해 챔피언십으로 강등됐지만, 맥케나 감독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br><br>정 감독은 "이런 분들을 유심히 보면 축구 철학이 엄청나게 확고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지도자로 엄청난 능력을 내는 분들의 축구를 보면서 큰 영감을 얻는다. 나는 그런 분들의 장점도 흡수하고 싶다"고 했다.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에서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서민우도 선진 축구를 챙겨 보며 발전을 꾀한 대표적인 이다. <br><br>서민우는 "김천에서 정정용 감독님을 만나 큰 성장을 일굴 수 있었다"며 "김천 송석화 전력분석관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유럽축구를 보다가 필요한 자료가 생기면 송석화 분석관께선 밤을 새워서라도 찾아주셨다. 내가 흡수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선수들의 장점을 꼼꼼하게 챙겨주신 덕분에 국가대표란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기성용도 유럽축구를 빼먹지 않는다. 기성용은 "내 취미 중 하나는 집에서 유럽축구를 챙겨 보는 것"이라며 "EPL이 빨리 개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말을 이었다.<br><br>"나는 축구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좋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후배들이 좋은 팀에서 뛰고 있다. 후배들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경험하고 있다. 나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후배들에게 물어본다. 축구는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 나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br><br>매해 여름이면 유럽 빅클럽이 한국을 방문해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다. 올여름엔 뉴캐슬 유나이티드, 토트넘 홋스퍼, FC 바르셀로나가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다. 팬들은 한국을 방문하는 유럽 팀을 열렬히 환영한다. 선수들은 영상으로만 보던 유럽 빅클럽 소속 선수들과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더 큰 꿈을 갖기도 한다.<br><br>올여름 뉴캐슬과 바르셀로나를 상대하게 된 FC 서울 핵심 미드필더 황도윤은 "언젠가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고 싶은 꿈이 있다"며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할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재밌을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어 "뉴캐슬, 바르셀로나 모두 훌륭한 팀이다. 개인적으론 프랭키 더 용, 페드리를 좋아한다. 영상을 많이 봤다. 더 용, 페드리 모두 볼을 잡았을 때 상황 판단이 정말 빠르다. 공을 잡고 돌아서는 움직임도 순식간에 이뤄진다. 바르셀로나와의 맞대결에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붙어보고 싶은 상대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유럽축구는 한국 축구인들에게도 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br><br> 관련자료 이전 이미주, 첫 차로 '2억대' M사 SUV 플렉스…"차 잘 모르지만 예뻐서" (그냥 이미주) 08-03 다음 9회, 2아웃, 롯데의 야구가 시작된다…'대타 작전' 08-03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