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대결에서 이긴 ‘최후의 인간’들

작성일 08-07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대부분 영역에선 AI가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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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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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가 승리했다(지금은!)”
 지난 16일 폴란드 프로그래머 프셰미스스와프 뎅비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코딩 대회 ‘월드 투어 파이널 2025 휴리스틱 콘테스트’에서 인공지능(AI)을 이기고 우승했기 때문이다.
 오픈AI에서 일하다 5년 전 퇴사한 뎅비악은 복잡한 문제를 10시간 동안 코딩으로 풀어내며 진땀을 흘렸다. 최종적으로 뎅비악이 짠 코드는 AI 코드보다 9.5%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직은 AI가 코딩 수퍼스타를 이기지 못했다”고 했지만 AI는 날고 긴다는 다른 인간 프로그래머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테크 업계에선 빠르게 발전하는 AI 속도를 감안하면 뎅비악이 AI와 코딩 대결해 승리한 마지막 인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올해 안에 코딩 분야에서 AI가 인간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류 역사상 기술은 발전을 거듭하며 끊임없이 인류 삶의 모습을 바꿔놓았다. 특히 컴퓨터와 AI는 어느새 인간 이상의 계산력과 추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술의 이러한 발전사 속엔 기술과 대결을 벌여 마지막 승리를 거둔 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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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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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스의 카스파로프, 바둑의 이세돌
 그간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과 기계가 개발돼 왔음에도 한동안 지적 능력만큼은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두뇌 싸움’에서마저 인간이 기술에 뒤처지는 일이 하나둘 늘어났다. 특히 2023년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AI는 곳곳에서 인간을 추월해 이젠 인간이 AI보다 우위에 있는 영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940년대 중반 ‘전자 디지털 컴퓨터’가 등장한 후 컴퓨터는 계속 고도화됐다. 그러다 1996년 2월 인간과 컴퓨터의 첫 두뇌 대결이 벌어졌다. 바로 IBM 수퍼컴퓨터인 ‘딥블루’와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인 ‘게리 카스파로프’의 체스 대결이다. 딥블루는 병렬 처리 기반 수퍼컴퓨터로 체스 전용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었다. 6차례 경기 중 딥블루는 2번, 카스파로프는 4번을 이겨 인간 카스파로프가 승리한다. 그는 “기계와 대결해 승리하려면 인간이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의 정밀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이 컴퓨터와 체스로 대결해 이긴 마지막이었다. 이듬해 더 업그레이드된 딥블루는 카스파로프와 재대결해 압승을 거뒀다.
 사람들은 체스는 컴퓨터에 졌지만, 바둑만큼은 기계가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바둑은 더 복잡하고 직관 같은 비계량적 요소가 경기 운영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이 믿음을 검증하는 바둑 대회가 2016년 한국에서 열렸다. 바로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AI ‘알파고’의 대결이다. 이세돌은 경기 전 “4대1 또는 5대0으로 내가 이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5번 중 4번째 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뒀다. 그 경기는 “인간이 AI를 이긴 마지막 바둑 경기”가 됐다.
 ◇웬만한 사람보다 나은 AI
 최근엔 AI가 포커, e스포츠, 사법시험, 의사 면허 시험 등 각종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가운데, 아직 인간이 우위를 점하는 영역이 발견됐다. 바로 최고 등급의 수학 분야다.
 지난달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IMO) 대회에서 구글과 오픈AI의 수학 AI 모델은 사상 처음으로 6문제 중 5문제를 맞혀 금메달급 실력을 뽐냈다. IMO는 20세 미만 학생들이 참가하는 매우 어려운 수학 대회 중 하나다. 이 시험에서 AI는 높은 성적을 거뒀지만 승자는 인간이었다. 타이거 장 등 10대 5명은 6문제를 전부 맞혀 만점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AI는 최적화를 잘하지만 여전히 창의적 문제 해결력과 직관이 필요한 영역에선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지능뿐 아니라 AI를 장착한 로봇이 몸으로 하는 활동에서도 인간보다 우세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 딥마인드팀은 지난해부터 스스로 학습해 실력을 높이는 ‘탁구 에이전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아마추어 수준인 이 로봇이 수년 안에 인간을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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