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는 여자들'이 찾은 해방의 순간 작성일 08-08 18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영화 리뷰] <발코니의 여자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Rv50A9Hzu"> <p contents-hash="961272f939f5f4bcb5e3dcdefcbcf06676a975ed748d46558f664d0b1efe6c3c" dmcf-pid="FeT1pc2XuU" dmcf-ptype="general">[김형욱 기자]</p> <p contents-hash="c36fa1bead70a1f4fe76bdf8b7754c817f66c57eb2b5f9e512eb751b98ca7ca7" dmcf-pid="36IY5ozTup" dmcf-ptype="general"><strong>(*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trong></p> <p contents-hash="720788cf056f1004675591c04f74ccf0ffe44fa1f10a8b76d4f220729955af26" dmcf-pid="0PCG1gqy00" dmcf-ptype="general">유럽 전역에 찾아온 폭염,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마을 발코니들이 활짝 열린다. 마음만 먹으면 서로 뭘 하고 있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30대를 바라보는 세 친구, 니콜과 앨리즈와 루비가 맞은편에 이사를 온 근사한 남자에게 끌린다. 니콜은 첫 소설을 준비 중인 작가, 앨리즈는 첫 극장 영화를 준비 중인 배우, 루비는 인기가 꽤 많다.</p> <p contents-hash="eb42d97ec387e879d70f540995d82d3ec2bb3256946a5844511a51d1f776ed69" dmcf-pid="pQhHtaBWU3" dmcf-ptype="general">그들은 맞은편 남자의 초대로 그의 집으로 향한다. 루카스는 유명하다는 이들의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다. 근사한 집에서 놀고먹고 마시다가 니콜과 앨리즈만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다음 날 루비가 피 칠갑을 한 채 홀로 집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니콜과 앨리즈는 그 모습을 보고 기겁한다. 갑자기 루카스의 집으로 달려가는 루비, 쫓아가는 친구들.</p> <p contents-hash="a82f0e4e2a71601b6c99ba30d0b8b482d2fb3ee4b43a0c40b7034606142d01a0" dmcf-pid="UxlXFNbYpF" dmcf-ptype="general">루카스가 처참하게 죽어 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루카스가 루비를 성폭행했고 루비가 스스로를 지키려 한 거였다. 정신을 놓다시피 한 루비, 사태를 함께 수습하자는 니콜, 신고하자는 앨리즈. 결국 그들은 함께 사태를 수습하기로 한다. 시체를 훼손하고 은닉하고 유기하는 순서로 말이다. 와중에 셋은 각자 차마 말 못 할 사정이 있다.</p> <div contents-hash="cbd71456466b7fe9d6a5ec1a12b1411d4804dba4712e805db5f6896e55c310c0" dmcf-pid="uMSZ3jKG0t" dmcf-ptype="general"> <strong>행위-고뇌-트라우마-해방의 과정</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78b51751cb986b2c620699fcfe40964dc5c6ba2e490dd69986dc4e24c1c8e026" dmcf-pid="7Rv50A9Hp1"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ohmynews/20250808172402763wcao.jpg" data-org-width="1280" dmcf-mid="5tcIvx1m7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ohmynews/20250808172402763wcao.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발코니의 여자들>의 한 장면.</td> </tr> <tr> <td align="left">ⓒ 그린나래미디어</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5d1142bf389fcccbdf9fe23e63babf874fc5a2aa1304e81dce315a9356d25bad" dmcf-pid="zeT1pc2Xp5" dmcf-ptype="general"> 영화는 한여름의 해프닝처럼 시작한다. 마을의 어느 부인이 자신을 괴롭히는 남편을 죽였는데, 니콜한테 와서는 혼자 넘어져 혼절했다고 말한다. 니콜은 함께 좋아해 준다. 이 영화 <발코니의 여자들>이 '여성' 주체의 이야기를 풀어 나갈 거라는 걸 선언하는 셈이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노에미 메를랑이 연출, 각본, 주연을 도맡았고 셀린 시아마가 공동 각본을 맡아 여성 서사를 확장했다. </div> <p contents-hash="743a68542248cea3553b8539193bcbe90901e21d81efa218fda75c618f168269" dmcf-pid="qdytUkVZFZ" dmcf-ptype="general">프랑스 영화가 종종 보여주는 파격을 이 영화도 보여주는데, 다름 아닌 '노출'이다. 하지만 관객의 눈을 사로잡고자 끌어당기는 종류의 노출이 아니다. 영화를 통해 일찍이 접해 본 적이 없는 일상적인 노출들이 대부분인데, 오히려 상당히 불편했다. 여성의 몸이 얼마나 대상화되고 또 소비되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p> <p contents-hash="12c86a11d6268d86748b340bb209d9dfbe1c817c03df1af8f361c0ab2007c110" dmcf-pid="BJWFuEf5UX" dmcf-ptype="general">한편 포스터를 보면 '이 영화에서 '여자'는 죽지 않습니다'라는 단 한 줄의 카피가 돋보이는데, '여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또한 선언 같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영화에서 여자가 의도적으로 죽임을 당했는지, 그저 스쳐 지나가듯 죽었고 희생자로서 죽었고 가해자일 때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남성 서사의 강화 장치로서 죽었다. 죽었을 때조차 주체가 될 수 없었다.</p> <p contents-hash="b2761fc64872ffd13439951d83d8516cc88d11ee931804bd996737510bf011cb" dmcf-pid="bJWFuEf5pH" dmcf-ptype="general"><발코니의 여자들>은 좀 다르다. '여자가 남자를 죽인다'라는 현상 자체가 중요하지 않고 행위 이후 고뇌 끝에 트라우마를 딛고 진정한 해방으로 가는 본질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앞서 언급한 '선언'을 영화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만 굳이 돌아가려 하지도 않겠다고.</p> <p contents-hash="39bacb2207d1c48ab28db5a3fa387f5d6ddfa90b0be80a4e7851f46a72b5329b" dmcf-pid="KiY37D41pG" dmcf-ptype="general">'발코니'라는 공간이 주는 함의가 흥미롭다. 집이라는 닫힌 공간, 아니 닫혀 있어야 하는 공간에서 유일하게 열린 공간이 발코니다. 안에서 밖을 전망하며 휴식을 취하는 목적일 텐데, 그렇다는 건 밖에서도 안을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발코니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만의 열린 공간이 아닌 모두의 열린 공간.</p> <p contents-hash="b1e3f694dae0a1db58c204cafa757e3eef49cb6bf039af626fd203e54b9a66e3" dmcf-pid="9nG0zw8tFY" dmcf-ptype="general">그러니 마음만 먹으면 남들이 뭘 하는지 알 수 있고 내가 뭘 하는지 알려질 수 있다. 서로 소통이 매우 긴밀하게 이뤄질 수 있고 비밀 따위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물며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알려지지 않을 도리가 없을 테다. 영화의 세 친구도 그 점을 모르지 않기에 똘똘 뭉친다. 애초에 그들도 발코니를 통해 친해졌을 것이었다.</p> <p contents-hash="e4b31c1b15db0f9508ad48c0c5e3bba3ad93ac05a01dfb6dad1305e0cb39e0dc" dmcf-pid="2LHpqr6FzW" dmcf-ptype="general">문제는 열려 있다고 허락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갈 권리는 없다는 점이다. 루카스가 성에 개방적인 캠걸 루비를 성폭행하면 안 되듯이 말이다. 그런 마인드는 극 중 죽음을 불러온 착각인데, 죽어도 할 말 없는 생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영화가 가벼운 블랙 코미디 형식을 띠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결코 가볍게 지나갈 수 없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유다.</p> <div contents-hash="9bf7781db977639b5b447b7f467ea2a36efb6bad250baea5cdbe8c6d44dc5fec" dmcf-pid="VoXUBmP3Uy" dmcf-ptype="general"> 꼭 한 번 찾아서 접하면 좋을 영화다. 여전한 무더위에도 딱 맞는 외피를 가졌으나 정작 이면을 들여다보면 서늘하기 짝이 없는 복잡하고 어둡기까지 한 이야기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임을 선언하고 있기에 이야기로서만이 아닌 깨달음을 얻고자 할 때도 유용할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538256c441200345edb210c2d3c23b92c815165075be3e8e32e91f71fbc447ad" dmcf-pid="fgZubsQ00T"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8/ohmynews/20250808172404051czxh.jpg" data-org-width="893" dmcf-mid="1XG0zw8tu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8/ohmynews/20250808172404051czxh.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영화 <발코니의 여자들>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그린나래미디어</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16f0d181f5c24d845a9f2abaacf99d5ec42dd4b416aa0b67a2156ccb2603036f" dmcf-pid="4a57KOxpuv"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과 contents.premium.naver.com/singenv/themovie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차니, 두 번째 싱글 ‘너 하나라서’ 발표…짙어진 감성 08-08 다음 "프렌치 누디스코의 정수"…랭페라트리스, 첫 단독 내한공연 개최 08-08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