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가 부른 상실감…왜 사람들은 상처받는가? [AI 엑스파일]

작성일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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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tGPT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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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이 GPT-5의 출시를 지켜봤다면 한 가지 눈에 띄는 현상이 있을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특정 AI 모델에 매우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세대의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가졌던 애착과는 느낌이 다르고 훨씬 강력합니다. 우리는 지난 1년 정도 이 현상을 주의 깊게 추적했지만 아직 주요 언론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소셜미디어(SNS) X의 자기 계정에서 샘 올트먼
  샘 올트먼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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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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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중퇴했다. 2005년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회사인 '루프트'를 공동 창업하고 CEO를 맡았다. 이 회사는 4000만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에 합류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표를 맡았다. 2015년에는 일론 머스크 등과 AI 기업 오픈AI를 공동 설립했다. 2019년 CEO로 취임했다. AI 챗봇 '챗GPT'와 AI 모델 GPT 시리즈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샘 올트먼이 하고 싶은 얘기는
 올트먼은 특정 AI 모델에 정서적 애착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GPT‑5 출시 과정의 반발을 계기로 제품·정책 운영 방식을 바꾸겠다는 얘기도 했다. 이런 현상은 과거 다양한 기술의 업그레이드의 ‘기능 선호’와 비교된다. 최근 특정 버전의 AI 모델에 대한 말투, 반응, 관계성까지 포함한 ‘정체성 애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올트먼은 최근 사람들이 AI를 정신 치료사처럼 정서적 목적으로 쓰는 경향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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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를 의인화하고 감성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얘기다. 사용자들이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격과 감정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고도로 발전한 AI는 인간과 매우 비슷한 방식으로 대화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내고, 사용자의 감정에 공감하는 듯한 반응도 보인다.
 마치 영화 '그녀(Her)'에서 주인공이 AI와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사용자가 AI 모델에 깊은 정서적 애착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현상이 현실화했다는 것이 올트먼의 주장이다. 이전의 기술(스마트폰 등)에 대한 애착은 주로 편리함이나 재미에서 온다. 반면 AI에 대한 애착은 관계와 교감에서 나오기 때문에 훨씬 강력할 수 있다.
 최근 AI와 상호 작용이 인간관계의 일부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친구, 창작자에게는 영감을 주는 파트너가 된다. 학생에게는 24시간 질문을 받아주는 선생님이 될 수 있다. AI는 각 개인에게 고도로 맞춤화된 상호 작용을 제공한다. 기술과 인간의 관계가 일방적인 '사용'을 넘어 쌍방향 '소통'으로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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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최신 AI 챗봇은 문자 대화, 목소리, 시각을 통해 인간처럼 반응한다. 같은 모델과 버전은 고유한 말투, 추론 습관이 있다. 사용자 경험이 관계처럼 축적되기 쉽다. 사용자의 질문을 기억하고 업무 내용이 쌓일수록 애착이 강해지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AI 챗봇 업데이트는 일종의 정체성 변화로 느껴진다. 성능은 개선됐지만 AI의 톤과 반응 특성이 달라지면 사용자에겐 '다른 존재'로 느껴지기 쉽다. 오픈AI의 구모델 돌연 단종은 일부 사용자에겐 어떤 관계의 상실처럼 체감될 수 있다.
 이런 AI 정서적 특성이 보편화되면 일종의 '디지털 친구' 유지를 두고 권리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AI 기업이 특정 AI 모델 서비스를 중단할 때 사용자는 '친구'를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 문제를 넘어선다. AI와 정서적 관계를 유지할 권리도 사용자가 요구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될 수 있다. 향후 각 개인의 데이터와 상호 작용하고 평생 함께 성장하는 개인 AI 비서도 등장할 전망이다. 이런 경우에는 애착의 정도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질 것이다.
 샘 올트먼의 AI 애착 현상 우려는 책임 회피라는 비판도 있다. 그런 현상을 유도하고 설계한 장본인이 오픈AI이기 때문이다. 오픈AI는 지난해 이용자의 감정 몰입을 강화하는 AI 음성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챗GPT의 초기 음성 캐릭터 중 하나였던 ‘스카이(Sky)’의 소리는 여배우 스칼릿 조핸슨 음성과 비슷하다는 논란 끝에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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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기업은 사용자 확보를 위해 AI가 사용자와 애착을 형성하도록 만든다. 이는 사용자의 심리를 조종하는 행위일 수 있다. 사용자는 AI에 시간과 돈, 감정을 과도하게 쏟게 된다. 현실의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게 만드는 등 심각한 사회적, 개인적 문제로 이어진다. 이런 위험을 '흥미로운 현상'으로만 묘사하는 것은 책임 회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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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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