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 미친 GPT-5…"韓이 못 따라갈 정도 아니다"

작성일 08-0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오픈AI가 내놓은 새 모델 뜯어보니 기존 버전들 통합해 편의성 높여 '환각' 줄고 코딩·한국어 향상 공개 후 주요 성능테스트 1위 수능국어·영어 1등급, 수학 2등급 전문가 "코딩 외엔 혁신 안보여" 업계 "기껏해야 GPT-4.2 수준" 올트먼도 "AGI 기준 못돼" 인정 韓업계 "소버린 AI 희망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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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모델로 통합돼 이용이 간단해졌다. 코딩 능력도 향상됐다. 하지만 게임체인저급 혁신은 없었다.”
 8일 오픈AI의 신규 인공지능(AI) 모델 GPT-5가 공개된 후 터져 나온 글로벌 테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큰 변화는 이용자가 모델을 고를 필요 없이 GPT 스스로 가장 적합한 답변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무료 이용자에게 최신 추론모델을 개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GPT-3와 4o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AI 생태계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 정도의 성능 개선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많다. 한 국내 AI 기업 관계자는 “GPT-5를 써보고 오히려 한국에서도 소버린 AI 경쟁이 가능할 것이란 희망을 봤다”고 했다.
  ◇ ‘모델 선택’ 사라진 GPT
 이날 AI 벤치마크(성능평가) 전문 플랫폼 아티피셜애널리시스에 따르면 GPT-5는 공개되자마자 주요 종합성능 평가에서 1위 자리를 꿰찼다. 컴퓨팅을 가장 많이 투입한 ‘GTP-5 하이(High)’의 종합기능 점수가 69점을 기록해 기존 1위 ‘그록4’(68점)를 소폭 앞섰다. GPT-5는 ‘MMLU-프로’와 ‘인류의 마지막 시험’(HLE) 등 지식 벤치마크에서도 1위에 올랐다.
 GPT-5는 오픈AI 최초의 통합형 모델이다. 이용자는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일반 모델’과 ‘추론 모델’ 설정을 따로 선택할 필요가 없다. 질문 난이도에 따라 스스로 응답 시간과 사고량을 조절한다. 유명 AI 평론가인 이선 몰릭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부교수는 “이름이 비슷한 모델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헷갈리던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GPT-5는 무료 이용자에게도 기본 모델로 제공된다. 닉 털리 오픈AI 제품총괄은 “기술의 혜택을 모두에게 돌리겠다는 방향”이라고 했다.
 오픈AI는 AI 모델이 명확한 답을 모를 때 아는 척하거나 해본 척하는 현상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GPT-5가 시간을 들여 응답할 경우 지난 4월 발표된 o3 모델보다 사실과 다른 응답이 80% 감소했다.
 코딩 능력도 향상됐다. GPT-5 사전 테스트에 참가한 AI 코딩기업 애니스피어의 마이클 트루엘 최고경영자(CEO)는 “놀랍도록 지능적인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한국어 평가 벤치마크(KMMLU) 테스트에서도 전문가 수준을 뛰어넘는 점수를 기록했다. 2025학년도 수능 문제를 풀게 한 결과 국어(화법과 작문), 수학(미적분), 영어 영역 문항에서 원점수 기준 각각 95점, 82점, 92점을 기록했다. 실제 수능 등급 커트라인과 비교해 보면 국어와 영어는 1등급, 수학 영역은 2등급 수준의 성적이다.
  ◇ “GPT-4 때만큼 획기적이진 않아”
 업계에선 글로벌 AI 선도기업인 오픈AI의 신제품에 기대한 혁신은 없었다는 평가도 연달아 나오고 있다. “GPT-3에서 GPT-4로 도약할 때만큼 획기적인 향상은 아니다”(로이터), “기껏해야 GPT-4.2처럼 느껴진다”(맷 슈머 하이퍼라이트 대표)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GPT-5는 2년 만에 나온 신모델이라 몇 달 전부터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달 테크 팟캐스트에 출연해 GPT-5 테스트 경험을 언급하며 “내가 못 하는 일을 AI가 해내는 것을 보면서 쓸모없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신작 출시를 계기로 오픈AI 투자자들은 기업가치를 3000억달러에서 5000억달러로 단숨에 상향했다.
 막상 모델이 공개되자 실망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치라그 데카테 가트너 분석가는 “GPT-5는 작업 추론 및 코딩에서는 뛰어나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올트먼 CEO 역시 GPT-5 출시 브리핑에서 아직 범용인공지능(AGI)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국내 AI업계에서도 ‘못 따라갈 정도로 위협적인 성능 개선은 아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가대표 AI 사업에 참여하는 NC AI의 김근교 글로벌사업실장은 “출시 이후 SNS에서 예상보다 반응이 미미한 게 이해가 간다”며 “소버린 AI를 개발 중인 기업 입장에서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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