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알아듣는 음성인식은 가라”...다시 뜨는 ‘목소리’, 기기와 AI 제어할 콘트롤러로 주목

작성일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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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가 음성으로 삼성 TV를 제어하는 모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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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음성 비서인 ‘시리’의 차세대 기능인 ‘앱 인텐트’를 준비하고 있다. 앱 인텐트는 음성만으로 스마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컨대 음성으로 시리에 특정 사진을 찾아 편집을 요청할 수 있고, 소셜미디어(SNS)인 인스타그램에 댓글을 달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앱에 로그인하고 쇼핑 앱에 상품을 추가할 수 있다. 손을 쓰지 않고 스마트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핸즈프리’ 기능인 것이다. 블룸버그는 13일 “애플의 차기 AI 음성 제어 기능은 아이폰 사용 방식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테크 업계가 다시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다. 음성 인식 기술 상용화는 오래됐지만, 그동안 성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아 사용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음성 내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엉뚱한 답을 내놓는 일이 잦다 보니 “너무 답답해 차라리 안 쓰는 게 낫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AI(인공지능) 발전으로 음성 인식 기능도 급격히 향상했다. 앞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PC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이제야 제대로 정확히 알아듣는다
 음성 인식 기술은 기계가 사람처럼 말을 알아듣고 이해한 뒤 사용자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 삼성전자의 ‘빅스비’ 등이 대표적인 AI 기반 음성 비서다. 말이 비서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이젠 사투리까지 알아들을 만큼 성능이 향상됐다. 테크 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는다. AI 덕분이다. 추론 능력이 크게 향상되면서 사용자가 말하는 맥락과 의도를 추론 능력을 통해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요인은 학습 데이터양이다. AI 기반 음성 비서 개발 초기에는 연구실에서 사용자 언어를 예상해 학습시키는 수준이다. 학습 데이터양에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이젠 일상에서 쓰는 언어가 빅데이터로 모였고, AI는 사람들이 쓰는 자연어를 대량으로 학습했다. 사투리 등 실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쓰는 언어까지 데이터화되고, AI가 학습을 통해 이해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성능은 결국 빅데이터 싸움이다”라고 했다.
 스마트 스피커·가전·차량 제어 등 복잡한 명령도 자연어로 처리하며, 억양·방언 인식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도 오류 없이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고 했다.
 ◇음성 인식 기술, TV·차량에 적용
 AI 기반 음성 인식 기술은 산업 전반에 도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TV 신제품에 적용할 빅스비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새로운 빅스비는 맥락과 후속 질문을 이해해 사용자와 실제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한다. 빅스비는 “에베레스트 산은 얼마나 높아?”와 같은 일반적인 정보부터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플레이리스트 추천해 줘” 같은 다양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기아 역시 차량에 음성 인식 시스템인 ‘AI 어시스턴트’를 적용하고 있다. ‘헤이 기아(Hey Kia)’라고 말한 뒤 “내일 캠핑 가는데 어떤 물건을 가져가야 할까?” “내일 스페인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알아야 할 중요한 식사 예절이 있을까”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중국 샤오미는 음성 제어 기능을 갖춘 스마트 안경을 내놓았다.
 ◇AI와 소통은 음성으로
 음성 인식은 AI 시대가 열리며 더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AI 기업 ‘신세시아’는 영국 지역 방언을 인식할 수 있는 모델을 출시했다. 미국 하워드대는 구글리서치와 함께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영어 음성을 인식할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미국 32주(州)에서 600시간 분량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아마존은 최근 자연스러운 음성을 생성할 수 있는 AI 모델 ‘노바 소닉’을 선보였고, 오픈AI나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도 음성 인식이 가능한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30년이면 운영체제(OS)인 윈도를 마우스나 키보드 없이 음성과 AI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마치 동료와 대화하듯이 PC와 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윈도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로봇 등 결국 차세대 기술을 어떻게 제어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음성 인식 기술 도입은 전 산업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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