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카페] AI 한계 넘는 오가노이드 칩…에너지 효율서 월등

작성일 08-1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뇌세포 3D 배양한 오가노이드에 회로 연결 전기자극 주며 학습, 미니 로봇차 조종 성공 뇌는 AI보다 100만분의 1 에너지만 사용 신경세포 장기 배양, 정보 입출력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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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오가노이드 칩.가운데 투명한 실린더에 뇌 오가노이드가 있고, 주변에는 전극과 회로들이 연결돼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살아있는 신경 조직과 하드웨어를 결합한 바이오 칩을 개발했다./미 존스홉킨스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3263dbyd.jpg" data-org-width="2400" dmcf-mid="6vbo8mP3N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3263dbyd.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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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노이드 칩.가운데 투명한 실린더에 뇌 오가노이드가 있고, 주변에는 전극과 회로들이 연결돼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살아있는 신경 조직과 하드웨어를 결합한 바이오 칩을 개발했다./미 존스홉킨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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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호주 연구진이 신경세포로 ‘퐁(PONG)’ 게임을 했다고 발표했다. 퐁은 화면 왼쪽에 있는 막대를 아래위로 움직여 공을 받아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인간과 쥐의 뇌세포 80만개를 전극 위에서 배양하면서 공의 위치 정보를 전기신호로 주고 그에 맞게 세포가 반응한 신호로 막대를 움직이도록 했다.
 연구진은 막대로 공을 맞히면 뇌세포에 규칙적인 신호를 보내 보상하고 놓치면 불규칙한 신호를 보내 벌을 줬다. 바로 구글 딥마인드가 이세돌 9단을 이긴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개발할 때 사용한 강화학습법이다. 강아지에게 특정 행동을 계속 설명하기보다 그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이나 먹이 같은 보상을 주는 훈련 방식이다. 뇌세포는 강화학습을 반복하면서 5분 만에 공을 제대로 받아치며 랠리를 할 정도로 퐁 게임에 적응했다.
 AI의 한계를 신경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지능으로 극복하려는 연구가 태동하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AI 포 굿 서밋(AI for Good Summit)’ 행사에서 데이비드 그라시아스(David Gracias) 미국 존스홉킨스대 화학생물분자공학과 교수는 퐁 게임을 한 뇌세포처럼 AI 역할을 하는 생체 컴퓨터 시스템인 ‘오가노이드 지능(Organoid Intellogence)’을 발표했다. 2017년 유엔(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AI가 공익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 논의하는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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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뇌 신경세포는 학습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세포와 연결된다. 컴퓨터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고등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인공지능(AI)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FinalSpark"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4611lhnc.jpg" data-org-width="1920" dmcf-mid="P2nlA1kPa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4611lhnc.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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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신경세포는 학습하면서 끊임없이 다른 세포와 연결된다. 컴퓨터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로 고등 인지 기능을 수행한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인공지능(AI)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Final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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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 먹는 불가사리 AI, 뇌세포로 해결
 오가노이드는 장기(organ)에 유사하다는 의미의 접미사(oid)를 붙여 만든 신조어다. 인체의 모든 세포로 자라는 줄기세포를 장기와 유사한 입체 구조로 배양한 것으로, 미니 장기라고 부른다. 그라시아스 교수는 뇌 오가노이드를 뇌 연구나 신약 개발 도구를 넘어 AI 시스템으로 쓸 수 있다는 과감한 발언을 한 것이다.
 토머스 하텅(Thomas Hartung)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2023년 뇌세포로 키운 뇌 오가노이드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결합한 바이오 컴퓨터 시스템인 오가노이드 지능이란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BCI는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컴퓨터와 정보를 주고받게 하는 기술이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미니 뇌인 오가노이드에서 나오는 신호로 AI와 같은 연산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AI는 원래 뇌를 모방했다. AI는 미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입력하지 않아도 대규모 정보를 학습하고 스스로 방법을 터득한다. 이른바 딥러닝(Deep Learning, 심층학습)이라는 기계학습법 덕분이다. 딥러닝은 인간의 뇌에서 이뤄지는 시각 정보 처리 과정을 모방했다. 신경세포들은 각자 특정 정보만 처리하지만 서로 복잡하게 얽혀 정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영상을 파악한다.
 문제는 뇌를 모방한 AI가 에너지를 너무 소비한다는 사실이다. AI에게 대규모 정보를 학습시키고 가동하면 엄청난 전력을 소비한다. 예를 들어 오픈AI의 GPT-3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1300메가와트시(㎿h)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는 미국 가정 130가구가 쓰는 연간 전력량과 맞먹는다. AI의 에너지 수요는 5년 내 두 배로 늘어나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의 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와 결합한 바이오 칩은 전력 소비를 100만~100억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신경세포 연결)로 이뤄진 인간의 뇌는 20W 정도 에너지만 쓴다. 백열구의 5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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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그래픽=손민균"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6243qvcl.jpg" data-org-width="640" dmcf-mid="xBMnfw8tk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6243qvcl.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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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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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노이드로 미니 로봇 자동차 조종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뇌파(EEG) 검사 장치를 개발했다. 기존 뇌파 검사 장치는 두건 형태이다. 무게 1.4㎏인 뇌 표면에 흐르는 전기신호를 전극 25개로 감지한다. 고밀도 EEG 장치는 전극이 256개까지 있다.
 오가노이드 EEG는 그보다 훨씬 밀도가 높다. 지름이 30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인 뇌 오가노이드에 전극이 25개 연결됐다. 기존 장치보다 1000만에서 1억배까지 높은 밀도다.
 연구진은 뇌 오가노이드를 AI처럼 강화학습으로 훈련했다. 특정 영역에 전기 자극을 주고 원하는 전기신호가 나오면 뇌의 보상 중추가 행복감을 느끼도록 하는 도파민 호르몬을 투여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오가노이드는 특정 자극과 결과를 연관시켜 학습했다.
 강화학습을 거친 뇌 오가노이드는 미니 로봇 자동차를 조종했다. 나중에 자율주행 자동차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실험동물 대신 약물의 효과를 알아보는 데 쓰이고 있다. 연구진은 AI 시스템이 시험할 수 없는 뇌 인지 장애의 원리를 오가노이드 지능으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에서도 오가노이드 지능을 개발하고 있다. 호주의 코티컬 랩(cortical lab)은 퐁 게임을 한 뇌세포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뇌세포를 6개월까지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스위스의 파이널스파크(FinalSpark)는 월 1000달러에 원격으로 실험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지능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경세포 1만개로 구성된 지름 0.5㎜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 4개에 전극 8개가 연결된 시스템을 공개했다. 전극으로 오가노이드에 전기신호를 보내고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측정하면서 원하는 작업을 하도록 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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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스위스 파이널스파크가 개발한 오가노이드 컴퓨팅 시스템. 신경세포 1만개로 구성된 지름 0.5mm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 4개에 전극 8개가 연결됐다./FinalSpark"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7527yvfm.jpg" data-org-width="1920" dmcf-mid="ypX3v2yjk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3/chosunbiz/20250813060247527yvfm.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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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파이널스파크가 개발한 오가노이드 컴퓨팅 시스템. 신경세포 1만개로 구성된 지름 0.5mm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 4개에 전극 8개가 연결됐다./Final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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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가노이드 생명 유지, 신호 입출력에 한계
 오가노이드 지능 시스템은 아직 개념 증명 단계로, 실제 일을 하기엔 이르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된 오가노이드의 생명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산소와 영양분을 줘도 오가노이드 중심부까지는 스며들지 못한다. 존스홉킨스대 연구진은 산소와 영양분, 성장인자를 능동적으로 주입하고 노폐물도 제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오가노이드가 아직 미성숙 단계라는 한계도 있다. 뇌세포가 태아와 같은 초기 단계라는 말이다. 뇌세포들이 어른처럼 완전히 체계적으로 조직되지 않아 고등 인지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다. 또 오가노이드들의 작동 방식도 제각각이다. 아직 표준화도 안 된 셈이다.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은 “실리콘 칩의 전자회로보다 뇌 오가노이드의 바이오 회로가 에너지와 연산 효율이 높을 수 있다”면서 “오가노이드 지능 연구자들은 기존 컴퓨터에 양자컴퓨터를 연결해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만들 듯이 오가노이드가 AI에 효율을 줄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존 컴퓨터는 순차적으로 계산하지만 뇌세포들은 동시에 여러 세포와 연결돼 병렬 연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구 단장은 “특히 오가노이드 시스템은 무게가 가벼워서 모바일 AI 연산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아직은 뇌 오가노이드에 신호 입출력을 제대로 구현하기 어려워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했다.
 참고 자료
 AI for Good Summit 2025, https://aiforgood.itu.int/event/biochips-for-future-ai-computers/
 Frontiers in Science(2023), DOI: https://doi.org/10.3389/fsci.2023.1017235
 Neuron(2022), DOI: https://doi.org/10.1016/j.neuron.2022.09.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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