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는 왜 유튜브에 빠지게 됐나

작성일 08-1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lt;font color="#333333"&gt;곽노건의 미래 사용설명서&lt;/font&gt; (8) 알고리즘이 만든 시청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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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에 이 글의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줄 이미지를 16:9로 그려달라고 해 얻은 그림."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15/hani/20250815103615417odfz.jpg" data-org-width="800" dmcf-mid="2V1Rqhe7D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5/hani/20250815103615417odfz.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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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인공지능 챗지피티에 이 글의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줄 이미지를 16:9로 그려달라고 해 얻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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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식사 후, 잠깐 골프 레슨 영상을 찾아봤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느새 여행 브이로그, 먹방, 심지어 ‘이건 왜 보여주지?’ 싶은 영상까지 줄줄이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을 훌쩍 넘겼죠. 이건 내가 고른 게 아니라, 알고리즘이 고른 나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TV 편성표가 하루의 콘텐츠 흐름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넷플릭스·틱톡 같은 플랫폼이 개인별 추천 알고리즘으로 24시간 ‘나만의 편성표’를 짜줍니다. 특히 유튜브는 검색과 추천이 혼합된 구조라 취미, 학습, 뉴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영상 자동재생’과 ‘연속 시청’ 구조도 중장년층을 오래 머물게 만듭니다. 짧아서 더 오래 보는 숏츠 최근 몇 년간 숏츠(Shorts)라는 짧은 영상이 중장년층까지 사로잡고 있습니다. 15~60초의 짧은 길이에 생활 밀착형 주제가 많다 보니, 골프 팁, 맛집 소개, 건강 정보 같은 콘텐츠를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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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영상은 ‘시간 날 때 보자’가 되고, 짧은 영상은 ‘지금 잠깐 보자’가 됩니다. 그런데 이 ‘잠깐’이 반복되면 오히려 긴 영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이 구조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등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채택됩니다. 짧은 영상은 플랫폼 입장에서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반응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의 진짜 목표는? 알고리즘은 단순히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찾아주는 게 아닙니다. 나를 더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는 콘텐츠를 우선 추천합니다. 잠깐의 호기심으로 클릭한 영상이 향후 추천 패턴을 바꾸고, 점점 같은 유형의 영상만 보게 만드는 ‘필터 버블’이 형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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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알고리즘은 단순한 취향 맞추기가 아니라, 내 시간을 최대한 붙잡아 두는 설계로 바뀌었습니다. 플랫폼의 광고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틱톡은 이런 추천 구조의 끝판왕입니다. ‘첫 3초 반응’을 분석해 초고속으로 추천을 재편합니다. 미국과 영국 일부 학교·공공기관이 틱톡 사용을 금지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집중력 저하, 정치·사회적 여론 형성, 개인정보 수집 우려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청소년이 뉴스를 접하는 1순위 창구가 틱톡이 되었고, 한국의 10~20대 역시 릴스·틱톡·숏츠를 통해 트렌드와 뉴스를 먼저 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AI가 생성한 정보와 콘텐츠가 사실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로 퍼져나간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정보라도 알고리즘이 ‘더 오래 보게 만든다면’ 순식간에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짧고 자극적인 형태로 소비되면서, 사회는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만큼, 그 속에 포함된 위험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속도도 빨라져야 합니다. 나만의 편성표 되찾으려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청 전 검색 키워드를 미리 정하고, 자동재생을 끄는 것이 시작입니다. 구독 채널 위주로 보고, 의도적으로 다른 시각과 주제의 콘텐츠를 섞는 것도 좋습니다. 알고리즘이 짜주는 편성표에서 벗어나 내가 짠 편성표를 가져야 합니다. 알고리즘은 나를 이해하는 것 같지만, 그 목적은 나를 더 오래 머물게 하는 데 있습니다.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중장년층인 우리에게도 콘텐츠 소비 자율권은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 영상을 끄고 나만의 시간을 편성해 보는 건 어떨까요? 곽노건/한양대·동국대 겸임교수/비피엠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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