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00% 관세”… 다짜고짜 포문 연 트럼프

작성일 08-0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구체적 시기·계획 안 밝힌 채 “美에 공장 지으면 면제할 것” 정부 “최혜국 대우 약속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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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6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투자 발표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악수하기 위해 손을 건네고 있다. 애플은 이날 자국에 1000억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애플의 미국 내 총 투자액은 600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애플 제품에 들어갈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6175ehvv.jpg" data-org-width="3400" dmcf-mid="4r5slbSg1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6175ehv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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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투자 발표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에게 악수하기 위해 손을 건네고 있다. 애플은 이날 자국에 1000억달러 추가 투자를 약속했다. 애플의 미국 내 총 투자액은 6000억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애플 제품에 들어갈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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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IC)와 반도체에 약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1000억달러(약 138조원) 투자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하지만 애플처럼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짓겠다고 약속한 회사는 (관세가) 면제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관세 부과 계획이나 시기, 면제 기준은 밝히지 않은 깜짝 발언이었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관세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 관세는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과 같은 1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가 100%를 언급하면서 대미 반도체 수출은 불확실성의 안갯속에 빠졌다. 반도체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면 대미 수출이 줄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 자체가 타격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8000만달러로 자동차, 일반 기계에 이어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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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양진경"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7503oyzy.jpg" data-org-width="480" dmcf-mid="81aiaHNfZ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7503oyz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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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양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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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의미와 미칠 영향을 파악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2위다. 두 업체 시장점유율은 60~70%에 달한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인데, 대부분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다. 결국 미국이 모든 반도체에 100% 관세를 매긴다면 한국뿐만 아니라 반도체 수요처인 미국 테크 기업도 함께 피해를 보게 된다. 특히 대만의 TSMC에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을 맡겨 AI(인공지능) 칩을 수입하는 엔비디아가 큰 타격을 입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감안하면 미국에 공장을 짓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0%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는 “실제로 100% 관세를 부과한다기보다는 선언적 의미에 가까운 것 같다”며 “명확한 것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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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김현국"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8775wpgs.png" data-org-width="480" dmcf-mid="65K7KA9H1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48775wpgs.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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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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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판 MAGA’ 채찍 든 트럼프… 한국, 최혜국 대우 땐 15% 가능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반도체 100% 관세 발언은 ‘반도체판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 경쟁에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의지도 반영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해 해외 의존을 낮추고, 대중(對中) 견제, 아시아 생산 집중도 분산, 첨단산업 주도권 회복 등 다양한 전략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은 관세 면제 가능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트럼프가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짓겠다고 밝힌 기업은 면제”라고 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4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부터 이 공장에서 테슬라의 첨단 칩을 생산한다. SK하이닉스도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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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삼성 美 오스틴 공장… 인근에 파운드리 공장도 건설 중 -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삼성전자는 이 공장 인근 테일러 지역에 44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50064gzih.jpg" data-org-width="1280" dmcf-mid="PxQfQOxp1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chosun/20250808005650064gzih.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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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美 오스틴 공장… 인근에 파운드리 공장도 건설 중 -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삼성전자는 이 공장 인근 테일러 지역에 44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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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발언이 미국 내 투자한 기업의 모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것이라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TSMC, 뉴욕에 공장을 건설하는 마이크론 등 대부분 대형 반도체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언급대로면 그동안 품목 관세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렸던 반도체 기업들은 안도하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TSMC, 마이크론 등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막대한 관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류징칭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도 “미국에 공장을 가진 TSMC는 (미국의 반도체 관세 100%에서) 면제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이날 “우리 기업이 100% 관세를 부담하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미국과 타결한 합의에 따라, 반도체·바이오 분야는 ‘최혜국 대우’를 보장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100%든 200%든 우리는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라디오 방송에서 “100% 관세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된다면, 한국의 반도체 관세도 최소 EU와 같은 15%가 되는 셈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관세 100%는 큰 실효성이 없는 일종의 정치적 수사로 볼 수 있다”며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는 일본, 대만, 이스라엘 중소형 반도체 업체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일관적”
 테크 업계에선 관세율 숫자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던지는 일관된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트럼프는 미국 내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 ‘관세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미 정부가 세계 각국과 상호 관세를 새로 맺은 후에도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를 계획하는 것은 미국 내 생산되는 반도체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보조금으로 반도체 업체를 유인했다면 트럼프는 관세라는 채찍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다. 미 정부는 2030년까지 미국 내에서 전 세계 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특정 품목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관세 등 적절한 조처를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이다. 미 정부는 반도체뿐 아니라 반도체가 탑재되는 가전, 전자 제품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달 중순 정확한 반도체 품목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심사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테크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무역실장은 “추후 정식 발표에 따라, 관세 인하 조건이 대미 투자액 혹은 생산 규모와 비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특히 관세 부과 범위가 반도체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들어가는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제품으로 확대 적용되면 피해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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