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좀비딸》, 좀비물 공식 깨고 부성애를 입히다 작성일 08-10 4 목록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개봉 7일 만에 손익분기점 돌파…코믹 요소와 함께 눈물샘도 자극</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tc8ryviB0z"> <p contents-hash="93b69e7a5ce6f8f1bf70410e990ad4ffdb460854a0ce4ff39915443735a0a0a6" dmcf-pid="Fk6mWTnb77" dmcf-ptype="general">(시사저널=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p> <p contents-hash="bc8017d72a4b2d464e24574dd15831ef96f084bfb3140ecbcde2c247e6238034" dmcf-pid="3EPsYyLKzu" dmcf-ptype="general">또 좀비다.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좀비물이 한국 땅에 빈번하게 출몰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출발선에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이 있다. 1000만 관객을 태운 《부산행》의 성공은 좀비 장르에 대한 한국 관객의 심리적 허들을 일거에 허물었다. 이후 좀비는 사극, 학원물, 코미디물과 융합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마이너한 장르였던 좀비물의 주가는 그렇게 치솟았다. 최근엔 너무 많이 다뤄지면서 식상해진 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좀비를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려면 이젠 차별화된 변형이 필수란 얘기다. 《좀비딸》은 어떤 차별점을 내세워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을까.</p> <p contents-hash="c9d1688f6a0e9ca3d8728548bb97a9a314eb4c410eaf84ba442eae3919d5a008" dmcf-pid="0DQOGWo93U" dmcf-ptype="general">동물원 맹수 전문 사육사인 정환(조정석)은 홀로 딸 수아(최유리)를 키우며 살아간다. 평온했던 부녀의 일상은 전국을 강타한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좀비로 아수라장이 된 도심을 피해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살고 있는 시골로 내려가던 중, 수아가 좀비에 물려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정부가 감염자 사살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리자 정환은 수아를 숨기기로 한다. 그리고 맹수를 조련했던 경험을 살려 수아를 재사회화하기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오랜 고향 친구인 동배(윤경호)가 든든한 아군으로 함께했지만, 첫사랑 연화(조여정)에게 발각되면서 위기를 맞는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976d02742b6e99a15116c15dafdd028ffc4fb57938031b7a9f1a6715b48da0d" dmcf-pid="ptmUf2yjF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좀비딸》 포스터 ⓒ(주)NEW"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6041utda.jpg" data-org-width="800" dmcf-mid="XZmUf2yjp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6041utda.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좀비딸》 포스터 ⓒ(주)NEW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98605d17697a6bed4df79a6015ab3943fbb31a6f0a059d636035fb43c584f5c9" dmcf-pid="UFsu4VWAU0" dmcf-ptype="general"><strong>가족물과 손잡은 좀비 영화</strong></p> <p contents-hash="6e44dffaaa6dce271ebdfc69f97cf7c7594f0549396570eac7093380195f859d" dmcf-pid="u3O78fYcF3" dmcf-ptype="general">웹툰은 창의력 고갈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가 노다지로 주목하는 시장이다. 《좀비딸》 역시 인기 웹툰(《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최근 《광장》 《전지적 독자 시점》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무리한 각색으로 원작 팬들의 원성을 산 것과 대조적으로, 《좀비딸》은 비교적 충실하게 원작을 따랐다. 크게 달라진 점이라면 원작보다 희망적으로 마감한 결말이다. 희극적 결말을 좋아하는 국내 관객들의 성향을 생각했을 때 나쁘지 않은 상업적 판단으로 보인다.</p> <p contents-hash="3a3fcea2590cdf04dd6996d24aae56a39a7313dbf4e9884214eab9c071db40a5" dmcf-pid="70Iz64GkzF" dmcf-ptype="general">각색 과정에서 또 하나 달라진 건 가족애다. 《좀비딸》에서 주목하는 것은 '좀비'가 아니라, '딸'이다. 보통의 좀비물이 좀비를 대중문화 소재로 소구하면서 그려내는 것은 '가까운 내 이웃이나 가족이 갑자기 적으로 돌변한다'는 공포였다. 좀비에게 물리면 가족조차 죽여야 할 상황에 이르면서, 거기에서 파생되는 슬픔이 극을 추동하곤 했다. 《좀비딸》은 이러한 클리셰를 비튼다. 좀비가 된 내 가족을 어떻게든 지켜내겠다는 안간힘을 통해, 좀비와 함께 살아갈 수 없느냐고 질문한다. 발칙한 발상이다.</p> <p contents-hash="e7ba10b035a5b48f08c31882164b0cc3f558459aa43fa6d18f9740f077fd0024" dmcf-pid="zpCqP8HE0t" dmcf-ptype="general">사람과 좀비가 유대 관계를 맺는 설정은 이미 시도됐다. 2013년 개봉한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웜 바디스》가 인간과 사랑에 빠진 좀비를 내세워 좀비에 대한 편견을 깼다. 인간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좀비가 아닌,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존재로서의 좀비를 그렸다는 점에서도 두 영화는 통하는 지점이 있다.</p> <p contents-hash="47d6c9708b219e8c1dc24d37d3659f9d2e671b187d5e56061c26cb1a9c0e7835" dmcf-pid="qUhBQ6XD01" dmcf-ptype="general">여기서 잠시 좀비의 역사를 살펴보자. 좀비가 대중문화에 깊게 들어오게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건 조지 로메르다. 부두교 무당들의 주술에서 유래한 좀비라는 존재는 조지 로메르의 '시체 3부작'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 《시체들의 새벽》(1978), 《시체들의 날》(1985)을 거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좀비로서의 특징을 가지게 됐다. '산 자도 아니고 죽은 자도 아니다' '인간을 먹는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된다'와 같은 특징들 말이다. 이후 등장한 좀비들은 이런 특징들을 변형하고 변주하며 세를 넓히기 시작했다. 대니 보일은 《28일 후》(2003)에서 달리는 좀비라는 설정을 추가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에드가 라이트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에서 아이디어 번뜩이는 코미디를 믹스하면서 좀비물의 폭을 넓혔다.</p> <p contents-hash="f66ec8e87625590ea9a8d1d5100e76b996d5c77df7816eced8bb85383ed5c63f" dmcf-pid="BulbxPZw75" dmcf-ptype="general">해석이 개방적으로 열린 특징 덕분에 좀비물은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변형됐다. 온도에 민감한 좀비(《킹덤》), 회춘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좀비(《기묘한 가족》) 등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좀비들이 쉬지 않고 출몰했다. 《좀비딸》은 급기야 극기 훈련을 통해 좀비 길들이기를 시도한다. 인육 대신 곱창을 먹고, 할머니의 고스톱 메이트가 되고, 화장으로 실핏줄을 가린 후 등교하는 좀비를 보았는가. 영화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시치미 뚝 떼고 밀어붙인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cd81e207f86489ac26fd33186a0402f8e1f02eb11414cd1918d02bc59e157ddc" dmcf-pid="b7SKMQ5rF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좀비딸》 스틸컷 ⓒ(주)NEW"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7360yyel.jpg" data-org-width="800" dmcf-mid="Zsqasr6F7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7360yye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좀비딸》 스틸컷 ⓒ(주)NEW </figcaption> </figure>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0dda73370d05489e616045a8a72eea809628852bcb7ecf046c123adab4489ecf" dmcf-pid="Kzv9Rx1mU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영화 《좀비딸》 스틸컷 ⓒ(주)NEW"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8645vfjx.jpg" data-org-width="800" dmcf-mid="1vH6LiUl0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0/sisapress/20250810090128645vfj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영화 《좀비딸》 스틸컷 ⓒ(주)NEW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c2877531613e989c7d8fc660981705189984da6c997dc49946fb1cd8bfe72211" dmcf-pid="9ZD39bSgUH" dmcf-ptype="general"><strong>조정석·이정은·윤경호의 연기가 약점 메워</strong></p> <p contents-hash="1839743c978cd66a4cb9afbcd599c65fbf7e900f5450b51e51f62f75f80b5cc6" dmcf-pid="25w02Kva0G" dmcf-ptype="general">좀비물은 그 사회의 문화나 첨예한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데 좋은 그릇이다. 좀비는 배경일 뿐이다. 좀비물은 인간의 이기주의, 차별, 자본주의, 환경 파괴 등의 이슈를 거론해 왔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좀비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행》이 마비된 국가 시스템을 비판했다면, 사극으로 만들어진 《킹덤》(2019), 《창궐》(2018)은 권력층의 탐욕을 녹여냈다. 《좀비딸》의 경우 좀비라는 코드를 빌려 사회적 낙인과 타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곳곳에서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무엇이 정상이고, 비정상인가. 국가권력은 인간의 삶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등의 물음이 유머와 함께 발화된다.</p> <p contents-hash="0dc274b5327cb39070ea3a09c4aaa28762a8275f11dd7f00398f73c6c338ecbe" dmcf-pid="V1rpV9TN3Y" dmcf-ptype="general">《좀비딸》도 약점은 적지 않다. 에피소드가 편의적으로 널려있을 뿐 아니라, 부성애에 숨은 진실이 드러나는 대목에선 눈물을 노린 신파도 분출한다. 그러나 《좀비딸》엔 확실한 장점들이 있다. 개성 강한 배우들이다. 실제로 영화의 약점을 메우는 건 배우들이다. 이정은의 내공이 극 전반을 지지하고, 《중중외상센터》에서 감초 연기로 주목받은 윤경호가 또 한번 윤활유 역할을 한다. 좀비딸 최유리가 그 나이대에 어울릴 법한 감성을 잘 표현해 낸다. 나름의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고양이 '애용이'는 《좀비딸》의 치트키다.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이 있다면 올해의 주연감이다.</p> <p contents-hash="fe59f39ccdb490e6f0f5c3f4b1f8871627805b4a28a47c4e8c6a27dec68c0cdd" dmcf-pid="ftmUf2yjzW" dmcf-ptype="general">그러나 《좀비딸》은 누가 뭐래도 조정석의 영화다. 《엑시트》 《파일럿》에서 이미 검증한 자질이지만, 조정석은 유머를 조율해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 시간차 타이밍을 통해 유머를 길어내는 실력은 독보적이다. 코믹 연기뿐 아니라 정극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조정석의 면모는 부성애가 중요한 키워드인 《좀비딸》에서 관객의 눈물샘을 기어코 자극해 낸다. 대중에게 호감도가 높은 조정석의 이러한 면모는 《좀비딸》의 흥행을 이끈 요인이기도 하다.</p> <p contents-hash="5d92a287de32e18cb329343de9357879a37a508a819e1b38f8a1fad61292e5d6" dmcf-pid="4Fsu4VWApy" dmcf-ptype="general">7월30일 개봉 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린 《좀비딸》은 개봉 7일 만에 2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올해 흥행 1위를 기록한 《야당》(337만 명)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 6000원 할인 쿠폰이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모로 운까지 따라주니, 《좀비딸》이 어디까지 승승장구할지 지켜볼 일이다. </p> <p contents-hash="d960461b6f1094a41559ae69952bd8efcac0700d8cb4498c36c8742620b0aacb" dmcf-pid="83O78fYcuT" dmcf-ptype="general">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관련자료 이전 "이X 알죠, 저도 당했어요"…데프콘도 놀란 사기행각 "분명 경찰에 잡혔는데?"(탐비) 08-10 다음 유신정권과 교차하는 브라질 군사독재의 기록…'아임 스틸 히어' 08-10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한 회원만 댓글 등록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