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축구장, 삼성 태권도 경기장… LA올림픽, 이런 이름 볼 수도

작성일 08-16

올림픽 경기장 이름, 기업에 판다 							1896년 아테네 대회부터 130년간 이어지던 올림픽 금기(禁忌)가 하나 깨졌다. 2028 미국 LA(로스앤젤레스)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15일(한국 시각)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 명명권(命名權·naming rights)을 판매해 추가 수익을 얻게 됐다”며 “이런 변화를 가능케 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IOC는 그동안 올림픽의 상업화를 방지하고자 경기장 이름에 기업명을 쓸 수 없게 하고, 경기장 내부에 광고판 설치도 금지해 왔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8/16/0003923381_001_20250816005327667.jpg" alt="" />소파이 스타디움 										LA 올림픽 조직위는 정부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기부금이나 기업 후원을 유치해 ‘흑자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IOC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운영의 새 패러다임을 만드는 차원에서 명명권 계약을 허용해 달라고 IOC에 요구한 것이다. 조직위는 또 스포츠 경기장에 기업이 거액을 들여 자사 이름을 붙이는 게 미국 현지에서 너무나 보편화된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가령 개회식이 열릴 ‘소파이 스타디움’은 인터넷 은행 소파이(SoFi) 이름이 붙어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고유명사처럼 받아들인다. 올림픽 기간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게 오히려 사람들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시 와서먼 조직위원장은 “체조 경기가 열릴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LA 체조 경기장이라고 부르면 아무도 몰라서 못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LA 콜리세움, 다저스타디움처럼 상징적인 경기장의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고, 경기장 안의 광고를 금지하는 IOC 규정도 계속 따르기로 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8/16/0003923381_002_20250816005328040.jpg" alt="" />그래픽=양진경 										경기장 명명권 판매는 올림픽 역사에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간 일부 국가는 올림픽 경기장 신축과 교통·숙박 인프라 확충 등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적자 파티’라는 오명에 휩싸이곤 했다. 실제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개최한 그리스는 당시 70억유로(약 11조3458억원)가량의 적자가 났는데, 이는 2011년 국가 재정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코로나 팬데믹 때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도 약 10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위는 앞으로 올림픽 기간 임시 경기장으로 쓰는 19곳의 명명권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 애플, 테슬라, 삼성, 토요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이름이 붙은 경기장이 생길 수 있다. 조직위는 이미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와 미국의 방송 업체 컴캐스트와 명명권 계약을 맺었다. 조직위는 명명권 판매로 인한 수익이 최대 6억9000만달러(약 9588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 역대 올림픽 중 최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도 스포츠 경기장 이름을 사들이는 것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꼽힌다. 대중에게 회사 이름을 각인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매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VIP 초청 등 스폰서로서 각종 이벤트에 경기장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글로벌 스포츠계에서 경기장 이름을 기업에 판매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 계약은 NBA(미 프로농구),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경기가 열리는 크립토닷컴 아레나다. 본래 사무용품 업체 이름인 스테이플스 센터라고 불렸지만 2021년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7억달러(약 9724억원)를 들여 20년간 이름을 사용하는 권리를 사들였다. 야구·농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축구 등 미국 5대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경기장 이름을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금액이 1년에만 8억8470만달러(약 1조2307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스페인의 명문 축구팀 FC 바르셀로나는 홈구장 캄 노우의 명명권을 2022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 스포티파이에 9년간 1억8000만유로(약 2918억원)에 넘겼다. 1957년 캄 노우 개장 이후 최초의 명명권 거래다. 독일 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이 홈구장으로 쓰는 알리안츠 아레나는 2005년 개장 이후 20년 넘게 보험회사 알리안츠와 명명권 계약을 유지 중이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고, 모기업을 둔 팀이 많아 명명권 거래가 미국이나 유럽만큼 활발히 이뤄지진 않는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등 야구장에 기업 이름이 들어가는 정도가 팬들에게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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